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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디지털 SOC’로 부상… 1조3000억 달러 투자에 산업지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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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디지털 SOC’로 부상… 1조3000억 달러 투자에 산업지도 바뀐다

부품 130만 개 들어가는 시스템 결정체… 인프라 규모가 경쟁력 결정
반도체에서 전력·냉각으로 이어지는 공급망 도미노… 전력이 증설 병목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과거 철도나 전력망처럼 산업 전체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디지털 사회간접자본(SOC)으로 급부상했다. 인공지능 모델 성능이 아니라 인프라 규모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로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과거 철도나 전력망처럼 산업 전체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디지털 사회간접자본(SOC)으로 급부상했다. 인공지능 모델 성능이 아니라 인프라 규모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로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과거 철도나 전력망처럼 산업 전체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디지털 사회간접자본(SOC)으로 급부상했다. 인공지능 모델 성능이 아니라 인프라 규모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로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막대한 설비투자는 반도체를 넘어 기계·전력·배관 등 전통 제조업까지 동시에 끌어올리며 글로벌 산업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

연간 1조3000억 달러 투자 시대…인프라 규모가 경쟁력 결정한다


미국 조사회사 델로로그룹(Dell'Oro Group)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세계 데이터센터 연간 투자액은 2026년에 1조3000억 달러(약 1929조 원)에 이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과거 진행한 아폴로 계획의 총예산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금액보다 4배 이상 많은 자금이 해마다 시장에 쏟아지는 셈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세계 데이터센터 이용 기업과 관련 서비스 시장 규모가 2033년에 9022억 달러(약 1339조 원)까지 불어난다고 전망했다. 그랜드뷰리서치는 같은 시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를 7491억 달러(약 1111조 원)로 예측하며 두 시장의 주도권이 역전된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의 복잡성은 전통 제조업을 압도한다. 엔비디아가 출시할 예정인 최신 인공지능 서버 베라 루빈(Vera Rubin)은 서버 랙 하나에 그래픽처리장치(GPU) 72개를 탑재한다.

엔비디아는 전원 공급 장치와 냉각 시스템을 포함한 서버 랙 하나의 부품 수가 130만 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완성차 한 대에 들어가는 부품 수인 3만 개와 비교하면 부피 대비 43배 많은 정밀 부품이 밀집된 구조다. 엔비디아는 신형 칩 개발 주기를 연간 단위로 단축하며 최신 서버의 랙당 부품 수를 전 세대보다 2.2배 늘렸다.

반도체에서 전자부품과 냉각 설비로 이어지는 공급망 확장


빅테크 기업의 자금 공급은 핵심 반도체에서 주변 부품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초기 수요가 엔비디아의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중앙처리장치(CPU)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수동 부품과 기계 산업으로 낙수효과가 이어진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신 인공지능 GPU 서버 랙 기준으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소요량이 약 44만 개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이는 일반 서버와 비교해 10배에서 15배에 이르는 물량이다.
이러한 수혜는 정밀 기계와 배관 산업으로 이어진다. 일본 부품 기업 미네베아미쓰미(MinebeaMitsumi)는 데이터센터용 베어링 매출이 3년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미네베아미쓰미는 500억 엔(약 4570억 원)을 투입해 동남아시아 공장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부진으로 공급 과잉을 겪던 자동차 부품사들도 데이터센터 공급망으로 진입하고 있다. 자동차용 배관 부품을 생산하던 일본 산오공업(Sanoh Industrial)은 인공지능 서버용 액체 냉각 배관 부품을 개발해 시장 전환을 시작했다.

과잉 투자 논란 속 전력 확보가 증설의 핵심 병목


시장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에서 가장 결정적인 변수로 전력 수급을 꼽는다. 아무리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도 전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서버를 가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력 확보 속도가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를 결정하는 핵심 병목으로 부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일(현지 시각) 미국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가 인프라 투자 부족을 과잉 투자보다 더 위험한 리스크로 규정했다고 보도했다.

빅테크 기업의 투자가 실질적인 산업 성과로 이어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시장 전문가들은 세 가지 지표를 제시한다. 첫째는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업의 분기별 설비투자(CAPEX) 절대 규모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다. 둘째는 엔비디아 칩의 인도 소요 시간과 메모리 기업의 HBM 수율 개선 속도다. 셋째는 주요 데이터센터 부지별 전력수급계약(PPA) 체결 속도와 전기 요금 추이다.

안정적인 공급망을 선점하고 전력 병목을 해결하는 기업이 앞으로 글로벌 산업 주도권을 쥘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