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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AI투자 회수 시험대…나스닥100 조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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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AI투자 회수 시험대…나스닥100 조정권

MS·메타 29일, 아마존 30일 실적…막대한 자본지출 성과 입증 요구
SK하이닉스 한 달 새 반토막…저커버그는 개방형 AI 노선 강조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나스닥 마켓사이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나스닥 마켓사이트. 사진=로이터

미국 대형 기술주의 주가 조정이 깊어지면서 인공지능(AI)에 투입한 막대한 자금이 언제 실질적인 수익으로 돌아올지를 입증하라는 시장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6월 고점보다 10% 가까이 떨어져 조정 국면 진입을 눈앞에 뒀다.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플랫폼스, 아마존의 실적 발표가 AI 투자 확대에 대한 시장의 인내심을 가를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29일(이하 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MS와 메타는 이날, 아마존은 30일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투자자들은 매출과 이익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에 투입한 자본이 얼마나 빠르게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를 주시하고 있다.

◇나스닥100 조정권…시장 “성과 보여달라”

NYT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서는 AI 산업의 장기 성장성보다 투자금 회수 속도를 따지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나스닥100지수는 6월 고점 대비 10% 하락을 의미하는 조정 영역에 근접했다. MS와 메타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이 지수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두 회사가 데이터센터와 AI 연산장비에 천문학적인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이 같은 지출이 어느 시점부터 충분한 이익을 만들어낼지 불확실하다는 우려가 주가를 압박했다.

반면 애플은 상대적으로 AI 인프라 투자 부담이 작다는 평가 속에 28일 장중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5조달러(약 7255조원)를 넘어섰다.

NYT는 투자자들이 AI 투자 계획 자체보다 투자자본수익률과 현금 창출 능력을 확인하려는 ‘성과 입증’ 국면으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사상 최대 수익성에도 주가 급락

미국 빅테크에 AI 메모리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도 시장의 높아진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SK하이닉스는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에 힘입어 분기 기준 사상 최고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실적 발표에도 주가 하락세는 이어졌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최근 한 달 동안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AI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어려워진 것이다. 시장은 메모리 가격과 출하량뿐 아니라 빅테크의 향후 자본지출이 계속 확대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려 하고 있다.

MS, 메타, 아마존이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축소하거나 투자 회수 시점을 늦춰 잡으면 AI 반도체와 메모리업체의 장기 수요 전망도 흔들릴 수 있다.

◇유가·연준·기술주 매도세 동시 압박

빅테크 실적 발표를 앞둔 금융시장은 지정학적 충돌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결정까지 겹치며 변동성이 커졌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라크 내 이란 지원 무장단체를 공동 공격하면서 나흘 동안 소강상태였던 중동 지역의 교전이 다시 확대됐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29일 5% 넘게 올라 배럴당 약 88.50달러(약 12만8000원)에 거래됐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물가 압력을 높이고 연준이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거나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고금리는 미래 이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기술주의 기업가치에 부담을 준다.

기술주 매도와 유가 상승, 연준의 금리 결정이 동시에 겹치면서 MS와 메타의 실적 발표가 증시의 단기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NYT는 전했다.

◇저커버그, 폐쇄형 AI 진영 공개 비판

빅테크 실적 발표에서는 투자 규모와 함께 개방형·폐쇄형 AI 모델 가운데 어떤 방식이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는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AI 모델의 기술과 구조를 외부 개발자에게 폭넓게 공개하는 ‘개방형’ 방식을 지지하고 있다.

반면 오픈AI와 앤스로픽 등은 성능이 뛰어난 AI 모델을 통제된 환경에서 운영하는 ‘폐쇄형’ 방식이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저커버그 CEO는 28일 NYT와 인터뷰에서 폐쇄형 AI 연구소들의 논의가 기술의 위험과 파국 가능성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며 “이 논쟁에는 현실적인 목소리가 하나 또는 여러 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강력한 AI 모델을 소수 기업이 통제하는 방식이 기술 혁신을 저해할 뿐 아니라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저커버그 CEO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는 미국 정부가 중국산 AI 모델의 진입을 차단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밝혔다.

◇AI 모델 개방 여부도 수익구조 변수

개방형 AI 모델은 외부 개발자와 기업의 활용을 늘려 기술 생태계를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모델을 무료 또는 낮은 가격으로 개방하면 연구개발과 데이터센터에 들어간 비용을 어떻게 회수할 것인지가 문제가 된다.

폐쇄형 모델은 유료 이용료와 기업용 서비스 판매를 통해 수익을 확보하기 쉽지만 경쟁사와 중국 AI업체가 값싼 모델을 내놓으면 가격 경쟁에 직면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개방형과 폐쇄형 AI의 경쟁이 빅테크의 수익구조를 바꾸고 최첨단 AI 모델 개발업체의 승패까지 결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메타는 AI를 광고 추천과 콘텐츠 노출 개선에 활용해 기존 광고사업의 효율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MS와 아마존은 클라우드 고객에게 AI 연산 능력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투자비 회수를 시도하고 있다.

NYT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각 기업이 AI 투자 확대 계획뿐 아니라 구체적인 수익 창출 방식과 투자 회수 시점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