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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대출 310억 달러, 산림파괴 위험 기업에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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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대출 310억 달러, 산림파괴 위험 기업에 흘러

글로벌 은행 ESG 팜유 대출 310억 달러 집행
자율 규제 허점 속 원시림 파괴와 자금 지원
영국 EU 중심 법적 실사 의무 도입 요구 확산
세계 최대급 팜유 공급사인 윌마 인터내셔널 싱가포르 본사. 사진=윌마 인터내셔널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대급 팜유 공급사인 윌마 인터내셔널 싱가포르 본사. 사진=윌마 인터내셔널


글로벌 은행들이 지속가능성 금융 간판을 내걸고 산림파괴 위험이 높은 팜유 대기업에 막대한 자금을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금융의 허점을 악용해 생태계 파괴 의혹을 받는 기업에 우대 자금을 제공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자율 규제에 의존하는 현행 체계를 강제 법안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속가능성 연계 대출의 규제 사각지대


영국 국제 환경단체 글로벌위트니스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은행들이 인도네시아 팜유 기업들에 지속가능성 연계 대출을 대거 공급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5년까지 글로벌 금융사들이 인도네시아 팜유 대기업들에 제공한 대출 규모는 약 310억 달러에 이른다.

이 대출은 특정 친환경 사업에만 자금을 사용하는 녹색채권과 달리 기업이 스스로 설정한 핵심성과지표를 달성하면 대출 금리를 인하해 주는 일반 기업 금융 상품이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달성하기 쉬운 지표를 설정해 손쉽게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위트니스는 8월 15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은행들의 팜유 대출 실태를 폭로했다고 보도했다.

대형 공급사의 산림파괴와 우대 금융 지원


세계 최대급 팜유 공급사인 윌마 인터내셔널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 기업은 2015년에 산림파괴 제로를 선언했다.

그러나 글로벌위트니스가 위성 감시 플랫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윌마와 연관된 경작지 및 공급망 영역에서 훼손된 원시림 면적은 약 4200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국 포츠머스시 면적과 맞먹는 규모다.

이러한 원시림 파괴 정황 속에서도 글로벌 금융사들은 이 기업에 9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성 연계 대출을 약정했으며, ESG 기금들은 이 기업의 주식 4600만 달러어치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율 규제 한계 속 법적 의무화 요구 확산


이러한 부실 금융 지원 구조는 원자재 거래 업계 전반에 퍼져 있다. 무심마스와 윌마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팜유 수출 부패 의혹으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합산 5억 6600만 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성 연계 대출을 확보했다.

올람 그룹은 원시림 파괴 공급업체와 거래를 지속하면서도 2018년부터 2023년까지 94억 달러의 누적 신용 한도를 제공받았다. 2025년에는 루이드레퓌스가 중국은행과 크레디아그리콜, 라보뱅크 등이 참여한 대주단으로부터 23억 달러의 지속가능성 연계 대출을 받았다.

글로벌위트니스의 플로시 보이드 선임 캠페이너는 자율 기준 위주의 지속가능성 금융 제도가 기업 스스로 시험지를 채점하도록 방치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국 정부와 유럽연합이 공급망 내 산림파괴를 막기 위해 법적 실사 의무와 금융 규제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윌마 인터내셔널은 공식 성명을 통해 산림파괴 혐의를 완전히 부인하며 어떤 산림파괴도 저지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바클레이스 대변인 역시 고객사들에 무산림파괴와 무이탄지 개발 및 무착취 서약을 요구하고 있으며 연례 실사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해명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