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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해군, 美 핵잠 도입 지연에 결함투성이 콜린스급 10년 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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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해군, 美 핵잠 도입 지연에 결함투성이 콜린스급 10년 연명

美 조선소 생산속도 반토막 공급차질…중고 버지니아급도 불투명
360조원 쏟아붓고도 수명억지 연장…2030년대 전력공백 직면
호주 해군이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임시 도입을 추진 중인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원자력 추진 공격잠수함(SSN)이 해상에서 고속 기동하고 있다. 사진=미 해군이미지 확대보기
호주 해군이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임시 도입을 추진 중인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원자력 추진 공격잠수함(SSN)이 해상에서 고속 기동하고 있다. 사진=미 해군

호주 해군이 취역 초기부터 심각한 기계적 결함과 유지·보수 난항으로 악명 높았던 자국산 '콜린스(Collins)급' 디젤 잠수함을 앞으로 최소 10년 이상 더 현역으로 운용해야 하는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미국·영국·호주의 3각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에 따라 차세대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도입하기로 했으나, 미국 조선소들의 심각한 생산 병목 현상으로 인도 일정이 줄줄이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8월 14일(현지 시각) 미국 안보 전문 매체 '19포티파이브(19FortyFive)' 등에 따르면, 앤서니 앨버니지(Anthony Albanese) 호주 총리는 최근 캔버라에서 "오커스 진척 상황을 전면 점검했으며 전속력으로 순항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해군 안팎에서는 잠수함 전력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극에 달하고 있다.

'기름에 바닷물 유입·소음·누수'…호주 첫 국산 잠수함의 굴레


호주 해군이 운용 중인 6척의 콜린스급(3400t급) 잠수함은 호주가 사상 처음으로 자국 내에서 건조한 디젤 잠수함이다. 그러나 도입 초기부터 가스켓(밀폐용 패킹) 누수, 연료 탱크 내 해수 유입 및 오염, 추진 기관 과열·결함, 전투 체계 오작동, 항해 시 과도한 기계 소음 등 총체적 결함에 시달렸다. '잠수함이 아니라 물 새는 거대한 쇳덩이'라는 혹평까지 받았다.
호주는 당초 이 같은 콜린스급을 교체하기 위해 프랑스 국영 조선업체 나발 그룹(Naval Group)과 숏핀 바라쿠다급 디젤 잠수함 도입 계약을 맺었으나, 미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핵추진 잠수함을 전격 확보하기로 하면서 프랑스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오커스 청사진에 따르면 영국 해군은 2030년대, 호주 해군은 2040년대부터 신형 핵잠수함(가칭 오커스급)을 건조·인도받기로 돼 있다. 호주는 그사이 발생할 10~20년의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노후한 콜린스급의 수명을 억지로 연장하는 한편, 미 해군이 운용하던 중고 '버지니아(Virginia)급' 핵잠수함 3척을 '징검다리 전력'으로 조기 도입해 운용 숙련도를 쌓는다는 복안이었다.

美 조선소 생산 속도 '반토막'…360조 원 수혈에도 '버티기' 불가피


문제는 미국 잠수함 조선소들의 처참한 건조 능력이다. 현재 미국 제너럴 다이내믹스 일렉트릭 보트(EB)와 뉴포트 뉴스 조선소 등의 원자력 잠수함 생산 속도는 연간 1.1~1.2척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미 해군 자체 수요와 동맹국 공급을 맞추기 위해 필수적인 연간 2.33척의 절반에 그치는 수치다.

미 국방부 정책차관인 엘브리지 콜비(Elbridge Colby)는 오커스 협정에 대한 전략적 재검토를 주도하며 미 조선업계의 납기 준수 능력에 강한 우려를 제기해 왔다. 유사시 미국 해군의 전력 유지를 최우선시하겠다는 '자국 우선주의' 기조 탓에 호주로의 중고 잠수함 조기 이관마저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사태가 다급해진 호주는 미국과 영국의 생산 설비 확충을 위해 향후 30년간 최대 2600억 달러(약 360조 원)라는 천문학적인 재원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리처드 말스(Richard Marles)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생산 속도가 정상 궤도에 오를 것으로 확신한다"며 "현재 호주 숙련 기술 인력 200여 명이 하와이 진주만에 파견돼 미 해군 버지니아급 잠수함의 정비 및 출항 지원 업무를 직접 돕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의 건조 병목이 해소되지 않는 한, 호주는 2030년대 후반까지 고장이 잦은 노후 디젤 잠수함을 끌어안고 가야 하는 심각한 안보 공백의 덫에 갇히게 됐다"고 지적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