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라시갈 시급 40달러 지급…소득 안정·주방 임금격차 해소 기대
높은 메뉴가격에 손님 이탈·종업원 확보 난항…팁제로 돌아간 식당도
높은 메뉴가격에 손님 이탈·종업원 확보 난항…팁제로 돌아간 식당도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일부 레스토랑이 팁을 아예 받지 않고 메뉴 가격에 인건비를 포함하는 ‘노팁’ 방식에 도전하고 있다.
종업원의 소득을 안정시키고 주방과 홀 직원 간 임금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지만 높아진 메뉴 가격에 소비자가 부담을 느끼면서 기존 팁제로 돌아간 식당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 팁 문화에 대한 소비자의 피로가 커지는 가운데 일부 식당이 가격을 올리는 대신 종업원에게 높은 고정임금을 지급하고 팁을 받지 않는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고 BBC가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레스토랑 라시갈에서 와인 서비스를 담당하는 캐럴라인 크래처는 시간당 40달러(약 5만5000원)를 받는다. 현지 서비스직의 일반적인 임금과 비교하면 약 두 배 수준이다.
대신 이 식당에서는 팁을 받지 않는다.
1인당 정액 메뉴 가격은 140달러(약 19만4000원)로 비교적 높지만 식당은 계산서에 별도의 팁을 추가하지 않는다. 메뉴에 표시된 가격이 고객이 실제 내는 금액이라는 방식이다.
크래처는 손님의 팁에 따라 매일 수입이 달라지는 대신 일정한 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주방·홀 임금격차 줄이려 ‘노팁’ 도입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주의 나이트셰이드 누들바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영업을 재개하면서 팁을 없앴다.
레이철 밀러 셰프 겸 소유주가 제도를 바꾼 주된 이유는 주방 직원과 홀 서비스 직원 사이의 소득격차였다.
팁을 많이 받을 수 있는 홀 직원과 달리 손님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주방 직원은 같은 시간을 일해도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가져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밀러는 직원 임금을 높이기 위해 음식 가격도 올렸다. 팁을 별도로 받지 않는 대신 종업원 인건비가 음식값에 포함되는 구조다.
뉴욕의 채식 레스토랑 더트캔디도 2015년부터 팁을 받지 않고 있다. 이 식당은 현재 직원들에게 시간당 약 30달러(약 4만2000원)를 지급한다.
◇메뉴가격 23% 올렸다가 결국 팁제로 회귀
그러나 노팁 방식이 모든 식당에서 성공한 것은 아니다.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레스토랑 탈룰라는 2020년 팁을 없애고 직원들에게 보다 균등하게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식당은 이를 유지하기 위해 메뉴 가격을 23% 올렸지만 지난해 9월 결국 다시 팁을 받는 방식으로 돌아갔다.
메뉴에 인건비를 모두 포함하면 겉으로 보이는 음식 가격이 크게 올라 고객이 비싸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팁은 식당 매출에 포함되지 않지만 팁 대신 메뉴 가격을 올리면 매출액이 커져 식당이 부담해야 하는 판매세도 늘어날 수 있다.
코넬대에서 팁 문화를 연구해온 윌리엄 마이클 린 교수는 “소비자들이 높은 메뉴 가격을 볼 때 나중에 별도의 팁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최종 지출액이 비슷하더라도 메뉴 가격 자체가 높으면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팁 피로감’ 커져도 전면 폐지는 쉽지 않아
미국에서는 최근 음식점뿐 아니라 카페와 각종 서비스업에서 결제 화면을 통해 팁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면서 이른바 ‘팁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린 교수는 이런 소비자 불만에도 미국에서 팁 문화가 단기간에 광범위하게 사라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팁을 없애면 식당이 직원에게 더 높은 고정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데다 팁으로 높은 수입을 얻는 서비스 직원들이 노팁 식당을 선호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 일부 식당의 노팁 실험은 손님에게는 계산서의 투명성을 높이고 직원에게는 안정적인 소득을 제공한다는 장점과 메뉴 가격 상승이라는 부담 사이에서 시험대에 올라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