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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룰북 직접 쓴다"… 中, '세계 최초 전고체 배터리 국제 표준', IEC 공식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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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룰북 직접 쓴다"… 中, '세계 최초 전고체 배터리 국제 표준', IEC 공식 채택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신규 표준 작업 항목 승인… 韓·日·佛 전문가 참여해 벤치마크 확립
액체·반고체·전고체 정량적 기술 경계 표준화… 시험 방법·평가 지표 글로벌 '기본값' 선점
"배터리 판매량보다 더 큰 가치"… 휴머노이드 로봇·eVTOL 등 미래 모빌리티 규격 주도권 확보


CATL LFP 배터리 셀. 사진=CATL이미지 확대보기
CATL LFP 배터리 셀. 사진=CATL


글로벌 차세대 전기차(EV) 배터리 패권을 둘러싼 기술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중국이 주도한 세계 최초의 차량용 전고체(Solid-State) 배터리 국제 표준안이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의 공식 신규 작업 항목(NP)으로 승인되며 글로벌 룰세터(Rule Setter)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자국 내 연구개발(R&D) 및 테스트 벤치마크를 국제 규격으로 직결시킴으로써, 향후 한국·일본·유럽 등 글로벌 완성차 및 배터리 제조사들이 중국의 시험·평가 기준을 따르도록 만드는 강력한 기술적 진입장벽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8월 26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중국이 제안한 자동차용 충전식 고체 배터리 국제 표준안이 글로벌 최고 권위의 전기·전자 표준화 기구인 IEC의 공식 프로젝트로 최종 채택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표준안은 중국이 설계를 주도하고 한국, 일본, 프랑스 등 글로벌 주요 배터리 강국의 기술 전문가들이 자문과 피드백에 참여해 완성됐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충전식 리튬계 고체 배터리의 핵심 성능시험 적용 지침, 세부 평가 항목, 극한 환경 조건 등을 체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고체·전고체 정량적 기준 확립… "국내 기준이 글로벌 기본값 된다"


현재 상용 전기차 시장의 주류인 액체 전해질 리튬이온 배터리는 화재 위험과 에너지 밀도 한계에 직면해 있으며, 이를 대체할 전고체 배터리는 초기 제한적 상업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내열성과 안정성이 탁월해 전기차는 물론 휴머노이드 로봇, 드론, 도심항공교통(eVTOL) 등 미래 피지컬 AI 및 첨단 모빌리티의 핵심 동력원으로 꼽힌다.

중국은 지난 7월 정량적 성능 지표를 활용해 '순수 전고체', '하이브리드 반(半)고체(고·액 혼합)', '전통 액체 전해질' 간의 기술적 경계를 세계 최초로 규정한 국가 표준을 발표한 데 이어, 공업정보화부(MIIT)를 통해 10개 세부 산업 표준 초안을 공개하는 등 표준화 작업을 공격적으로 밀어붙여 왔다.

상하이 메탈마켓(SMM)의 양차오싱(Yang Chaoxing) 배터리 수석 애널리스트는 "IEC 차원의 전고체 배터리 프레임워크 출범은 글로벌 배터리 산업이 중대한 기술적 전환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며 "중국의 시험 방법과 성능 평가 시스템이 전 세계의 '기본값(Default)'으로 안착하는 것은 단순한 배터리 판매량 확대보다 훨씬 더 강력한 장기적 산업 영향력을 갖는다"고 분석했다.

해외 진출 시 스펙 변경 불필요… 韓·日·美 경쟁국 견제 속 '초격차' 노려


중국이 국제 표준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자국 기업의 글로벌 시장 수출 장벽을 없애기 위함이다.

중국 국제 표준화 전문가들은 "국제 표준이 중국의 테스트 규격에 맞춰 제정되면,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해외 시장 진출 시 별도의 설계 변경이나 추가 인증 비용 없이 현지 규제를 손쉽게 충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과거 유럽과 일본이 통신 및 첨단 소재 분야에서 국제 표준을 선점해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유지했던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아울러 중국 내적으로도 노후 제조 설비를 퇴출하고 기술 규격을 단일화해 산업 구조 고도화를 촉진할 수 있다.

다만 양차오싱 애널리스트는 "표준 확립이 시험 체계를 구축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복잡한 대량 양산 공정과 고비용 문제라는 실질적인 제조 장벽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국제 표준은 만병통치약이 아닌 산업화의 촉매제"라고 지적했다.

중국 주도의 전고체 배터리 IEC 국제 표준 제정 착수는, 향후 ‘2027~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인 한국·일본 배터리 3사(삼성SDI·LG엔솔·토요타)의 글로벌 인증 및 양산 규격 협상력’과 더불어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및 로보틱스 전력 시스템의 글로벌 룰세팅 주도권 향방’을 결정지을 핵심 기술·통상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