켐파워 북미 데이터 분석…충전구 수와 이용률 상관관계 3배 높아
8개 충전구 에너지 공급량, 4개 충전구의 2배…전력 나눠 쓰는 방식 주목
8개 충전구 에너지 공급량, 4개 충전구의 2배…전력 나눠 쓰는 방식 주목
이미지 확대보기전기차 공공 충전소의 이용률을 높이려면 충전기의 최대 출력을 무작정 높이는 것보다 한 번에 더 많은 차량이 연결할 수 있도록 충전구 수를 늘리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충전소 전체에 막대한 전력을 확보해 소수의 초고속 충전기를 설치하기보다 여러 차량이 동시에 연결한 뒤 필요한 전력을 실시간으로 나눠 공급하는 방식이 충전시설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핀란드 전기차 급속충전기업 켐파워가 북미 공공 충전소의 실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충전구 수가 충전소 이용률과 갖는 상관관계가 전체 설치 출력보다 약 3배 높게 나타났다고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켐파워는 자사의 클라우드 기반 전기차 충전 관리 소프트웨어 '차지아이'에 연결된 북미 공공 충전소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충전구 수와 충전소 이용률 사이의 상관계수는 0.63이었다. 반면 충전소에 설치된 전체 전력용량과 이용률 사이의 상관계수는 0.228에 그쳤다.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두 요소가 함께 움직이는 관계가 강하다는 의미다.
충전구가 많을수록 실제 판매되는 전력량도 크게 늘었다.
충전구 8개를 갖춘 충전소의 전력 공급량은 12만8342kWh(킬로와트시)로 4개를 갖춘 충전소의 6만1453kWh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몇 kW냐'보다 '몇 대가 꽂을 수 있느냐'
이번 결과가 충전 속도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켐파워의 분석은 최대출력이 높은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는 이용률이나 판매 전력량이 자동으로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제드 라우스 켐파워 북미 시장·제품 담당 부사장은 공공 충전 문제가 단순히 얼마나 많은 전력을 설치하느냐에서 충전시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하느냐의 문제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운전자가 실제로 충전기에 연결할 수 있는 자리를 늘리고 확보된 전력을 차량별 수요에 따라 실시간으로 배분하면 같은 전력 인프라를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전기차 급속충전에서는 차량이 충전 내내 최대출력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배터리 잔량과 온도 등에 따라 충전 가능한 출력이 계속 달라지며 충전이 진행될수록 받아들이는 전력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 차량이 처음에는 250kW로 충전하다 이후 100kW밖에 받지 못하게 되면 남은 150kW의 전력을 다른 차량에 보낼 수 있다.
◇전력 25kW씩 차량 사이 실시간 배분
켐파워의 분산형 충전 시스템은 여러 충전구를 하나의 중앙 전력장치에 연결하는 구조다.
소프트웨어가 각 차량이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는 전력을 확인하고 전체 가용 전력을 25kW 단위로 차량 사이에 배분한다.
한 차량에서 필요 없어진 전력을 다른 차량이 사용할 수 있어 충전기별로 최대출력만큼의 전력을 항상 확보해둘 필요가 줄어든다.
전력 여유가 충분하면 차량 한 대에 최대 320kW까지 공급할 수 있다.
켐파워에 따르면 이런 분산형 충전 방식을 사용하는 조사 대상 공공 충전소의 평균 이용률은 각각의 충전기에 고정된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보다 83% 높았다.
회사는 모든 충전구에 차량이 연결돼 있는 상황을 기준으로 충전구 하나당 약 100kW의 가용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수준으로 분석했다.
예를 들어 충전구가 10개라고 해서 모든 차량이 동시에 최대출력으로 충전할 수 있도록 3MW 이상의 전력을 확보하기보다 약 1MW의 전력을 차량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나누는 방식이 효율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충전구 늘리고 전력망 증설 부담 줄일 가능성
충전사업자 입장에서는 충전구 수를 늘리면서도 전력망 증설 비용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각 충전구가 광고하는 최대 충전출력을 동시에 낼 수 있을 만큼 막대한 전력을 미리 확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더 많은 차량이 동시에 충전기에 연결할 수 있고 실제 차량이 요구하는 수준에 따라 전력을 나누면 같은 전력망 연결용량으로 더 많은 운전자를 서비스할 수 있다.
충전소에 도착한 운전자 입장에서도 사용 가능한 충전구가 많을수록 대기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켐파워는 더 많은 충전구와 동적인 전력 배분을 결합하는 방식이 충전시설 이용률과 전력 판매량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상관관계 확인됐지만 인과관계는 입증 안 돼
다만 이번 분석 결과를 충전구 수를 늘리기만 하면 충전소 이용률이 올라간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켐파워가 공개한 자료에는 분석 대상 충전소가 몇 곳이었는지와 조사기간이 얼마나 됐는지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충전소 위치, 주변 교통량, 개장 시점, 충전요금, 충전기 신뢰성 등 이용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을 통제했는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충전구 수와 이용률 사이에 강한 상관관계가 확인됐지만 충전구가 많아졌기 때문에 이용자가 늘었다는 인과관계까지 입증된 것은 아니라고 일렉트렉은 지적했다.
그럼에도 전기차가 충전 과정 내내 최대출력을 유지하지 않는다는 특성을 고려하면 제한된 전력을 소수의 초고속 충전기에 고정하는 것보다 여러 충전구에 필요에 따라 나누는 방식이 충전소 투자와 전력망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분석의 핵심이라고 일렉트렉은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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