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공급망 위험’ 지정에 제동
자율무기·미국인 감시 제한 놓고 충돌…표현의 자유 침해 인정
자율무기·미국인 감시 제한 놓고 충돌…표현의 자유 침해 인정
이미지 확대보기법원은 국방부의 조치가 앤스로픽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불법적인 보복이며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28일(이하 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의 리타 린 판사는 국방부의 앤스로픽 공급망 위험 지정을 차단하는 판결을 전날 내렸다.
린 판사는 판결문에서 “국방부의 결정은 불법이며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국가안보를 공허하게 내세우는 것이 정부 비판자를 처벌하고 보복할 수 있는 백지수표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이후 앤스로픽을 국가안보상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했다. 이 조치로 앤스로픽은 일부 군사 계약에서 배제됐다.
앤스로픽 경영진은 국방부의 조치가 수십억 달러의 사업 손실과 기업 평판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앤스로픽은 AI 모델이 자율무기에 안전하게 사용될 만큼 신뢰성이 충분하지 않으며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국내 감시는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방부는 민간 기업이 군의 행동 범위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맞서왔다.
◇ “표현의 자유 침해·적법 절차도 위반”
앤스로픽은 3월 9일 제기한 소송에서 헤그세스 장관이 권한을 넘어 자사를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AI 안전에 대한 자사의 견해를 이유로 정부가 보복하면서 미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공급망 위험 지정에 앞서 이에 이의를 제기할 기회를 받지 못했다며 수정헌법 제5조에 따른 적법 절차 권리도 침해됐다고 밝혔다.
린 판사는 앤스로픽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국방부의 조치가 앤스로픽의 발언에 대한 불법적인 보복에 해당하며 정부가 지정에 앞서 요구되는 적법 절차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앤스로픽은 국방부의 결정이 사실적 근거가 없으며 과거 군 당국이 클로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것과도 모순된다고 주장해왔다.
미 법무부는 이에 대해 공급망 위험 지정이 앤스로픽의 AI 안전 관련 견해 때문이 아니라 회사가 국방부가 요구한 계약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법무부는 앤스로픽이 사용 제한을 해제하지 않을 경우 국방부가 클로드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발생하고 군사작전 과정에서 시스템 운용에 위험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미 기업 최초 ‘공급망 위험’ 공개 지정
앤스로픽은 군사 시스템을 외국의 침투나 파괴 행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미 정부조달법에 따라 공급망 위험으로 공개 지정된 첫 미국 기업이다.
이번 판결은 AI의 군사적 활용 범위를 놓고 정부와 첨단 AI 기업이 어디까지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갈등에서 앤스로픽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다만 앤스로픽과 국방부의 법적 분쟁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앤스로픽은 워싱턴DC에서도 별도의 국방부 공급망 위험 지정을 상대로 두 번째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 지정이 시행될 경우 앤스로픽이 군 관련 계약뿐 아니라 미국 정부의 민간 부문 계약에서도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