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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아마존 위성 경쟁…우주 교통관리 ‘새 산업 과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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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아마존 위성 경쟁…우주 교통관리 ‘새 산업 과제’ 부상

2034년까지 최소 4만1000기 추가…3분의 2는 美·中 대형 사업자
우주 AI 데이터센터 현실화 땐 150만기 가능성…충돌 회피 부담 급증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 사진=스페이스X이미지 확대보기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 사진=스페이스X

지구 저궤도에 통신위성과 우주 파편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위성끼리 충돌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우주 교통’ 문제가 새로운 산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스페이스X가 세계 최대 위성군인 스타링크를 빠르게 확대하는 가운데 아마존과 중국 업체들도 대규모 위성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다 인공지능(AI) 반도체를 탑재한 우주 데이터센터 계획까지 현실화하면 저궤도를 도는 위성 수가 장기적으로 약 150만기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상 약 160~1930㎞의 저궤도에 인공위성과 파편이 전례 없이 늘어나면서 위성과 우주선의 충돌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최악의 경우 한 차례 충돌에서 발생한 파편이 다른 위성과 다시 부딪히는 연쇄 충돌로 이어져 저궤도의 일부 구역을 사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며 WSJ는 이같이 전했다.

◇ 2034년까지 최소 4만1000기 추가


WSJ에 따르면 위성 컨설팅업체 애널리시스메이슨의 댈러스 카사보스키 애널리스트는 “올해부터 2034년까지 최소 4만1000기의 위성이 저궤도에 추가 배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가운데 약 3분의 2는 스페이스X, 아마존, 중국 업체들이 발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위성을 기록적인 속도로 발사하며 이미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위성군을 구축했다.

미국의 다른 기업과 정부기관들도 자체 위성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민간 우주기업 랜드스페이스는 최근 스페이스X처럼 로켓 부스터를 회수해 재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재사용 로켓이 본격화하면 중국 역시 위성을 더 빠른 속도로 궤도에 올릴 수 있다.

위성이 늘어나면서 스타링크 위성들이 다른 물체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궤도를 변경하는 횟수도 증가하고 있다고 WSJ는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자료를 토대로 전했다.

◇ 우주 AI 데이터센터 가세하면 150만기


현재 예상되는 4만1000기는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

스페이스X를 비롯한 기업들이 추진하는 ‘궤도 데이터센터’가 실제 구축될 경우 필요한 위성 수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궤도 데이터센터는 AI 반도체를 대량으로 실은 위성들을 우주에 배치해 데이터 처리와 연산을 수행하도록 하는 구상이다.

카사보스키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계획까지 포함하면 장기적으로 저궤도 위성 수가 약 150만기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위성인터넷 경쟁에 AI 컴퓨팅 인프라까지 가세하면서 저궤도 이용 수요가 지금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스페이스X도 기업공개(IPO) 관련 서류에서 저궤도 물체가 계속 늘어날수록 우발적인 충돌과 위성 파손, 궤도상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 “현재가 안전 운용 가능한 최대 밀도”


천체물리학자 조너선 맥도웰은 “현재 저궤도의 위성 밀도 자체가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 판단으로는 현재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는 최대 밀도에서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위성 수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저궤도 운용이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위성업체 뮤온스페이스의 조니 다이어 최고경영자(CEO)는 매일 수많은 민간 항공기가 좁은 항로를 오가면서도 안전하게 운항하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지상 항공기가 이용할 수 있는 공역보다 저궤도의 공간 자체가 훨씬 넓다는 것이다.

그는 문제의 핵심이 단순한 위성 숫자보다 사업자들이 서로 충분히 정보를 공유하고 충돌 위험을 제대로 관리하는지에 있다고 지적했다.

다이어 CEO는 “내가 보는 위험은 숫자가 아니다”며 악의적인 행동을 하는 주체가 나타나거나 사업자가 부주의하게 운용하는 상황이 더 큰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 충돌 한 번에 파편 1800개


실제 인공위성끼리 충돌한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유럽우주국에 따르면 우주에서 추적되는 물체끼리 발생한 충돌은 지금까지 4건이다.

그러나 한 번의 충돌이 만들어내는 파편은 상당하다.

지난 2009년 미국 이리듐커뮤니케이션스의 통신위성이 작동을 멈춘 러시아 통신위성과 충돌하면서 크기 10㎝ 이상의 파편 약 1800개가 생겼다.

우주 파편은 위성이나 로켓 부품이 파손되거나 대위성 미사일 시험이 이뤄질 때도 발생한다.

과학자들은 레이더를 이용해 대략 소프트볼 크기 이상의 우주 파편을 추적한다.

스페이스X는 이 같은 추적 정보를 바탕으로 스타링크 위성의 궤도를 바꿔 충돌을 피한다.

문제는 레이더로 추적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파편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 궤도잔해 프로그램의 마크 매트니 행성과학자는 위성과 파편이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페인트 조각 정도 크기의 잔해도 위성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위성 경쟁 다음 승부처는 ‘교통 관리’


저궤도 위성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를 빠르게 확장하는 가운데 아마존과 중국 기업들도 대규모 위성군 구축에 나서고 있고 재사용 로켓이 확산하면 발사 속도 역시 한층 빨라질 수 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라는 새로운 용도까지 추가되면서 위성 수 증가 속도가 기존 예상을 크게 앞지를 가능성도 있다.

WSJ가 주목한 것은 위성을 얼마나 많이 발사할 수 있느냐에 이어 수많은 위성이 같은 공간을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관리할 수 있느냐가 우주산업의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충돌 자체는 아직 드물지만 한 번의 사고가 수천개의 새로운 파편을 만들어 다른 위성의 위험을 다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링크를 통해 위성 수 확대를 주도해온 스페이스X조차 저궤도 물체가 증가할수록 우발적인 충돌과 파편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앞으로 수만기에서 장기적으로 100만기 이상의 새로운 위성이 저궤도에 진입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위성 발사 경쟁 못지않게 사업자 간 정보공유와 충돌 회피 체계를 갖추는 문제가 우주산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