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량 수도꼭지 수출 5배 급증·절수형 원예 급수 장비 2027년까지 '주문 완판'
독일 라인강·도나우강 최저 수위 경신… 프랑스 70%·영국 전역서 물 사용 제한령 발동
EU 대중 무역적자 연 3598억 유로 속 '생활 밀착형 소싱'은 기후 위기 타고 역주행
독일 라인강·도나우강 최저 수위 경신… 프랑스 70%·영국 전역서 물 사용 제한령 발동
EU 대중 무역적자 연 3598억 유로 속 '생활 밀착형 소싱'은 기후 위기 타고 역주행
이미지 확대보기유럽 대륙을 덮친 사상 최악의 여름 폭염과 극심한 가뭄으로 주요 하천이 바닥을 드러내고 강력한 급수 제한령이 내려지자, 중국산 저유량 수도꼭지, 고효율 원예 급수 장비, 단열 음료 기구 등 '물 절약 하드웨어'에 대한 유럽의 수입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중국과의 천문학적인 무역 불균형과 저가 덤핑 문제를 두고 대중국 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지만, 이상기후로 인한 생존형 절수 수요가 전통적인 무역 긴장마저 뛰어넘으며 중국 소비재 제조업체들의 새로운 수출 활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월 30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소상품 제조 허브인 중국 동부 저장성 이우(Yiwu)를 비롯한 주요 공업지대에서 유럽향 절수 배관 및 생활용품 수출 물량이 유례없는 급증세를 나타내고 있다.
저유량 수도꼭지 월 1만 개 폭증… 절수 원예 장비 2027년까지 완판
그는 "특별한 해외 마케팅을 하지 않았음에도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의 바이어들이 SNS를 통해 물 소비를 50% 줄여주는 저유량 수도꼭지를 찾아 직접 대량 주문을 넣고 있다"고 전했다.
원예 및 농업용 관수 장비 역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저장성의 한 전문 관수 장비 업체는 1회 급수당 물 사용량을 최대 70% 절감하는 정밀 스프링클러 시스템을 출시해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유럽 바이어들의 선주문으로 2027년까지 공장 생산 라인이 100% 예약 완료된 상태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보온·보냉 스테인리스 용기 제조사 솔리드웨어(Solidware) 역시 유럽 현지의 폭염과 가뭄으로 휴대용 냉기 보존 용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올 8월 중순까지 수출량이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났다.
라인강 44%·도나우강 78% '저수위 비상'… 유럽 전역 급수 제한령
이 같은 절수 제품 특수의 배경에는 유럽 전역을 휩쓴 기록적인 가뭄 사태가 자리 잡고 있다.
독일 연방 수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라인강 관측소의 44%, 도나우강 관측소의 78%가 선박 운항이 불가능할 정도의 극단적 저수위를 기록했으며, 8월 들어 도나우강 일부 구간은 역사상 최저 수위를 경신했다.
하천 고갈이 심화되자 각국 정부는 일상 속 물 사용을 강제로 제한하고 나섰다.
프랑스는 국토의 약 70% 지역에 물 사용 제한 및 경보 조치를 발령했으며, 영국은 10개 수도회사가 정원 물주기, 세차, 개인 수영장 급수를 금지하는 ‘호스 사용 금지령(Hosepipe Ban)’을 시행했다.
포르투갈·스페인·아일랜드는 농업과 상업용 용수 배급제 및 절수 캠페인을 전면 확대했다.
EU-中 무역 분쟁 고조 속 '기후 위기발 생필품 교역' 역주행
이러한 소상품 수출 붐은 EU와 중국 간 통상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민감한 시기에 벌어지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지난해 기준 대중국 무역 적자가 3,598억 유로(약 575조 원)에 달하자, 베이징 당국에 오는 10월까지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가시적인 조치를 내놓으라고 최후통첩을 보낸 상태다. 저가 소액 화물에 대한 면세 폐지와 중국산 전기차 및 친환경 장비에 대한 반보조금 관세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극심한 기후위기와 물 부족 현실 앞에서, 빠르고 저렴하게 공급되는 중국산 절수·냉방 인프라 하드웨어에 대한 의존도는 오히려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유럽의 가뭄 위기와 중국산 절수 제품 수출 호황은, 향후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글로벌 공급망과 소비자 생필품 교역 지도를 재편하는 메커니즘’이자 ‘서방의 대중국 디리스킹(위험 제거) 압박 속에서도 민간 생활밀착형 소비재 교역이 유지되는 현실적 상호의존성’을 보여주는 단 단적인 사례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