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엘리엇, 세계적 산업용 가스업체 佛 에어리퀴드 지분 확보

글로벌이코노믹

엘리엇, 세계적 산업용 가스업체 佛 에어리퀴드 지분 확보

영업이익률 21%로 린데 30%에 뒤져…지분 규모·구체 요구는 미공개
AI 반도체용 가스 사업 성장축 주목…10월 투자자 행사 시험대


에어리퀴드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에어리퀴드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세계적인 산업용 가스업체인 프랑스 에어리퀴드의 지분을 확보하고 경영진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 린데보다 낮은 수익성과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향후 압박 대상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엘리엇이 에어리퀴드 주식을 매입하고 최근 몇 주 동안 회사 경영진과 접촉했다고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엘리엇이 확보한 지분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양측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논의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에어리퀴드는 산소와 질소, 수소 등을 공급하는 세계적인 산업용 가스기업으로 시가총액은 약 1080억유로(약 171조8000억원)에 달한다.

주요 경쟁사는 린데와 에어프로덕츠다.

FT는 “에어리퀴드와 세계 최대 산업용 가스기업 린데 사이의 수익성 격차가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라고 전했다.
올해 상반기 에어리퀴드의 영업이익률은 약 21%였다. 린데는 30%로 약 9%포인트 높았다.

린데는 지난 2018년 미국 프락스에어와 합병한 뒤 사업 운영을 효율화하면서 수익성을 빠르게 높였다. 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 격차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에어리퀴드가 비용 구조와 사업 운영을 개선할 여지가 있다는 게 일부 투자자들의 시각이다.

◇린데보다 주주환원도 작아…10월 투자자 행사 주목

주주들에게 돌려준 자금 규모에서도 두 회사는 차이를 보인다.

FT에 따르면 에어리퀴드는 지난 10년 동안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주들에게 약 140억유로(약 22조3000억원)를 환원했다.

같은 기간 린데의 주주환원 규모는 약 450억유로(약 71조6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린데는 46억달러(약 6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에어리퀴드도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지만 올해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실제 매입한 규모는 1억6700만유로(약 2660억원)에 그쳤다.

에어리퀴드는 오는 10월 초 투자자 행사를 열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이 자리에서 회사가 영업이익률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계획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엘리엇이 에어리퀴드 경영진에 어떤 요구를 전달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행동주의 투자자는 일반적으로 지분을 확보한 뒤 비용 절감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자산 매각, 자사주 매입 등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요구해왔다.

엘리엇은 최근 유럽에서도 여러 대기업을 상대로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FT는 엘리엇이 BP와 독일 에너지기업 RWE, 프랑스 주류업체 페르노리카 등 유럽 기업들을 대상으로 행동주의 투자에 나선 전력이 있다고 전했다.

엘리엇의 운용자산은 약 803억달러(약 110조2000억원)에 이른다.

◇AI 반도체용 가스 사업은 ‘숨은 성장축’

에어리퀴드의 전자사업 부문은 향후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성장 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에어리퀴드는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고순도 가스와 첨단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첨단 반도체 생산이 급증하면서 관련 수요도 늘고 있다.

FT에 따르면 전자사업 부문은 에어리퀴드 전체 매출의 약 10%를 차지한다.

일부 투자자는 이 사업을 전통적인 산업용 가스 사업 안에 가려진 성장동력으로 평가하고 있다.

에어리퀴드는 최근 아시아 반도체 사업에도 투자를 확대해왔다. 한국에서는 DIG에어가스를 인수했고 대만에서는 첨단 반도체 소재 생산능력을 확충했다.

에어리퀴드가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반도체용 가스·소재 사업을 보유한 가운데 기존 사업의 수익성과 주주환원을 얼마나 끌어올릴지가 엘리엇의 지분 취득 이후 더욱 중요한 문제로 부상한 셈이다.

FT 보도가 나온 뒤 1일 파리 증시에서 에어리퀴드 주가는 장 초반 3% 이상 상승했다.

엘리엇의 정확한 지분 규모와 구체적인 요구사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만큼 시장의 관심은 에어리퀴드가 10월 투자자 행사에서 어떤 수익성 개선과 주주환원 방안을 내놓을지에 모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