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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기차 빈틈 파고드는 EREV…대형 SUV·픽업부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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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기차 빈틈 파고드는 EREV…대형 SUV·픽업부터 확산

램·지프·스카우트·포드 이어 현대차그룹 가세
스카우트 예약 85%가 EREV 선택…장거리·견인 약점 공략
2027년형 램 1500 REV. 사진=램이미지 확대보기
2027년형 램 1500 REV. 사진=램

순수 전기차의 판매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미국에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충전과 장거리 주행, 견인 능력이 중요한 대형 SUV과 픽업트럭을 중심으로 완성차업체들의 EREV 출시가 잇따를 전망이다.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EV는 미국에서 2026년 이후 출시를 준비하는 EREV를 분석하면서 램, 지프, 스카우트,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기아, 포드 등이 관련 차량을 준비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EREV는 배터리와 전기모터로 차량을 구동하지만 배터리가 부족해지면 내연기관 엔진이 발전기를 돌려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엔진이 직접 바퀴를 구동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반 하이브리드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구별된다.

외부 충전도 가능해 평상시에는 전기차처럼 운행할 수 있고 장거리에서는 주유를 통해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인사이드EV는 “미국에서 전기차 세액공제가 사라지고 순수 전기차에 우호적이지 않은 시장·규제 환경이 형성되면서 EREV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특히 미국에서 먼저 등장하는 차종 대부분이 픽업트럭과 대형 SUV라는 점이 눈에 띈다며 이같이 전했다.

◇램 1110km·스카우트 805km…장거리 픽업 경쟁

스텔란티스의 램 1500 REV는 미국 EREV 시장의 초기 주자가 될 전망이다.

램은 순수 전기 픽업트럭 계획을 접고 EREV에 무게를 실었다. 램 1500 REV는 2026년 하반기 생산에 들어가 2027년형 모델로 출시될 예정이다.

차량에는 92킬로와트시(kWh) 배터리와 전·후륜 전기 구동모듈이 들어간다. 시스템 출력은 647마력이다.

배터리만으로 약 145마일(약 233km)을 달릴 수 있으며 3.6ℓ V6 가솔린 엔진이 발전기를 돌리면 총 주행거리는 690마일(약 1110km)까지 늘어난다.

DC 급속충전도 지원한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인사이드EVs는 최고 9만달러(약 1억2350만원)에 이르는 램의 일반 내연기관 모델보다 높은 가격대에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폭스바겐그룹의 미국 브랜드 스카우트도 2027년 테라 픽업트럭과 트래블러 SUV의 EREV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두 차량에는 약 63kW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들어가며 전기만으로 약 150마일(약 241km)을 달릴 수 있다. 가솔린 엔진을 함께 사용하면 총 주행거리는 약 500마일(약 805km)로 늘어난다.

순수 전기 모델의 예상 주행거리는 약 350마일(약 563km)이다.

특히 스카우트 예약 고객 가운데 약 85%가 순수 전기차보다 EREV를 선택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차량 가격은 6만달러(약 8230만원) 이하에서 시작할 계획이지만 해당 가격이 순수 전기차와 EREV 가운데 어느 모델에 적용되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지프도 EREV를 투입한다.

그랜드 왜고니어 EREV는 램과 같은 92kWh 배터리와 3.6ℓ V6 엔진을 사용하며 최대 출력은 647마력이다.

전기와 가솔린을 합친 총 주행거리는 500마일(약 805km) 이상을 목표로 한다. 지프는 이 차량을 미국 최초의 본격적인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로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포드도 순수 전기 F-150 라이트닝의 후속 모델을 EREV로 전환한다.

새 F-150 라이트닝 EREV의 목표 주행거리는 700마일(약 1127km) 이상이다. 포드는 특히 기존 전기 픽업의 약점으로 꼽힌 장거리 견인 능력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제네시스·기아도 합류…美 EREV 경쟁 확대

현대차그룹도 미국 EREV 시장에 뛰어든다.

인사이드EV가 업데이트 당시 전한 현대차 계획에 따르면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올해 말부터 미국에서 EREV 생산을 시작하고 내년 초 판매에 나설 예정이었다.

두 브랜드는 전·후륜에 각각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하고 엔진은 배터리 충전을 위한 발전 역할을 담당하는 구조를 개발했다.

당시 현대차가 제시한 현대·제네시스 EREV의 목표 총 주행거리는 560마일(약 901km) 이상이었다.

두 브랜드의 미국 EREV 생산 목표는 연간 8만대다.

기아는 이보다 조금 늦게 대형 SUV와 픽업트럭에 EREV를 투입할 계획이다.

기아는 2029년 텔루라이드에 EREV 모델을 추가하고 2030년께 미국 픽업트럭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새 픽업에는 EREV와 일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함께 적용될 계획이다.

인사이드EV는 미국에서 과거 BMW i3와 피스커 카르마 등이 주행거리 연장 방식을 사용했지만 당시에는 틈새 제품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램·포드처럼 미국 픽업시장을 대표하는 업체뿐 아니라 폭스바겐그룹의 스카우트, 스텔란티스의 지프, 현대차그룹까지 동시에 EREV를 준비하면서 하나의 독립적인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출시 예정 모델이 픽업트럭과 대형 SUV에 집중된 것은 이들 차종이 순수 전기차의 약점을 가장 크게 드러내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대형 차량은 배터리 용량을 키우면 가격과 무게가 급증하고 견인이나 적재를 하면 전기 주행거리가 크게 줄어든다. 반면 EREV는 순수 전기차보다 작은 배터리를 사용하면서도 가솔린 발전기로 장거리 주행을 보완할 수 있다.

인사이드EV는 순수 전기차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진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의 주행 특성을 유지하면서 충전 불안을 줄이는 EREV가 앞으로 대형 SUV와 픽업트럭을 중심으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