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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 ‘여성 우위’ 굳어지나…이번엔 위기 아닌 구조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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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 ‘여성 우위’ 굳어지나…이번엔 위기 아닌 구조변화

8월 신규고용 16만2000명 중 여성 15만8000명
여성 취업자, 올해 남성 세 번째 추월…“한 달 수치는 과대해석 경계”
여성 구직자들이 ‘구인’ 안내문이 붙은 미국의 한 기업에 들어서고 있는 이미지.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여성 구직자들이 ‘구인’ 안내문이 붙은 미국의 한 기업에 들어서고 있는 이미지. 사진=챗GPT

미국에서 지난달 새로 늘어난 일자리의 약 98%를 여성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성 취업자 수가 올해 남성을 넘어선 가운데 과거 경기위기 때 나타났던 일시적 역전과 달리 이번에는 서비스업 중심의 고용 확대와 제조업 정체가 맞물린 구조적 변화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8월의 극단적인 성별 격차에는 방학 이후 교사 채용과 외식업 고용 반등 같은 계절적 요인도 크게 작용해 한 달의 수치만으로 미국 노동시장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의 8월 고용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미국의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16만2000명 증가한 가운데 여성 고용 증가분이 15만8000명에 달했다고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전체 신규고용의 약 98%다. 남성 일자리는 약 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8월 전체 고용 증가폭도 시장 예상치 약 5만5000명의 세 배에 가까웠다.

◇여성 취업자 세 번째 남성 추월…이번엔 다른 이유

포춘이 주목한 것은 8월 한 달의 숫자뿐만이 아니다.

여성은 올해 미국 전체 비농업 고용에서도 남성을 앞질렀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여성 취업자가 남성보다 많아진 것은 이번이 역사상 세 번째라고 포춘은 전했다.

앞선 두 차례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대침체 시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직전이었다.

포춘은 “이번 역전은 앞선 두 차례보다 경기위기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보다는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 성격이 강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성 비중이 높은 의료와 레저·접객업은 계속 고용을 늘리고 있지만 남성 근로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조업은 정체된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8월 레저·접객업에서는 여성 일자리가 약 6만8000명 늘었다.

해당 업종 전체 고용 증가분은 6만2000명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이 업종에서 남성 일자리는 약 6000명 줄었다는 의미다.

다른 일부 서비스 업종에서도 남성 고용이 감소하면서 여성 고용 증가분이 해당 업종 전체 순증 규모를 웃도는 현상이 나타났다.

헤더 롱 네이비페더럴크레디트유니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팬데믹 이후 노동시장을 이끈 주요 분야 가운데 하나가 여성 비중이 높은 의료 부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대학 학위를 더 많이 취득하고 있다는 점도 일부 전문직 분야의 고용 증가를 차지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롱 이코노미스트는 평가했다.

◇‘교사 효과’도 컸다…98% 숫자 과대해석 경계

그러나 포춘은 8월의 98%라는 숫자를 미국 노동시장의 장기적인 성별 변화와 그대로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롱 이코노미스트는 월별 남녀 고용 변화는 변동성이 상당히 크다며 한 달의 성별 고용 격차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경계했다.

특히 7월 여성 고용이 감소했다가 8월 크게 증가한 데는 교육 분야의 계절적 채용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롱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사실상 ‘교사 효과’로 설명했다. 여기에 여성 종사자가 많은 접객업 고용 회복이 더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8월 음식점과 주점에서는 5만9000개의 일자리가 늘었고 지방정부 교육 분야에서도 4만2000명이 증가했다.

두 분야에서 늘어난 일자리만 합쳐도 10만1000명으로 8월 전체 신규고용의 62%에 해당한다.

BLS에 따르면 지방정부 교육 분야 고용은 2025년 1월 이후 전체적으로는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 8월의 큰 증가가 장기간 이어진 신규 고용 확대라기보다는 여름철 감소를 되돌린 성격이 있다는 의미다.

롱 이코노미스트는 8월 여성 고용 급증이 여성 노동시장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발생했다는 뜻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6월과 7월의 전체 고용 증가폭도 합계 5만5000명 상향 수정됐다.

브래드퍼드 스미스 야누스헨더슨인베스터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강력했던 8월 고용보고서가 최근 미국 고용통계의 변동성이 매우 커졌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켰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8월 실업률은 4.1%로 유지됐으며 경제활동참가율은 소폭 상승했다.

임금 상승세는 오히려 둔화했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보다 0.3% 올랐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3.1% 상승해 최근 수년 사이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강한 고용지표가 나오면서 금융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높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전날 49.4%에서 고용보고서 발표 뒤 52.6%로 상승했다.

2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7.6bp(1bp=0.01%포인트) 올라 4.41%, 10년물 금리는 4.792%로 상승했다.

엘런 젠트너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 수석 경제전략가는 예상보다 강한 고용은 금리인상 우려를 높일 수 있지만 연준의 최종 결정은 다음 주 발표될 물가지표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포춘은 8월 여성 고용의 압도적인 증가가 단기적인 계절효과와 미국 노동시장의 장기적인 구조 변화가 동시에 나타난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