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고용, 월 9만7000개 늘어야 제자리

글로벌이코노믹

美 고용, 월 9만7000개 늘어야 제자리

8월 16만2000개 증가에도 최근 1년 평균은 3만1000개
미국진보센터(CAP) “코로나 이전 고용수준 2년내 회복엔 월 29만7000개 필요”


미국의 실제 일자리 증가 속도와 고용인구비율 유지를 위해 필요한 수준을 비교한 자료. 사진=미국진보센터(CAP)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실제 일자리 증가 속도와 고용인구비율 유지를 위해 필요한 수준을 비교한 자료. 사진=미국진보센터(CAP)


미국의 일자리가 지난달 예상보다 크게 늘었지만 최근 1년간의 고용 증가세를 보면 인구 증가를 따라가기에도 크게 부족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16세 이상 인구 가운데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고용인구비율이 더 떨어지지 않으려면 매달 약 9만7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야 하지만 최근 1년간 실제 증가폭은 월평균 3만1000개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전 수준의 고용인구비율을 2년 안에 회복하려면 월 약 29만7000개의 일자리 증가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미국 정책연구기관인 미국진보센터(CAP)는 5일(현지시각) 공개한 분석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이 전날 발표한 8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16만2000개 증가했고 실업률은 4.1%를 유지했다.

이는 시장 예상보다 강한 수치였지만 CAP는 이를 미국 고용시장이 충분히 회복됐다는 신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미국의 일자리 증가폭은 월평균 3만1000개에 그쳤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인구가 계속 늘면서 고용 증가가 이를 따라가지 못했고 16세 이상 고용인구비율은 지난해 12월 59.7%에서 올해 7월 58.9%까지 하락했다.
7월 고용인구비율은 코로나19 사태 기간을 제외하면 2014년 5월 이후 가장 낮았다.

8월에는 59.1%로 소폭 회복됐지만 1년 전인 지난해 8월의 59.6%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했다.

◇월 9만7000개가 ‘현상 유지선’

CAP는 미국 노동시장이 더 악화하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의 고용 증가가 필요한지를 계산하기 위해 연령별 고용인구비율을 기준으로 두 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첫 번째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경우다.

16~24세, 25~54세, 55세 이상 등 각 연령대에서 올해 7월의 고용인구비율을 앞으로 2년 동안 유지한다고 가정했다.

그 결과 미국 경제는 매달 약 9만7000개의 일자리를 늘려야 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이는 노동시장이 개선되는 수준이 아니라 더 이상 후퇴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고용 증가폭이다.

월 고용 증가가 9만7000개에 미치지 못하면 인구 증가에 비해 취업자 증가가 부족해 고용인구비율이 계속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CAP는 2025년과 올해 1~7월의 월평균 고용 증가가 모두 이 기준에 못 미쳤다고 지적했다.

반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을 제외하면 지난 10년간 미국의 월평균 고용 증가폭은 대부분 9만7000개를 웃돌았다.

따라서 CAP가 산출한 9만7000개는 과거 미국 경제가 경험하지 못한 이례적으로 높은 목표라기보다 최근 고용 창출력이 과거보다 크게 약해졌음을 보여주는 기준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하려면 월 29만7000개

두 번째 시나리오는 훨씬 높은 고용 증가를 요구한다.

CAP는 미국의 연령대별 고용인구비율을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20년 2월 수준으로 2년 안에 끌어올릴 경우를 계산했다.

이를 위해서는 앞으로 2년 동안 매달 약 29만7000개의 일자리가 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 미국에서는 고용인구비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실업률과 경제활동참가율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고용인구비율은 불과 두 달 만에 약 10%포인트 급락했다.

이후 경제가 회복됐지만 고용인구비율은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을 완전히 되찾지 못했다.

CAP는 월 29만7000개라는 수치가 상당히 높은 목표라는 점도 인정했다.

인구구조 변화에 더해 인공지능(AI)이 초급 일자리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 새로운 변수도 향후 고용 증가 속도를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수치는 미국 노동시장이 팬데믹 이전 고용 수준을 실제로 되찾으려면 어느 정도의 고용 증가가 필요한지를 가늠하는 기준이라고 평가했다.

◇BLS 10년 전망도 월 4만9000개에 그쳐

장기 전망 역시 고용인구비율 하락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BLS는 최근 발표한 10년 전망에서 미국의 전체 고용이 2025년 1억7030만명에서 2035년 1억7620만명으로 590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증가율은 3.5%다.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기록한 10.9%보다 크게 낮다.

고용이 향후 10년 동안 일정한 속도로 증가한다고 단순 환산하면 월평균 약 4만9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셈이다.

이는 최근 1년간 실제 증가폭인 월평균 3만1000개보다는 많지만 CAP가 산출한 고용인구비율 현상 유지 기준인 9만7000개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CAP는 BLS의 장기 전망대로 고용이 증가하더라도 인구 증가를 따라잡지 못해 고용인구비율이 계속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보고서 숫자와 직접 비교에는 주의

다만 CAP는 자체 계산한 9만7000개와 29만7000개를 월별 비농업 고용 증가 수치와 정확히 같은 통계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CAP의 기준은 BLS 가계조사를 토대로 연령별 고용인구비율과 인구 전망을 계산한 것이다.

가계조사는 취업한 사람을 기준으로 집계하며 자영업자도 포함한다. 한 사람이 두 개 이상의 직업을 갖고 있어도 한 명으로 계산한다.

반면 매달 고용보고서에서 발표되는 비농업 일자리 증가는 사업체조사를 통해 급여를 받는 일자리 수를 집계한다. 자영업자는 제외되고 한 사람이 두 곳에서 일하면 두 개의 일자리로 잡힐 수 있다.

따라서 두 수치를 정확한 일대일 비교보다는 미국의 실제 고용 증가 속도가 인구 증가와 고용 회복에 필요한 수준보다 높은지 낮은지를 판단하는 대략적인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CAP는 월 고용 증가가 9만7000개 아래에 머물면 미국 노동시장의 고용인구비율이 계속 떨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9만7000개를 넘어야 인구 증가보다 일자리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팬데믹 기간 잃었던 고용 기반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8월에는 16만2000개의 일자리가 늘어 이 기준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최근 1년 평균이 3만1000개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의 강한 고용 증가만으로 미국 노동시장이 구조적인 부진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CAP의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