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로봇 투자 186억 달러…국방·산업로봇이 64% 쓸어담아

글로벌이코노믹

로봇 투자 186억 달러…국방·산업로봇이 64% 쓸어담아

글로벌 로봇·피지컬AI 스타트업들 2026년 2분기 벤처투자 186억 달러로 집계
투자금 64%가 국방·산업용 로봇에 쏠려…소프트웨어·AI 성장속도는 가장 빨라
한국 부품업체엔 공급망 편입 기회…로봇 실제 가동시간 데이터 공개는 여전히 부족한 편
2분기 로보틱스·피지컬AI 보고서에서 국방·안보 로봇과 산업용 로봇 부문에 자금이 가장 많이 몰렸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분기 로보틱스·피지컬AI 보고서에서 국방·안보 로봇과 산업용 로봇 부문에 자금이 가장 많이 몰렸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로봇·피지컬AI 스타트업들은 2026년 2분기 단 석 달 동안에만 186억 달러(약 25조 1007억 원) 규모의 새로운 벤처투자를 유치하며 자금 쏠림 현상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피치북은 9월 2일(현지시각) 공개한 2분기 로보틱스·피지컬AI 보고서에서 이 가운데 국방·안보 로봇과 산업용 로봇 부문에 자금이 가장 많이 몰렸다고 집계했다.

이 가운데 대다수 자금이 국방·산업용 로봇 등 소수 대형 딜에 집중되면서 부품 공급망 편입을 노리는 한국 기업들의 대응 움직임도 나란히 주목받는 모습이다.
2분기 벤처투자 186억 달러…전분기보다 뚜렷하게 늘었다

2분기 부문별 집계를 보면 국방·안보 로봇이 75억 달러(약 10조 1212억원·83건)로 가장 컸고 산업용 로봇이 44억 달러(89건)로 뒤를 이었다. 로봇 소프트웨어·AI 부문은 33억 달러(67건), 소비자 로봇은 14억 달러(53건)를 기록했다.

물류·창고 로봇은 5억 달러(42건), 로봇 하드웨어·부품은 11억 달러(61건), 의료·헬스케어 로봇은 3억 달러(37건), 농업·식품 로봇은 1억 달러(18건)에 그쳤다. 여덟 개 부문을 더한 값이 186억 달러다.

거시 환경도 자금 유입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6월 미국 공급관리협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는 53.3으로 여섯 달 연속 확장세를 나타냈고 신규 주문지수는 56까지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6월 기준금리를 3.5~3.75%로 유지했다.

미국 정부는 2분기 철강, 알루미늄, 구리와 일부 파생 산업기계에 관세를 올렸고 이 탓에 부품 수입 의존도가 높은 로봇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커졌다. 반면 미국 내 생산 여건은 오히려 나아졌는데 파낙이 3월 발표한 9000만 달러(약 1215억원) 규모 미시간 공장 투자가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국방·산업용 로봇이 전체의 64%…소프트웨어·AI 성장속도는 가장 빠르다


실제 가동 지표도 쌓이고 있다. 중국 애지봇은 6월 말 상하이 롱치어테크놀로지의 태블릿 생산라인에 G2 로봇을 투입해 엿새 동안 가동했고 그 결과 64시간 넘게 작동하며 4개 이상 공정에서 6만4828건의 작업을 마쳤으며 성공률은 99.99%였다고 공개했다. 회사는 같은 달 28일 누적 생산 대수가 1만5000대를 넘어섰다고도 보도했다. 이는 1만대를 넘어선 지 석 달 만이다.

미국 피규어AI는 자회사 봇큐 공장에서 4월 29일까지 피규어03 로봇을 350대 넘게 생산했고 생산 속도를 하루 한 대에서 시간당 한 대로 끌어올렸다고 보도했다. 피규어는 카탈리스트 브랜즈와 물류 계약을 맺었고 BMW 스파턴버그 공장에도 로봇을 투입했다.

부품 공급망 참여도 구체화하고 있다. 독일 셰플러는 휴머노이드에 2031년까지 관절 액추에이터 절반 이상을 공급하기로 했고 2032년까지 자사 공장 1000~2000대에 로봇을 배치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첫 도입은 12월로 예정됐다.

전통 자동화 업체들의 실적도 함께 늘었다. 시보틱은 6월 27일 마감한 회계분기 매출이 7억2100만 달러(약 9730억원)로 1년 전보다 22% 늘었고 가동 시스템은 77개로 집계됐다.

록웰오토메이션은 회계 2분기 매출 22억 달러로 12% 늘었고 테라다인은 로봇 부문 매출이 1억 달러로 직전 분기 9100만 달러에서 늘었다. 다만 물류·창고 로봇 부문 벤처투자는 전 분기 대비 68% 줄어 자금 흐름과 실제 수요 사이 온도차를 드러냈다.

상장을 통한 자금 회수는 2분기 16건, 29억 달러로 1분기 19건, 63억 달러보다 줄었고 이 가운데 중국 기업 두 곳의 상장이 전체 가치의 95.8%를 차지했다.

한국 부품사엔 기회…실제 가동 데이터 부족은 여전한 위험 요인


한국에서는 별도로 부품 공급망 편입 움직임이 있다. 현대모비스는 1월 CES 2026에서 같은 그룹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에 액추에이터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이번 보고서가 다룬 AGIBOT·피규어AI·셰플러의 움직임과는 별개의 계약이다.

직전 12개월 기준으로는 국방·안보 로봇 148억 달러, 산업용 로봇 109억 달러로 두 부문 몸집이 가장 크고 합산 딜 건수만 816건에 달해 해외 완제품업체의 부품 조달 규모 자체는 계속 커지는 추세로 해석된다.

다만 위험 요인도 뚜렷하다. 피치북은 2분기 다수의 휴머노이드 발표가 가동 대수나 가동시간, 작업당 비용 같은 핵심 지표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밸류에이션이 앞으로의 부품 조달 목표치를 근거로 매겨진 사례가 많은 만큼 실제 고객이 가동 데이터를 공개하기 전까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관측을 내놨다.

스킬드AI가 지브라테크놀로지스의 로보틱스 자동화 사업부를 인수한 것처럼 완제품·플랫폼 업체 사이 인수합병이 늘어나면 부품 공급계약의 협상력이 상류 업체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지켜볼 지점으로는 셰플러의 첫 로봇 도입 예정일인 2026년 12월, 피규어와 BMW·카탈리스트 브랜즈 간 배치 확대 여부, 3분기 실적발표에서 가동 대수와 가동시간 같은 운영 지표가 얼마나 자세히 공개되는지를 꼽을 수 있다.

물류·창고 부문 벤처투자 위축이 다음 분기에도 계속되는지, 한국 부품업체의 실제 공급 계약 체결 소식이 언제 나오는지도 함께 지켜볼 대목으로 남는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