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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거대 단일 매크로 거래 전락…종목 발굴 대신 변동성 통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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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거대 단일 매크로 거래 전락…종목 발굴 대신 변동성 통제 부상

- 바차트 칼럼니스트 롭 이스비츠, “증시가 단일 매크로 거래로 변질돼 전통적 종목 발굴 무력화” 진단
- 대형주 지수부터 기술주·테마형 ETF까지 방향 일치…변동성 폭과 낙폭 크기만 차별화
- 시스템 매도 확산 시 한국 수출 대형주 동조화 압박…단기 수급 이탈 노출 우려
미국 주식시장이 개별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기능을 잃고 1개의 거대한 거시경제 변동성 추종 거래로 재편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주식시장이 개별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기능을 잃고 1개의 거대한 거시경제 변동성 추종 거래로 재편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주식시장이 개별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기능을 잃고 1개의 거대한 거시경제 변동성 추종 거래로 재편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금융정보 플랫폼 바차트의 시장 분석 칼럼니스트 롭 이스비츠는 95(현지시각) 기고문에서 자동화 매매와 패시브 자금 쏠림으로 자산 가격이 펀더멘털 대신 시스템 베타에 연동돼 움직인다고 분석했다. 주식시장 전반이 단일한 위험회피 신호에 묶이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연결된 한국 기술주 역시 개별 실적과 무관하게 수급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고리즘 매매가 부른 단일 매크로 장세


이스비츠는 S&P 500 지수가 거대한 단일 매크로 거래로 전환된 뒤 다른 주식 자산군 전반으로 동조화 반응이 번졌다고 짚었다. 시장의 자산 가격 재평가 기능이 기업 사업 실적에서 벗어난 상태다. 그 배경에는 자동화 계량 알고리즘, 당일만기 옵션 헤지, 패시브 인덱스 자금 흐름이 자리한다. 이 요인들이 결합하면서 주식과 채권, 원자재, 가상자산이 동일한 신호에 맞춰 움직이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하락 국면에서 기관의 프로그램 매매는 개별 기업의 분기 현금 흐름이나 재무 건전성을 따지지 않는다. 대신 시스템 베타, 유동성, 투기 요소를 기준으로 위험 자산을 일괄 정리하는 연쇄 반응을 실행한다. 이스비츠는 이를 거대한 베타 게임으로 규정했다. 투자자가 마주한 선택지는 어떤 우량 기업을 고를 것인가가 아니라, 상승과 하락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변동성 폭을 감당할 것인가를 정하는 일뿐이라는 설명이다.

위험 곡선 따라 갈리는 상장지수펀드 낙폭


이스비츠는 자체 구성한 버블 ETF 포커스 리스트를 근거로 상장지수펀드 시장의 구조를 분석했다. 시장에 출시된 수많은 펀드는 동일한 위험선호·위험회피 거래의 변동성 버전에 지나지 않는다는 진단이다. 다우 산업지수 추종 ETF(DIA), S&P 500 추종 ETF(SPY), 동일가중 S&P 추종 ETF(RSP) 등 대형주 중심 지수 상품은 상대적으로 완만한 변동을 나타낸다.

반면 위험 곡선 바깥에 자리한 나스닥 100 추종 ETF(QQQ)와 매그니피센트 7 ETF(MAGS)는 움직임의 폭이 더 넓다. 가장 바깥에 위치한 클라우드 컴퓨팅(CLOU), 소프트웨어(IGV), 메모리(DRAM), 양자컴퓨팅(WQTM), 반도체(SOXX), 밈 주식(MEME) 등 특화 테마 펀드는 극심한 변동을 겪는다. 구성 기업의 실제 사업 기초체력보다 투자 심리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한 탓이다. 테마형 펀드의 확장은 패시브 자금의 기계적 쏠림을 낳았고, 종목 선정이 하락장에서 방어막이 된다는 믿음은 근거를 잃었다는 평가다.

한국 기술주가 마주한 시스템 수급 부담


미국 증시의 단일 베타화는 한국 수출 대형주의 수급 환경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미국 반도체 ETF(SOXX)와 기술주 바스켓을 기계적으로 매도할 때, 해당 지수와 상관관계가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메모리 공급망 핵심 기업으로 매도 압력이 전달되는 경로가 형성될 수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프로그램이 가동되면 기업의 실적 개선 여부와 무관하게 외국인 패시브 자금이 이탈하는 흐름이 나타난다. 기초체력이 탄탄한 기업이라 하더라도 글로벌 매크로 지수의 급락 국면에서는 단기 가격 조정을 겪을 수 있다. 구체적인 외국인 자금 이탈 규모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포트폴리오 비중 조정에 따라 결정되며 사전 공시되지 않는다.

과거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당시 3,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금융위기 당시 18개월 동안 하락세가 이어졌고 2020, 2022, 2025년에도 급락 장세가 반복됐다. 이번 국면 역시 하락의 시작 시점과 깊이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개별 우량주 발굴보다 자산군별 변동성 노출 한도를 설정하는 위험 관리가 시장의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다만 글로벌 자산운용 업계에서 패시브 지수 추종 펀드 비중이 감소하고 기업 펀더멘털을 중시하는 액티브 펀드로 자금이 대거 이동하는 흐름이 통계로 확인될 경우 이 분석 경로는 성립하지 않는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