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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끊길라 주민들 뿔나자… 3500억 들고 선거판 뛰어든 빅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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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끊길라 주민들 뿔나자… 3500억 들고 선거판 뛰어든 빅테크

- AI 업계, 2026년 중간선거 슈퍼PAC에 2억 6500만 달러 쏟아부어
- 전기요금·수자원 고갈 여론 악화 속 뉴욕·텍사스 등 규제 착수
- 서버·메모리 증설 속도 조절 땐 한국 반도체 공급망도 영향권
미국 인공지능(AI) 기업들이 2026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자금 단체에 2억 6500만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 투입을 약정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인공지능(AI) 기업들이 2026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자금 단체에 2억 6500만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 투입을 약정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인공지능(AI) 기업들이 2026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자금 단체에 26500만 달러(3568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 투입을 약정했다.

인디펜던트는 95(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분석을 인용해 미 전역에서 터져 나오는 데이터센터 건립 반대 여론을 돌파하고자 테크 진영이 사상 최대 규모의 로비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전력망 포화에 따른 주정부 인허가 지연 사태는 빅테크의 설비 집행 속도에 영향을 미쳐 한국 반도체 기업의 차세대 메모리 납품 일정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표심 잡으려 데이터센터 막아선 美 지자체


AI 인프라 확충에 제동이 걸린 1차 원인은 지역 주민들의 생활권 침해 우려다. 이코노미스트와 유고브가 공동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 미국에 유익하다고 평가한 유권자는 전체의 20%에 그쳤다. 지지 정당별 긍정 답변도 민주당 지지층 14%, 공화당 지지층 31%로 여야 모두에서 비우호적 기류가 압도적이다.
대규모 냉각수로 인한 수자원 고갈과 냉각 장치 소음, 송전망 과부하로 촉발된 주택용 전기요금 상승이 주민들의 반발을 불렀다.

선거를 치러야 하는 정치인들은 당적을 불문하고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뉴욕주는 대형 데이터센터 건설을 1년 동안 멈추는 주 단위 일시 중단 조치를 단행했다.

친기업 성향이 강한 텍사스주에서도 공화당 소속 그렉 애벗 주지사가 전력망 연결 예정 프로젝트에 대한 전수 감사를 지시했다. 주지사 선거 경쟁자인 민주당 지나 히노호사 주 하원의원은 신규 건설 영구 유예를 공약했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등 격전지에서도 후보들이 상대방을 향해 데이터센터 친화 인사라는 낙인을 찍으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중간선거에 3500억 쏟아붓는 빅테크 연합


위기감을 느낀 AI 업계는 선거 자금으로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AI 슈퍼PAC(정치활동위원회)'리딩 더 퓨처'는 로이터 집계 기준 14000만 달러(1885억 원)를 모금했다. 벤처캐피털 앤드리슨호로위츠가 5000만 달러(673억 원)를 집행했고, 오픈AI의 그렉 브록먼 사장 부부가 개인 자격으로 2500만 달러(337억 원)를 냈다.

앤트로픽 측 인사들도 비영리 정책 단체 퍼블릭 퍼스트 액션을 거쳐 4000만 달러(539억 원) 이상을 지원했다. 오픈시크릿츠 집계상 2026년 중간선거 기업 정치 지출은 2024년 대선 대비 40% 이상 많으며, AI는 암호화폐 업계와 함께 선거 자금 지출 1위 부문으로 올라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데이터센터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규정하며 행정 차원의 지원 사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데이터센터를 거부하는 지역은 빈곤을 자처하는 것이라며 연방 차원의 인허가 간소화를 공언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역시 시설 지원을 강조했으나, 지방자치단체 인허가권과 환경영향평가 문턱을 완전히 우회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브루킹스연구소 니콜 터너 리 소장은 지역 사회를 배제한 채 추진되는 인프라 사업은 유권자 심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한국 메모리 가치사슬 흔들 변수와 반대 시나리오


미국 데이터센터 신증설 지연 여부는 한국 반도체 생태계의 설비투자 회수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다. 미국 센서스국 자료를 보면 7월 데이터센터 착공 속도는 전년 동월 대비 약 60% 빨라졌고,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오라클 등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연간 AI 인프라 지출 전망치는 5600억 달러(751조 원)를 웃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27년까지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인프라 공사가 전력 인허가 규제로 지연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차세대 서버용 DDR5 메모리의 납품 시점도 후행할 수 있다.

파급 경로는 수주 잔고 이연과 평균판매단가(ASP) 조정으로 이어진다. 엔비디아와 빅테크 기업들이 전력 계통 연계 지연을 이유로 주문 물량을 조절할 경우, 메모리 제조사의 고부가가치 칩 출하 계획에 변동이 생긴다.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등 미국 변압기 시장을 공략해 온 한국 전력기기 제조사 역시 대형 변전소 프로젝트의 착공 허가 승인 속도에 실적 민감도가 직결되어 있다.

영향이 반전될 반대 시나리오도 존재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공공 전력망 부담 완화를 조건으로 자체 발전 설비를 갖춘 데이터센터에 한해 연방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시나리오다.

빅테크 기업들이 소형모듈원전(SMR)이나 가스터빈 기반 독립 전력망 구축으로 우회로를 찾고 선거 이후 주정부의 세수 확보 요구와 타협점을 찾는다면, 반도체 수요 공백 우려는 단기 조정에 그치며 정상 궤도를 유지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향후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연방 환경정책법(NEPA) 적용 완화 법안 통과 여부와 주 단위 착공 인허가 기조가 판가름 날 예정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참여자들은 하이퍼스케일러의 분기별 설비투자(CAPEX) 실집행률과 함께 미 주요 주의 송전망 접속 대기열(Interconnection Queue) 해소 추이를 핵심 관전 포인트로 삼아 점검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