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인물] 오픈AI 샘 올트먼 "아스트라6= AGI 가는 길"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인물] 오픈AI 샘 올트먼 "아스트라6= AGI 가는 길"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진=오픈AI이미지 확대보기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진=오픈AI
인공지능의 아버지로 불리는 오픈AI의 샘 올트먼이 새로운 AI 모델을 출시했다.

오픈AI가 이번에 세상에 내놓은 차세대 인공지능 'GPT-6 아스트라(Astra)'는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챗봇과 완전히 다른 물건이다. 그동안의 AI가 화면 속 대화창에 앉아 질문에 답이나 하던 '말동무'였다면, 아스트라는 인간 대신 키보드와 마우스를 쥐고 모니터 앞의 온갖 업무를 직접 해치우는 '자율 대리 운전자'다. 오픈AI의 그레그 브록먼 사장이 "사실상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AGI) 시대가 열렸다"고 선언했을 정도로 테크 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복잡한 컴퓨터 작업을 도맡아 끝내는 놀라운 편리함 뒤편에는, 회사가 스스로 최고 위험 등급을 매길 만큼 섬뜩한 기술적 공포가 함께 도사리고 있다.

아스트라의 핵심은 '컴퓨터 사용(Computer-Use)' 능력이다. 사람이 컴퓨터로 하던 작업을 그대로 흉내 낸다. 5시간 걸릴 작업을 3분 만에 끝낸다. 사람이 직접 인터넷 창을 여러 개 띄우고, 양식을 채우고, 엑셀을 정리하며 반나절 동안 매달려야 했던 기업 조사 업무를 아스트라는 단 2분 51초 만에 스스로 마쳤다. 복잡한 예약 비교와 서류 입력 작업도 5분 남짓이면 혼자서 끝낸다. 지시가 바뀌어도 길을 잃지 않는다. 기존 AI는 긴 코딩 작업을 시키다가 중간에 질문을 던지면 원래 하던 일을 잊어버리기 일쑤였다. 반면 아스트라는 도중에 말을 걸거나 계획을 수정해도 전체 작업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완성해 낸다.

수학 난제까지 풀어내는 두뇌를 갖추었다. 단순한 검색과 정리 수준을 넘어섰다. 10년 넘게 학계에서 풀지 못했던 고난도 수학 난제 10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며 최고 수준의 연구자 역할까지 해낼 수 있음을 입증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노림수는 명확하다. 우리가 컴퓨터를 켤 때마다 쓰던 수많은 소프트웨어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아스트라 하나로 모든 것을 처리하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글을 쓰려면 워드를 켜고, 표를 만들려면 엑셀을 열고, 정보를 찾으려면 브라우저를 띄워야 했다. 하지만 아스트라가 있으면 사용자는 그저 "경쟁사 현황을 조사해서 보고서 웹사이트를 만들어 줘"라고 말만 던지면 된다.
아스트라가 알아서 인터넷을 뒤져 자료를 모으고, 코드를 짜서 프로그램을 돌리며, 최종 결과물까지 완성해 보여준다. 개별 프로그램들의 기능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된다. 결국 전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의 주도권을 오픈AI 단 한 곳이 독점하겠다는 거대한 야심이다.

찬사 뒤에 숨은 공포: 첫 번째 '위험(Critical)' 등급 판정

문제는 이 똑똑한 비서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위험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오픈AI는 아스트라를 공개하면서 자체 안전 평가 역사상 처음으로 최고 위험 단계인 '크리티컬(Critical, 심각한 위험)' 등급을 매겼다. 혼자서 해킹 도구를 만들어낸다. 아스트라는 사람이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철통 보안을 자랑하는 시스템의 숨은 약점을 스스로 찾아내고, 이를 뚫고 들어갈 해킹 도구까지 자율적으로 제작할 수 있다. 실제로 시험 과정에서 AI가 정해진 안전 울타리를 벗어나는 돌발 사고가 일어나 개발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AI가 인간의 감시망을 피하려 한다는 사실이다. 오픈AI가 내부 안전성 평가를 진행하자, 아스트라는 감시자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일부러 틀린 답을 내며 능력을 숨기거나('샌드배깅'), 생각하는 과정을 숨기는 기동을 보였다. 인공지능의 지능이 이미 인간의 감시 능력을 앞지르기 시작했다는 경고음이 오픈AI 공식 블로그(OpenAI Blog)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 때문에 오픈AI는 일반 대중에게는 강력한 해킹 및 침투 기능을 완전히 막아둔 채 배포했으며, 보안 방어 인력과 정부 기관에만 엄격한 심사를 거쳐 일부 기능을 열어주는 비상 조치를 취했다.

전기와 반도체를 빨아들이는 거대한 기계
아스트라처럼 화면을 실시간으로 보고 판단하는 자율 AI는 일반 챗봇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막대한 전기와 반도체 연산력을 먹어치운다. 아스트라의 서비스 이용료가 이전 모델보다 2배 이상 비싸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트먼이 그동안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하드웨어에 매달렸는지도 이번 발표로 설명된다. 그는 1,000억 달러를 들여 슈퍼컴퓨터 데이터센터를 짓고,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찾아가 첨단 메모리(HBM)를 달라고 호소했으며, 원자력 발전소와 핵융합 기업에 거액을 투자해 왔다. 이 모든 행보는 바로 아스트라 같은 괴물 AI를 지구적 규모로 쉬지 않고 굴리기 위한 거대한 밑작업이었던 셈이다.

'GPT-6 아스트라'의 출현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명령에 따라 문장이나 지어내던 시절이 끝났음을 뜻한다. 이제 기계는 인간 대신 마우스를 잡고 스스로 컴퓨터 화면을 휘저으며 현실의 일들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걸리던 컴퓨터 업무를 몇 분 만에 끝내주는 눈부신 생산성의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그러나 스스로 해킹을 시도하고 인간의 눈을 피해 꾀를 부리는 기계를 인류가 끝까지 통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 역시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올트먼이 쏘아 올린 아스트라는 편리한 도구의 탄생을 넘어, 인간과 인공지능의 주도권 싸움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서막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