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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95% 없앤다"… 日 재팬엔진, 대형 상선용 '수소 엔진' 세계 최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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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95% 없앤다"… 日 재팬엔진, 대형 상선용 '수소 엔진' 세계 최초 개발

가와사키중공업·얀마 협력… 유조선·컨테이너선용 대형 저속 2행정 엔진 완성
NEDO 210억 엔 지원 속 육상 실증 성공… 2027년 1월 미쓰이 O.S.K.신조선에 탑재
2025년 암모니아 이어 수소 '투트랙' 구축… 라이선스·MRO 전환으로 영업이익률 18% 도약
일본 엔진의 첫 수소 엔진은 2027년 1월 초 미쓰이 O.S.K. 라인 선박에 장착될 예정이다. 사진=미쓰이 O.S.K. 라인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엔진의 첫 수소 엔진은 2027년 1월 초 미쓰이 O.S.K. 라인 선박에 장착될 예정이다. 사진=미쓰이 O.S.K. 라인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배출 규제 강화로 글로벌 해운업계가 친환경 연료 전환을 서두르는 가운데, 일본의 선박용 엔진 전문 제조사인 재팬엔진(Japan Engine Corporation·J-ENG)이 기존 화석연료 대비 온실가스(GHG) 배출량을 95% 이상 감축할 수 있는 대형 상업용 선박 전용 '수소 연료 엔진'을 세계 최초로 완성해 공개했다.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등 대형 외항선에 탑재 가능한 대형 저속 2행정 수소 엔진이 실물로 개발되어 실용화 단계에 진입한 것은 전 세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선박 건조를 맡은 오노미치 조선소, 선주사인 미쓰이 O.S.K.라인(MOL), 그리고 가와사키중공업 등 일본 해양 산업 생태계가 총집결해 개발을 완료했으며, 오는 2027년 초 실제 선박에 탑재되어 바다로 나설 예정이다.

9월 9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재팬엔진은 고베에서 선박 및 해운 업계 관계자들을 초청해 신형 대형 수소 엔진의 실물 공개 행사를 열고, 육상 연소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발표했다.

카와시마 케이지 재팬엔진 사장은 "차세대 친환경 엔진의 조기 상용화와 글로벌 보급 확대를 통해 탄소중립 시대 해운업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밀 연료 분사로 폭발·누출 난제 극복… 선급 안전 승인 획득

수소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궁극의 청정 연료로 꼽히지만, 선박 엔진 적용에는 치명적인 기술적 난관이 따랐다.

분자 크기가 극도로 작아 배관이나 실린더 외부로 쉽게 누출되는 데다 연소 속도와 폭발성이 지나치게 높아 실린더 내 '이상 연소(조기 점화·노킹)'를 제어하기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재팬엔진은 가와사키중공업, 얀마 파워 테크놀로지와 함께 연소실 내부로 고압 수소를 필요한 순간에 마이크로초(㎲) 단위로 정밀하게 직접 분사하는 독자 제어 기술을 개발해 연소 안정화를 완벽히 달성했다.

지난 3월부터 본격적인 육상 전 부하 시험 가동에 돌입한 결과, 100% 출력 상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존 디젤 엔진 대비 95% 이상 삭감 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일본선급(ClassNK)으로부터 상업적 선박 운항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성 및 성능 인증을 공식 획득하며 기술 검증을 마쳤다.

2027년 1월 선박 탑재… 오노미치 건조·MOL 3년간 시범 운항

이번 프로젝트는 일본 정부 산하 신에너지산업기술개발기구(NEDO)의 '그린 혁신 기금' 지원 사업으로 추진되었으며, 오는 2030 회계연도까지 총 210억 엔(약 1억 3,500만 달러·약 1,900억 원) 규모의 국고 보조금이 투입된다.

완성된 세계 1호 수소 엔진은 2027년 1월, 오노미치 조선소(Onomichi Dockyard)가 건조 중인 1만 7,500DWT(재화중량톤수)급 친환경 다목적 신조선에 탑재 될 예정이다.

선박을 인도받을 글로벌 선사 미쓰이 O.S.K. 라인(MOL)은 2028 회계연도부터 2030 회계연도까지 3년간 실전 해상 시범 운항에 돌입한다.

히라타 코이치 MOL 수석 집행임원은 "이 수소 추진 선박을 일본의 철강 제품 수출 및 해외 바이오매스 원료 수송 등 실제 글로벌 무역 항로에 직접 투입해 운항 데이터를 검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암모니아 이어 수소까지 '투트랙'… 영업이익률 18%로 6배 수직 상승

글로벌 선박용 대형 저속 엔진 시장에서 점유율 약 10%를 차지하며 세계 3위권에 포진해 있는 재팬엔진은 유럽의 MAN 에너지 솔루션스(독일), 바르질라(핀란드) 등 해외 메이저 경쟁사들이 아직 본격적인 대형 수소 엔진 개발에 나서지 않은 틈을 타 '수소-암모니아 투트랙 선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재팬엔진은 2025년 독성 제어 장치를 갖춘 대형 암모니아 전용 엔진 개발을 완료한 데 이어, 이번 수소 엔진까지 연달아 완성하면서 차세대 무탄소 엔진 포트폴리오를 완벽히 구축했다.

암모니아는 경제성이 우수하지만 독성과 악취 문제가 있고, 수소는 완벽한 친환경이지만 단가가 높은 만큼, 향후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변화에 맞춰 두 엔진을 모두 공급해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복안이다.

체질 개선에도 성공했다.

2017년 출범 이후 선박 건조 불황 속에 2023년 초까지 영업이익률이 5% 미만에 머물렀던 재팬엔진은 카와시마 사장 취임 이후 단순 엔진 조립·판매에서 벗어나 고수익 유지·보수(MRO) 서비스와 타국 조선소 대상 엔진 라이선스 기술료(로열티) 모델로 사업 구조를 전면 전환했다.

그 결과 2025 회계연도 기준 영업이익률은 3년 전의 6배에 달하는 18%로 수직 상승했다.

특히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조선·해양 방위산업을 국가 17대 전략 투자 육성 분야로 지정한 정책 훈풍까지 더해지며, 도쿄 증시에서 재팬엔진 주가는 3년 만에 4배 이상 폭등해 주당 1만 1,000엔 안팎에 안착했다.

재팬엔진의 대형 수소 엔진 완성과 실증 돌입은, 향후 ‘LNG와 메탄올 중심의 과도기 브릿지 연료를 넘어 무탄소(수소·암모니아) 원천 엔진 기술을 선제 확보함으로써 한국과 중국의 거센 건조량 공세에 맞서 고부가가치 해양 핵심 기자재 패권을 쥐려는 일본 조선업의 정밀한 기술 역전극’인 동시에 ‘2050 넷제로를 달성해야 하는 글로벌 대형 상선 시장에서 2030년대 본격화될 조 단위 친환경 엔진 교체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중대한 교두보’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