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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독점 깨지면 거품 꺼진다…스티글리츠가 던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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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독점 깨지면 거품 꺼진다…스티글리츠가 던진 경고

- 파이낸셜타임스 기고서 "이윤 보장 3대 조건 상호 충돌로 거시경제 충격" 진단
- 저작권 침해·면책특권 짚으며 경쟁 정책·실질 규제·생산성 재분배 의제 촉구
- HBM 공급망 한국 반도체, 빅테크 설비투자 속도 조절 시 실적 변동 위험 노출
조셉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셉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사진=로이터

조셉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현재 인공지능(AI) 산업에 거품이 형성되어 있으며 세 가지 선행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2026912(현지시각) 스티글리츠 교수의 기고문을 싣고, AI 기술 도입 속도와 독점 이윤 추구가 거시경제 안정성과 양립하기 어렵다는 그의 분석을 전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과열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공급하는 한국 반도체 기업도 빅테크의 설비투자 조정 흐름에 따라 실적 변동 위험에 노출됐다.

이윤 조건 충돌과 거품 위험


스티글리츠 교수는 기고문에서 AI 투자자가 기대하는 수익률을 달성하려면 세 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짚었다. 과도한 경쟁이 발생하지 않아야 하고, 기술 도입이 빠르게 이뤄져야 하며, 거시경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조건들은 서로 충돌한다. 도입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면 대규모 실업이 발생해 소비 기반이 무너진다. 반대로 도입 속도가 늦어지면 기대 수익이 실현되지 못해 거품이 꺼진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2000년 닷컴 버블과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정책 당국이 위기관리에 실패했던 역사를 환기했다.

낮은 진입 장벽도 독점 수익 기대를 위협한다. 오픈AI와 앤트로픽 간의 선두 경쟁과 중국 기업의 빠른 기술 격차 축소가 대표적이다. 경쟁이 심화하면 서비스 공급 단가가 낮아져 데이터센터 구축에 들어간 막대한 선행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워진다.

플랫폼 책임과 정보 생태계 위기


AI 확산이 가져올 단기 위험으로 정보 생태계 파괴가 거론됐다. AI 시스템이 기존 언론사 등이 생산한 고품질 데이터의 가치를 무단으로 흡수하면서 원천 생산자의 창작 유인이 메말라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데이터 왜곡과 딥페이크 생산 비용 하락은 사회적 신뢰마저 갉아먹는다.

법제도 개편의 시급성도 제기됐다. 1996년 미국 통신품위법 제230조가 플랫폼 기업에 과도한 면책을 주면서 폐해가 커졌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메타가 미국 청소년 정신건강 피해 소송에서 170억 달러(228361억 원) 규모 합의에 도달한 사례를 들며 기존 면책 제도의 한계를 지적했다.

저작권 침해 분쟁 역시 같은 선상에 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앤트로픽이 작가 집단과의 소송에서 15억 달러(2149억 원)를 지급하고 저작물당 약 3000달러(402만 원)를 배분하는 합의에 이른 사실을 짚으며 공정 이용 원칙의 재정립을 촉구했다. 이어 이상 작동을 일으키는 AI 에이전트의 법적 책임을 개발사에 물어야 한다며 경쟁 촉진, 실질 규제, 생산성 과실의 사회적 재분배라는 3대 의제를 제시했다.

인프라 속도 조절과 반도체 가치사슬


스티글리츠 교수가 경고한 데이터센터 과잉 투자는 한국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설비투자 위험과 직결되는 대목이다.

외신 사실을 바탕으로 한 파급 경로는 명확하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사회 전체가 데이터센터에 과잉 투자했음을 뒤늦게 깨달을 수 있으며, 수많은 투자자가 큰 손실을 볼 것이라고 관측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를 포함한 글로벌 빅테크의 가속기에 필수적인 HBM을 제조해 납품한다. 빅테크 기업들이 인프라 투자 속도 조절에 들어설 경우 핵심 부품인 HBM 출하량과 단가 협상력에 즉각적인 하방 압력이 가해진다. HBM 매출 비중은 가파르게 늘어났으나 구체적인 분기별 수치는 공시되지 않았다.

향후 전개 방향의 핵심은 인프라 회수율이다. 수익화 지연으로 빅테크 기업의 인프라 투자 회수율이 악화하면 신규 데이터센터 착공 일정이 순연되며 한국 반도체 업계의 수주 증가세가 꺾일 수 있다. 반면 기업용 소프트웨어 도입 확대를 통해 AI 서비스의 유료 결제 전환이 가속화하고 인프라 비용을 상회하는 현금 흐름이 증명될 경우 투자 축소 경로는 발생하지 않는다.

빅테크의 설비투자 집행 실적과 데이터센터 가동률 추이가 반도체 수요의 지속성을 가늠할 실질 지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