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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와 맞물린 71조원 대미 투자 압박… 시험대 오른 한미 공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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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와 맞물린 71조원 대미 투자 압박… 시험대 오른 한미 공조

- 대북 영상정보 공유 축소와 정보기관 배제설 초래한 기밀 논란
- 미국의 71조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 투자 압박 속 정부 미결정 유지
-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전작권 조건 변경 시사와 비무장지대 관할권 충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굳건함을 표방해 온 한미 동맹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군사 지휘권과 정보 자산 공유, 대규모 자원 개발 투자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양국 관계가 다각도의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 전문지 디플로매트는 10월 19일(현지시각) 보도에서 양국 정부가 공식 외교 채널을 가동하고 있으나 이면에서는 미국의 요구에 유보적 태도를 보일 때마다 한국이 여러 방면에서 동시다발적인 제약을 마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라늄 발언과 기업 조사 둘러싼 정보 협력 파장


양국 간 틈새는 2026년 3월 6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 구성시를 우라늄 농축 시설 소재지로 언급하면서 벌어지기 시작했다. 디플로매트는 미국 정부가 이를 기밀 정보 노출로 간주해 한국 측에 공유하던 대북 위성 영상정보를 일부 제한했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공개 출처에서 확보한 사실이라고 설명했으나 미국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4월 설명회에서 양국 정부가 해당 발언을 두고 서로 다른 시각을 지녔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의 고객 정보 유출 조사 역시 안보 대화에 파장을 미쳤다. 미국 연방 하원 사법위원회가 7월 보고서에서 한국 국가정보원이 관계자들을 상대로 쿠팡 수사를 압박했다고 주장했으나 국정원은 이를 사실무근이라고 공식 반박했다. 위 실장은 당시 설명회에서 쿠팡 건이 단일 기업 사안이라면서도 안보 협상 일정이 지연되는 배경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정보 당국 간 실무 공조를 둘러싼 잡음도 불거졌다. 미국 정부가 6월 일본과 함께 개최한 북한 사이버 위협 대책 회의에서 국정원을 배제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국정원은 일회성 조치였다고 선을 그었다. 주미 한국대사관 파견 직원들의 비자 발급 지연에 대해서도 국정원은 미국의 입국 절차 강화에 따른 현상일 뿐 정보 갈등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알래스카 투자 압박과 군사 지휘권 이견


통상과 안보 사안이 복합적으로 얽힌 국면에서도 쟁점이 돌출했다. 한국 측은 3500억 달러(약 464조 3800억 원) 규모의 대미 투자 약정을 계기로 교착 상태에 놓인 핵추진 잠수함과 우라늄 농축 관련 안보 대화가 진전되기를 기대했으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 사업이 새로운 이견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월 30일 한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 개발 사업에 540억 달러(약 71조 6472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사업 참여 여부나 출자 규모가 전혀 결정되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2일 사업에 불참할 경우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10월 14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같은 주장을 거듭 내놨다.

군사 분야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시점을 둘러싸고 시각차가 표출됐다. 이재명 정부는 2028년까지 전시작전통제권을 회수한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주한미군사령관 자비에 브런슨 대장은 2029년 1분기를 거론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10월 14일 워싱턴 안보 포럼에서 북한의 잇단 미사일 시험을 들어 이양 조건이 달라졌다며 정치 일정에 맞춘 조급한 추진에 반대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기존에 합의한 지휘권 이양 조건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으며 이재명 대통령은 10월 19일 청와대에서 전작권을 지휘권 이양이 아닌 주권 회수 관점으로 조속히 찾아와야 한다고 못 박았다.

브런슨 사령관이 같은 포럼에서 유엔군사령부 시각에서는 한국 영토가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부터 시작한다고 발언하자 대통령 국방특보 김병주 의원은 공식 사과와 발언 철회를 요구했다.

산업 가치사슬 불확실성과 외교 실무 과제


미국 측이 제기하는 540억 달러 투자 요구는 한국 에너지 업계와 플랜트 공급망에 현실적인 고민을 안기고 있다. 경제성이 온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자본을 투입할 경우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할 위험이 있다. 반대로 제안을 전면 거부할 경우 미국 중심 에너지 공급망 참여나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발주 연계 과정에서 한국 기업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11월 3일 미국 의회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의 대미 투자를 관세 정책의 성과로 내세우며 압박을 강화하는 흐름이다. 대북 정보 공유와 군사 지휘권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는 사이 통상 현안의 불확실성이 산업계의 리스크로 전이되는 형국이다.

11월 미국 중간선거 직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통상 압박 강도와 한미 국방 당국 간 전작권 검증 실무 협의의 진척 여부가 양국 관계의 향방을 가를 주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