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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 트램 입찰서 현대로템 최고가 써낸 배경과 수주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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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 트램 입찰서 현대로템 최고가 써낸 배경과 수주 셈법

- 페사 1369억 원 최저가 제출… 응찰 3사 모두 발주처 기본 예산 341억 원 이상 웃돌아
- 길이 30~33m·좌석 42석 확보 요건… 전력 소비량·소음·유지보수 배점이 당락 좌우
- 사양 고급화로 기술 평가 우위 노림수… 발주처 사업비 증액 여부가 계약의 첫 갈림길
현대로템이 폴란드 바르샤바에 납품한 트램 조감도. 사진=현대로템이미지 확대보기
현대로템이 폴란드 바르샤바에 납품한 트램 조감도. 사진=현대로템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노면전차 운영사인 트람바예 바르샤바스키에가 신규 트램 최대 62대 공급 입찰 서류를 개봉한 결과, 현대로템을 비롯한 3개 철도 차량 제조사가 제안서를 냈다.

폴란드 철도 전문 매체 리네크 콜레요비는 2026년 10월 20일(현지시각) 입찰에 참여한 3개 제조사의 제안 금액은 발주처가 책정한 기본 주문 예산인 순액 3억 즈워티(한화 약 1024억 2000만 원)를 모두 1억 즈워티(한화 약 341억 4000만 원) 이상 웃돌았다고 보도했다.

현대로템이 유럽 현지 경쟁사보다 높은 가격을 제출하면서 기술 평가 배점과 발주처의 예산 증액 여부가 향후 수주 판세를 가를 분기점으로 떠올랐다.

페사 총액 최저가 제출… 3사 모두 발주처 예산 초과

입찰 기본 주문 물량인 20대 기준 최저 가격을 낸 곳은 폴란드 현지 제조사인 페사 비드고슈치다. 페사는 기본 물량 총액으로 순액 4억 100만 즈워티(한화 약 1369억 140만 원)를 제시했고, 차량 한 대당 단가는 순액 1795만 즈워티(한화 약 61억 2813만 원)를 책정했다.

체코 슈코다 트랜스포테이션은 기본 물량 총액으로 순액 4억 2127만 4000 즈워티(한화 약 1438억 2294만 원)를 제출했다. 슈코다가 명시한 차량 한 대당 순수 단가는 순액 1742만 8000 즈워티(한화 약 59억 5092만 원)로 단품 기준 가장 낮았으나, 기타 공급 계약 조건이 합산되면서 전체 투찰 총액은 페사보다 높게 집계됐다.

가장 높은 금액표를 낸 곳은 한국 현대로템이다. 현대로템은 기본 물량 총액 순액 5억 1700만 즈워티(한화 약 1765억 380만 원) 이상을 써냈으며, 차량 한 대당 단가는 순액 2237만 4000 즈워티(한화 약 76억 3848만 원) 수준이다.

발주처가 공고한 기본 주문 예산은 순액 3억 즈워티(부가가치세 포함 3억 6900만 즈워티, 한화 약 1259억 7660만 원) 규모다. 3사가 제출한 공급액이 모두 발주처 책정액을 최소 1억 즈워티 이상 초과함에 따라 사업비 증액 승인이 우선 협상 대상자 선정의 선결 과제로 떠올랐다.

좌석 늘리고 조향 대차 장착… 까다로운 기술 제원 제시


발주처는 이번 심사에서 가격 외에 기술과 환경 지표를 함께 들여다본다. 전력 소비 효율을 비롯해 궤도에 전달되는 차축 하중, 저상 바닥 유효 길이, 양방향 승강문 하단과 차체 종축 사이 거리, 바닥 경사도가 주요 평가 대상이다. 실내외 소음 저감 성능, 유지보수 이행 계획, 수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도 점수에 들어간다.

새로 들어설 트램은 길이 30~33m 크기의 100% 저상형 양방향 차량이어야 하며 곡선 궤도 마모를 줄이는 회전식 조향 대차를 달아야 한다. 승객 편의 기준도 높아졌다. 차량마다 인조가죽 좌석을 최소 42석 이상 배치하도록 규정했다. 이는 현재 바르샤바 시내를 달리는 양방향 현대로템 트램보다 좌석이 11석 늘어난 수치다.

차량 양쪽 측면에는 최소 5쌍의 양문형 승강문이 설치되며, 충돌 방지 장치와 운전자 지원 장치 탑재도 필수 조건이다. 발주처는 2027년 5월 31일 이전 최종 계약을 맺고, 2029년 9월 30일까지 초도 물량 2대를 납품받은 뒤 6개월 안에 기본 물량을 모두 넘겨받는 일정을 세웠다.

기술 점수로 가격 격차 좁히기 시도… 추가 재정 확보가 계약 관건


현대로템의 투찰액이 높게 형성된 배경을 두고, 업계에서는 회전 대차 탑재와 첨단 안전 시스템 등 발주처의 강화된 기술 요구 조건에 맞춘 설계 규격과 기존 123대 납품 경험에 따른 원가 계산이 복합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과거 바르샤바시 운행 실적으로 검증된 차량 신뢰도와 까다로운 사양을 온전히 충족해 기술 배점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셈법으로 읽힌다.

반면 발주처의 평가 항목 중 하나인 운송 과정의 탄소 배출량 지표에서는 현지에 생산 공장을 둔 페사나 인접국인 체코의 슈코다에 비해 원거리 물류 체계를 갖춘 해외 제조사가 상대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지가 변수로 꼽힌다.

발주처의 재정 집행 여력도 계약 성사의 변수로 작용한다. 바르샤바 시의회와 트람바예 바르샤바스키에가 1억 즈워티를 넘는 추가 예산을 배정하지 못할 경우, 입찰 자체가 유찰되거나 가격 점수 비중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쳐 저가를 앞세운 현지 업체로 기울 여지가 있다.

추가 구매 옵션 42대의 행사 기한인 2030년 6월 30일까지 발주처 자금 상황에 따라 최종 도입 규모가 기본 물량 20대에 머무를 가능성도 열려 있다.

현대로템이 현지 운영 실적으로 입증한 차량 신뢰도를 바탕으로 기술 심사에서 가격 차이를 얼마나 만회할 수 있을지, 바르샤바시의 재정 심의 결과에 따라 수주 향방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