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은행위원장 가능성에 금융업계 긴장…트럼프 일가 거래·기업 정치자금 조사 대상
신용카드 수수료 규제·가상자산 감독 변화 예상…연준 이사회 재편도 차질 가능성
신용카드 수수료 규제·가상자산 감독 변화 예상…연준 이사회 재편도 차질 가능성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확보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 인사 구상에 제동이 걸리고 은행과 가상자산 업체 등 금융기업에 대한 의회 조사가 대폭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금융규제 강화를 주장해온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이 상원 은행위원장을 맡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금융거래와 기업들의 정치자금 기부, 가상자산 사업 등을 대상으로 조사와 청문회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상원 인준권을 통한 연준 이사회 구성 변경도 주요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이사 7명 가운데 자신이 임명한 인사를 3명 확보하고 있지만 이사회에서 확실한 다수를 형성하려면 적어도 한 명을 추가로 임명해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금융기업에 대한 조사권과 연준 인사 인준권을 활용해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워런 은행위원장 가능성…트럼프 일가 금융거래 조사 확대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면 금융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 가운데 하나는 워런 의원이다.
워런 의원은 상원 은행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금융기업과 가상자산 업체, 대형 기술기업 등을 상대로 조사권을 적극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WSJ에 따르면 워런 의원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 일가와 기업 간 거래 관계, 인공지능(AI) 사업, 기업공개(IPO), 연준 운영 등에 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해 왔다.
상원 은행위원장을 맡으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청문회에 출석시키는 등 조사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
은행과 기술기업, 대형 석유업체 등도 의회의 조사권 강화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 되면 기업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와 청문회 개최가 늘어나면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유지돼온 기업 감독 환경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연준 이사회 장악 구상 차질…추가 이사 임명에 상원 인준 필요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이사회 재편 계획도 민주당의 상원 장악 여부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와 대형 은행에 대한 자본규제 완화, 가상자산 및 금융기술 업체의 연준 결제망 접근 확대를 추진해 왔다.
이같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연준 이사회 내 우호적인 인사를 늘리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현재 연준 이사 7명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는 3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사회에서 확실한 다수를 확보하려면 적어도 한 명을 추가로 임명해야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이사 자리에 공석이 발생해야 한다.
새로운 이사 임명에는 상원의 인준도 필요하다.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후보자의 인준이 어려워질 수 있다.
WSJ는 “2028년 초까지 예정된 이사 공석이 없는 상황에서 그전에 이사회 구성을 바꾸려면 기존 이사의 사임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해임 시도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상원 인준권을 확보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대한 영향력을 현재 수준 이상으로 확대하는 데 상당한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업계 감독 강화…트럼프 행정부와 관계도 도마
가상자산 산업도 민주당의 의회 장악에 따른 규제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다.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공화당의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사업 확대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주요 제도 개편이 지연되면서 당초 기대했던 규제 완화의 성과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지난 9월 상원에서는 코인베이스 등 주요 디지털자산 업체들이 지지한 법안의 입법 추진이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해당 법안은 가상자산 거래의 상당 부분을 증권 규제 당국의 감독 범위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면 가상자산 업계와 트럼프 행정부 사이의 밀접한 관계에 대한 조사도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선거 결과도 주목된다.
가상자산 업계와 오랫동안 대립해온 민주당의 셰러드 브라운 전 상원의원이 이번 선거를 통해 상원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WSJ는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확보하면 가상자산 관련 기업에 대한 감독과 정치적 연계성 조사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용카드 수수료 규제는 초당적 협력 가능성
신용카드 수수료 규제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캔자스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현역 로저 마셜 의원은 카드 수수료를 낮추고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시장 지배력을 약화시키는 법안을 적극 추진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해당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으며 민주당 역시 신용카드 수수료와 소비자 부담을 낮추는 방향에 공감하고 있다.
수수료 인하가 실제로 추진되면 카드 결제를 받는 상인들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지만 은행의 신용카드 관련 수익에는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마셜 의원이 이번 선거에서 패배하면 공화당 내 주요 법안 지지자가 사라지면서 입법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금융기업에 대한 감독 강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에서는 양당의 이해관계가 일부 일치한다는 점에서 향후 입법 논의가 주목된다.
◇건강보험 보조금 복원·바이오연료 확대도 정책 변수
금융산업 외에 건강보험과 농업 분야에서도 민주당의 의회 장악에 따른 정책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올해 초 종료된 건강보험개혁법(ACA·오바마케어)의 보조금 지원을 복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종료되면서 건강보험료가 크게 올랐고 상당수 미국인이 보험 가입을 포기해 관련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민주당은 공화당이 추진한 저소득층 의료지원제도인 메디케이드의 근로 요건 강화에도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백악관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정책 변경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
일부 민주당 진보파가 주장하는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 도입도 막대한 재정 부담과 정치적 이견 때문에 단기간에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WSJ는 전망했다.
농업과 에너지 분야에서는 옥수수와 대두를 원료로 생산하는 바이오연료의 사용 확대가 주요 쟁점이다.
농업계에서는 휘발유와 경유에 혼합하는 바이오연료 비율을 높이면 옥수수와 대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곡물업체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의 후안 루시아노 CEO는 이날 애널리스트들과의 통화에서 “농업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바이오연료 사용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바이오연료 확대에 비교적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일부 농업계 관계자들은 관련 정책에서 초당적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WSJ는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때문에 대규모 입법 변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상원 인사 인준권과 의회 조사권, 산업별 감독 권한을 활용하면 금융기업과 주요 산업의 정책 환경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