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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시리아, 첫 국방 협약 체결... 중동 안보 축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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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시리아, 첫 국방 협약 체결... 중동 안보 축 재편

아사드 정권 붕괴 후 첫 양국 국방 협약... 친이란 노선 탈피와 중동 세력 균형 이동
군사 훈련과 장비 이전 중심 전력 재건 지원... 단기적 직접 파병 가능성은 제한적
메카 협정 가입 타진... 이스라엘과의 영토 갈등으로 다자 동맹 합류 가능성은 불투명
2026년 11월 4일 리야드 알 야마마 궁전에서 열린 양국 협정 서명식을 마치고 이동하는 아흐마드 알 샤라아 시리아 대통령(왼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오른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 11월 4일 리야드 알 야마마 궁전에서 열린 양국 협정 서명식을 마치고 이동하는 아흐마드 알 샤라아 시리아 대통령(왼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오른쪽) 사진=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가 바샤르 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수립된 시리아 과도 정부와 사상 처음으로 국방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미국 방위산업 전문 매체 브레이킹 디펜스는 2026년 11월 6일(현지시각) 사우디 국영 통신사 SPA를 인용해 아흐마드 알 샤라아 시리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기간 중 양국 정부가 국방 협력 협정을 포함한 복수의 합의안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가 아사드 정권 시절 오랜 동맹이던 이란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손을 잡으면서 중동 전역을 지배해온 진영 간 힘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시리아 군사 협력 가동


이번 합의는 시리아가 군사력을 다시 세우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정치, 경제, 안보 연대를 전면 확장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사우디아라비아 입장에서도 시리아 신정부를 우군으로 흡수해 자국 영향권 안에 묶어둠으로써 중동 내 반이란 전선을 확고히 다지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양국의 결속은 단순한 군사 교류를 넘어 지역 패권 경쟁의 구도를 재편하는 실질적인 외교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리아군은 2024년 12월 아사드 정권 붕괴로 종식된 14년 내전의 상흔을 딛고 와해된 조직과 군사력을 정비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다마스쿠스의 과도 정부는 자국 영토 안에 남아 있는 모든 외국 군대를 철수시키는 정책을 추진하며 국가 안보 자립을 모색하고 있다. 과거 시리아 정권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쟁국인 이란에 절대적으로 의지해왔던 안보 종속 구도가 무너지면서 지역 세력 균형의 중심추가 사우디아라비아로 급격히 쏠리는 양상이다.

양국 정부는 서명 사실을 알리면서도 구체적인 지원 규모와 세부 조건은 공식 발표에서 공개하지 않았다. 비공개 원칙은 초기 안보 지원 과정에서 유발될 수 있는 인접국들의 외교적 반발을 최소화하고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협약을 지렛대 삼아 레반트 지역에서 확고한 군사적 교두보를 마련하고 향후 이란의 세력 복원을 조기에 억제하는 실익을 챙기게 됐다.

초기 전력 재건과 안보 지원 범위


협정의 초기 실행 단계는 군사 훈련, 정보 공유, 군사 장비 이전, 군대 재건 지원에 집중될 공산이 크다. 오랜 내전으로 무기와 지휘 체계가 마비된 시리아군으로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자금과 군수 물자 지원이 군대 정상화를 위한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양국은 지상군 현대화와 방어 체계 구축을 우선 과제로 삼고 실무 협력을 가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장기적으로는 이란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에 맞서 시리아 인력이 예멘 내 사우디아라비아 작전을 돕는 직접 군사 협력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이러한 연계 시나리오는 여전히 가설에 머물러 있으며 가까운 시일 안에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리아 내부 안정이 시급한 상황에서 국경 밖 타국 분쟁 지역으로 무리하게 병력이나 인력을 투입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시리아 과도 정부는 당분간 국경 통제와 국내 치안 확보에 무게를 두며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전술 교육과 군수 물자를 수혈받는 실리적 협력에 주력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과도한 재정 투입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고려해 가시적인 성과를 점검하며 지원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이 크다. 양측의 협조는 실질적인 군사력 복원 효과를 거두는 선에서 단계적이고 신중하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메카 협정 합류 검토와 이스라엘 충돌 리스크


아사드 알 샤이바니 시리아 외무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튀르키예 3국 중심의 집단 안보 동맹인 메카 협정 가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양자 국방 협약이 다자 군사 동맹 편입으로 직결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리아가 기존 회원국들과 협상을 거쳐 집단 방위 의무를 수용한다면 2027년 초 동맹 합류를 타진할 가능성은 열려 있으나 넘어야 할 장애물이 적지 않다.

가장 중대한 걸림돌은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전체에 대한 침략으로 간주하는 집단 방위 조약의 특성이다. 현재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에서 군사 작전을 이어가고 남부 영토를 점령하고 있는 안보 환경은 다자 조약 체결을 가로막는 결정적 위험 요인이다. 시리아가 동맹에 들어올 경우 기존 회원국들이 원치 않는 대규모 국가 간 전쟁에 휘말릴 부담을 안게 된다.

실제로 메카 협정 회원국 가운데 시리아의 영토 수복을 돕기 위해 이스라엘과의 정면 대결을 감수할 국가는 없다는 점이 다자 동맹 확장의 한계로 지목된다. 결과적으로 시리아는 다자 안보 동맹 참여를 서두르기보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양자 군사 협력을 발판 삼아 자체 방위 능력을 재건하는 현실적 방안에 집중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통한 전력 정상화의 실효성과 메카 협정 가입 협상의 최종 타결 여부가 향후 중동 안보 구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남았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