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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충격에 멈칫한 1조달러 AI 투자…삼성·SK하이닉스 HBM 캘린더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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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충격에 멈칫한 1조달러 AI 투자…삼성·SK하이닉스 HBM 캘린더 흔드나

- 민주당 블루 스윕 후 데이터센터 인허가 제동 걸리며 나스닥 4.9% 급락
- 헤지펀드 레버리지 청산 속도 팬데믹 이후 최고…3조 2000억 달러 증발
- 북미 빅테크 설비투자 속도 조절 땐 차세대 메모리 출하 일정 영향 가능성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거래소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거래소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가 미국 중간선거 직후 일주일 동안 4.9%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026년 11월 7일(현지 시각) 레버리지 포지션을 정리하려는 기관과 개인 투자자의 동반 매도가 겹치며 3조 2000억 달러(약 4364조 8000억 원)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급락은 북미 빅테크 기업들의 인프라 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을 드러낸 사건이며, 핵심 부품을 납품하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공급 일정에도 직간접적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

데이터센터 인프라 규제 우려와 시장 충격


미국 주식 시장은 중간선거 직후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자 초반 불확실성 해소와 위험 회피 포지션 청산 매수세가 맞물리며 반등을 시도했다. 중동 분쟁 완화 기대에 따른 국제 유가 하락도 긍정적 흐름을 뒷받침했다.

미국 투자은행 씨티는 수요일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위험 요소를 충분히 줄인 만큼 주가 상승 여력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목요일 유가가 반등하고 정치적 변수가 불거지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텍사스를 비롯한 거점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를 시사한 민주당 주지사들이 당선된 점이 직접 계기가 됐다.

시장에서는 내년으로 예정된 1조 달러(약 1364조 원) 규모의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에 시선이 쏠렸다.

독일 알리안츠의 루도빅 수브란 최고투자책임자는 중간선거를 거치며 인공지능 투자에 대한 백지수표 전제가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한계는 없다는 식의 기업 가치 평가 모델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헤지펀드 차입 청산과 개인 매도세 집중

수급 구조의 급변은 주가 하락 폭을 키웠다. 투자 흐름 분석 업체 반다 리서치는 목요일 개장 후 2시간 동안 개인 투자자의 개별 종목 순유출액이 3억 8800만 달러(약 5292억 3200만 원)를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팬데믹 이후 가장 빠른 매도세 가운데 하나였다. 장 마감 2시간 전 일부 저가 매수가 유입됐지만 지수를 되돌리기에는 모자랐다.

동시에 차입 투자를 늘렸던 헤지펀드들이 급격한 포지션 축소에 돌입했다. 미국 투자은행 제이피모건은 11월 7일 고객 안내서에서 헤지펀드 고객 수익률이 하루 만에 1.6% 떨어졌으며, 차입 축소 속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20일 기준으로 가장 가팔랐다고 설명했다.

혼란 속에서 헤지펀드 월아이는 주식 사업 일부를 정리하고 자본을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싱가포르 투자사 벤자이텐 매크로의 니킬 스리니바산 최고투자책임자는 단기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시장이 추가 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 지연 속 한국 메모리 공급망 여파


미국 시장의 이번 변동성은 북미 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의 설비투자 집행 지연이라는 연결고리를 거쳐 한국 반도체 산업으로 이어진다.

인공지능 연산장치 구축 사업이 늦춰지면 가속기 제조사에 공급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주문 시점도 순연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북미 주요 팹리스 기업들에 메모리를 납품하는 핵심 공급선에 위치한다. 데이터센터 착공 지연이 장기화하면 차세대 규격 제품의 양산·출하 일정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시장 분석가들의 관측이 나온다.

다만 양사 모두 고객사와의 구체 계약 물량 변경 내역을 공시하거나 공식 발표한 바는 없다.

반면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인 사업장이 멈춰 설 확률은 낮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미국 자산운용사 크레셋의 조 지들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인프라 개발 제약이 단기 충격보다는 중장기 과제에 머물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10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가 16만 5000개 늘어나며 경기 기초체력을 증명한 만큼 급격한 설비투자 철회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북미 전력망 확충 논의나 인허가 절차가 정상 궤도를 유지한다면 우려가 조기에 가라앉을 여지도 열려 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 역시 고객사의 분기별 발주 추이를 면밀히 살피며 출하 일정 점검에 나서는 분위기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