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역내 규제 유예 속 탄소세 품목 확대 추진…기후 리더십 정책 모순 노출
인도·미국 등 무역 장벽 규탄과 러시아 WTO 제소…공동 대응 전선 형성
11월 9일 유엔 기후총회 개막 직전 대립 격화…탄소국경세 합의 진통 예고
인도·미국 등 무역 장벽 규탄과 러시아 WTO 제소…공동 대응 전선 형성
11월 9일 유엔 기후총회 개막 직전 대립 격화…탄소국경세 합의 진통 예고
이미지 확대보기벨기에 경제 전문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암은 2026년 11월 7일(현지시각) 세계 각국이 이번 조치를 자국 산업을 옥죄는 일방적 무역 장벽으로 규정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 내부에서는 오히려 환경 규제를 늦추는 정책 변화가 나타나 국제 환경 무대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명분이 약해졌다는 비판도 잇따른다.
역외 품목 과금과 무역 장벽 논란
탄소국경조정제도는 환경 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 생산한 제품을 역내로 들여올 때,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에 상응하는 비용을 수입업자에게 부과하는 일종의 탄소 관세 제도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엄격한 기후 법규를 지키는 역내 기업들이 가격 경쟁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마련하는 장치라고 설명한다. 반면 신흥국들은 이를 명분으로 내세운 실질적 수입 관세이자 성장을 억누르는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도는 자국 산업 보호를 앞세워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부펜더 야다브 인도 환경부 장관은 일방적인 무역 규제에 맞서 자국 핵심 제조업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피유시 고얄 인도 상무부 장관 역시 높은 수입 부담금이 현지 물가를 끌어올리고 경제 전반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갈등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기본 소재를 넘어 완제품 성격인 공산품까지 과금 범위를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더욱 커졌다. 현재는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수소, 전기 등 6개 기초 원자재 부문이 대상이지만, 부품과 완제품으로 범위가 넓어질 경우 수출 주력 업종 전반이 직접적인 비용 상승과 배출량 증빙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
주요국 반발 전선과 유럽연합 정책 모순
반대 움직임은 인도뿐만 아니라 주요 교역국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 의회는 자국 공급업체를 차별하는 유럽연합 규정에 맞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캐나다도 제도 적용 면제를 요구하고 있다. 영국은 추가 과금을 피하기 위해 자체 배출권 거래 시스템을 유럽연합 체계와 연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무역기구에 이번 제도의 합법성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며 공식 분쟁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중국과 손을 잡고 일방적 탄소 규제가 국제 무역 규범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국제회의 무대에서 지속해서 제기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유럽연합 내부에서는 환경 정책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역내 기업들의 생산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메탄가스 배출 규제 시행을 뒤로 미뤘고, 2035년으로 예정했던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정책도 재검토에 들어갔다. 역외 국가에는 높은 탄소 잣대를 들이대면서 정작 역내에서는 규제를 풀어주는 이중적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수출 기업 부담과 총회 쟁점
유럽연합의 과금 품목 확대 검토는 유럽으로 자동차 부품과 가전을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직접적인 원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완제품에 들어가는 철강과 알루미늄의 탄소 배출량을 국내 협력업체 단위까지 추적해 수치를 증명해야 하므로 인증서 구매 비용과 함께 행정 관리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럽 환경 단체인 유럽기후행동네트워크를 비롯한 기후 활동가들은 유럽연합이 자체 감축 약속을 유예하면서 다른 나라에만 전환 비용을 떠넘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역내 감축 일정을 스스로 늦추면서 제3국에만 탄소세를 물리는 방식은 국제적인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는 비판이 힘을 얻고 있다.
터키 안탈리아에서 11월 9일 개막하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이번 통상 마찰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유럽연합 회원국 내부의 규제 완화 압력과 역외 주요국들의 무역 장벽 철폐 요구가 맞물리면서, 탄소국경조정제도의 적용 기준과 품목 확대를 둘러싼 합의 도출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