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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허물고 '건전한 실패'에는 보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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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허물고 '건전한 실패'에는 보상하라

● 사이비 변화 예방 어떻게 하면 가능한가?
사이비 변화를 예방·제거하는 방안으로 다음과 같이 보상문화, 참여를 통한 정보공유, 성역 및 경계 허물기를 제시할 수 있다.

손쉬운 사이비 변화보다 진정한 변화를 추구하려면 용감해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용감해질 수 없다. 경영의 구루들이 이구동성으로 제언하듯 ‘건전한 실패’에는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시스템 및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 잘못된 논리나 태만으로 야기된 실패가 아니라면 어떤 변화를 시도했더라도 질책이 아니라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 진정한 변화와 혁신은 새로움을 추구하고 위험을 무릅쓰는 용감함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실패를 두려워하는 문화에는 사이비 변화가 뒤따르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의사결정권이 강력하게 집중된 관리자에게 빈약한 정보가 주어질 때 사이비 변화는 자주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의사결정 과정에 되도록 많은 직원들을 참여시키는 것이다. 여기에서 참여란 단순히 모여서 회의를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참여의 핵심은 ‘적극적 질문’이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데 있다. ‘왜~, 어떻게~, 어디에서~’라는 질문은 없고 수첩에 받아 적기 바쁜 회의는 ‘참석’한 것이지 ‘참여’가 아니다. 진정한 참여, 적극적 질문이 오갈 때 조직 내에 정보가 자유롭게 흐르고 전파된다. 의사결정에 실제로 주효한 정보는 고가의 정보기술(IT) 시스템이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가치 있는 정보는 조직구성원들의 참여에서 찾아야 한다.

강력한 지도자는 부지불식중에 조직에 성역을 만든다. 성역 또한 사이비 변화의 촉발점으로 작용한다. 현 사장이 건설한 공장, 현 전무가 구축한 인사제도, 현 상무가 지휘한 프로젝트. 분명히 보완할 문제가 있음에도 현직에 있는 관리자들의 업적은 개선은커녕 입 밖으로 내기도 힘든 경우를 자주 목격한다. 성역을 없앨 수 없다면 성역에서 해결할 진정한 변화를 변죽을 두드리는 사이비변화로 시간과 돈을 무의미하게 낭비하게 된다.
성역을 넓은 의미로 일반화하면 경계(boundary)이다. 조직은 여러 팀이 연계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복잡계이다. 조직이 직면한 문제는 특정한 한 부서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부서에 얽혀 있는 것이 당연하다. 복잡하게 얽히고 섞인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건 우리 팀 일인데 상관하지 말고 당신네 팀 일이나 잘 하시오’식의 경계를 긋는 문화는 결정적인 패인이다. 경계를 지어 분열된 상태로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절대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할 수 없는 사이비 노력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형록 한양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