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난해 유럽산 승용차 수입이 가장 많이 늘어난 나라로 꼽혔다.
22일 유럽자동차제작자협회(ACEA)의 지난해 4분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유럽연합(EU)의 대 한국 승용차(passenger car) 수출액은 69억1100만 유로(약 9조1000억원)로 2014년(46억9300만 유로)보다 무려 47.3% 증가했다.
이는 유럽통계청(유로스타트)이 트럭이나 버스 등 상용차를 빼고 승용차만 집계한 것이다.
지역별 수출액을 보면 미국으로는 404억3900만 유로로 35.8% 늘었으나 중국(179억2000만 유로)은 23.7% 줄었다. 스위스(76억1500만 유로)와 터키(74억5500만 유로)는 각각 19.5%와 45.3% 증가했다.

한국은 EU 회원국 가운데 독일을 비롯해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스웨덴 등지에서 자동차를 수입한다.
한국에서는 이처럼 유럽산 자동차의 인기가 뜨겁지만, 한국산의 대유럽 수출은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 EU에 수출한 자동차보다 약 2배의 차량(금액 기준)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의 수출입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대EU 자동차 수출액(통관 기준)은 36억1700만 달러(약 4조2000억원)로 수입액(71억300만 달러·8조2000억원)의 51%에 불과했다.
EU의 수출액과 한국의 수입액 집계 사이의 차이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는 "우선 환율 차이가 있고 유럽에서 수출한 물량이 한국에 들어오기까지 2∼3개월 걸려 시차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2013년까지만 해도 EU와 자동차 교역에서 수입(36억5400만 달러)보다 수출(42억200만 달러)을 더 많이 했으나 2014년 수출 41억4100만 달러, 수입 54억2000만 달러로 역전됐다.

지난해 국내 유럽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독일이 59억6700만 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벤틀리, 재규어, 랜드로버 등이 있는 영국(7억8200만 달러)이 그다음이었으며 이탈리아(1억7300만 달러), 프랑스(1억3500만 달러), 스웨덴(4700만 달러) 등의 순이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산 수입차 신규등록은 2014년 대비 24.2% 증가해 역대 최고인 19만7396대였다.
대수보다 금액 증가 폭이 큰 것은 고가 차량의 수입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인 S클래스가 지난해 1만대가 넘게 팔린 것이 한 예다.
지난해 전체 수입차의 가격대별 신규등록 현황을 보면 1억5000만원 이상이 9134대로 62.6% 늘었으며 1억∼1억5000만원 미만은 1만3710대로 46.5% 증가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