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백승재 기자] 많은 남자들은 복싱에 열광한다. 영화 '록키'의 OST 'Eye of the tiger'을 들으면 괜히 주먹을 한 두번 휘둘러보는 게 남자들이다. 입식타격만 허용하는 복싱은 어찌보면 우직한 남성을 떠오르게 한다. 2005년 개봉한 영화 '신데렐라 맨'은 그 우직한 남성의 모습을 그린 실화영화다.
미국의 암흑기인 경제 대공황 시기 전도유망한 라이트 헤비급 복서였던 제임스 브래독(러셀 크로우)는 잇단 패배와 오른손 부상으로 복싱을 포기한다. 평생 링 위에서만 뛰어온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부둣가의 노동 뿐이었다. 그마저도 구하기 힘들었고 항상 아내(르네 젤위거)에게 가장으로서 미안한 마음 뿐이었다.
생활고와 복싱에 대한 꿈을 접지 못해 방황하는 그에게 매니저인 조 굴드(폴 지아마티)가 나타난다. 비공식 경기를 치를 대타 선수가 필요했던 것. 링 위에 오른 제임스는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고 사람들은 그의 재기를 원하게 된다. 제임스는 아내와 자신의 꿈을 위해 다시 링 위에 서게 된다. 연승 행진을 이어가던 그는 결국 챔피언 맥스 베어와의 결전만을 남겨놓게 된다.
주연 브래독 역할을 맡은 배우 러셀 크로우는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배우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막시무스로 유명한 러셀 크로우는 영화 '로빈 후드', '쓰리 데이즈' 등에 출연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영화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경감 '자베르' 역할을 맡아 호평받았다. 영화 '신데렐라 맨'에서는 패배의 아픔과 부상을 딛고 재기하는 복서 제임스 브래독 역할을 성공적으로 연기했다. 러셀 크로우는 훈련 중 어깨 탈골을 겪고 촬영 중에도 여러차례 부상을 입었다. 그는 '신데렐라 맨' 촬영이 '글래디에이터' 촬영보다 5배는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영화는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호평받았지만 아쉽게도 흥행에는 실패했다.
영화 제목인 '신데렐라 맨'은 실제 인물인 제임스 J. 브래독에게 한 기자가 붙여준 별명이다. 신데렐라처럼 한 순간에 챔피언과 겨룰 정도로 성공한 위치까지 올라갔다는 의미로 붙여준 것이다. 원래 신데렐라 맨이라는 단어는 부자 여성에게 빌붙는 남자를 비꼬는 말이었다. 제임스 J. 브래독의 감동적인 스토리가 단어의 의미까지 바꿔버린 셈이다.
남자의 계절이라는 가을이 다가왔다. 말도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이기도 하다. 마음이 헛헛하거나 몸이 축 처진다면, 뭔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는 느낌이 든다면 이번 주말 영화 '신데렐라 맨'을 추천한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