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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캐나다 건설·리노베이션 시장, 전문가에게 들어보는 캐나다 건설업계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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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캐나다 건설·리노베이션 시장, 전문가에게 들어보는 캐나다 건설업계 현주소

- 캐나다 건설 시장, 앞으로도 성장세 전망 -
- 원활한 공급, 기술력 강조된 건설 자재 유망 -
- 건설 전문가 되기 위해서는 관련 학위 및 자격증 필수 -






이전부터 글로벌 시장으로 관심을 받던 캐나다 건설업계는 팬데믹 이후 더욱 호황세를 맞게 된 산업으로 꼽힌다. 최근 뜨거워진 주택 시장과 함께 재택근무로 인한 홈오피스, 홈카페 열풍이 불면서 리노베이션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KOTRA 밴쿠버 무역관에서는 지난 14년간 밴쿠버 건설 현장에서 설비 및 리노베이션 전문가로 활동해오고 있는 Hoon Kim으로부터 캐나다의 건설 현황과 주택 리노베이션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과 다양한 정보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Hoon Kim(kbh6132@gmail.com) 인터뷰>


1.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캐나다에서 건설업계 Special Technician으로 활동하고 있는 Hoon Kim이라고 합니다. 밴쿠버에서 BHK라는 건설 회사를 운영하고 있고, 현재는 캐나다의 5대 건설 회사 중 하나인 Polygon에도 소속되어 일하고 있습니다.


2. Special Technician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직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어떤 일을 하시는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입주를 앞두고 있는 주택 현장에서 최종 완성 작업(Finish Carpenter)을 담당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현재는 ‘랭리’라는 도시에 위치한 전체 4개 동으로 건설되고 있는 콘도 단지에서 2021년 초부터 근무하면서 프레이밍, 전기, 마루, 페인팅 등의 영역에서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작업 중인 콘도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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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Polygon Homes 웹사이트


3. 어떻게 이러한 전문 분야에서 일하시게 되셨는지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도 제가 이런 일을 하게 될지는 몰랐습니다. 한국에서 수학교육학을 전공했고 그 분야에서 꽤 오랫동안 일을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2002년 아내와 두 자녀가 유학생으로 밴쿠버에 오게 되었는데 유학 생활 3년이 지나 한국으로 돌아갈 시점이 되자 가족 모두 캐나다에 정착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고민하다 2005년도에 독립이민을 하게 되면서 이민자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이하면서 과연 무슨 일을 하면서 이민 생활을 시작할까 생각하다 가족들에게 ‘지금부터는 아빠(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고 선포하고 택한 길이 바로 주택전문가의 길이었습니다.


4. 이 자리에 오시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Special Technician이 되기 위한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요?
알아보니 이 분야에서는 학위를 비롯해 인정받을 수 있는 자격증과 경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잡고 정식으로 밴쿠버 전문기술대학인 BCIT에 들어갔죠. 제일 먼저 Painting/Decorating 학과에 들어갔는데 이 분야는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일정 시간을 현장에서 실습을 해야 학위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7개월 동안 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후 일정 시간 동안 현장에서 일을 하고 난 뒤 Red Seal*, 자격증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정도 걸리고 Red Seal은 현장 경력 최소 3년 이상이 되어야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 캐나다 연방 정부, 주 및 영토 간의 파트너십으로 개발된 전문직 자격증으로 요리사, 전기공, 기계공, 용접공, 중장비 운전자, 목공, 지붕공 등이 포함됨.

Painting/Decorating 자격증을 받은 후 비슷한 과정을 통해 데크, 펜스, 마루 등 목재 작업에 관련된 Finish Carpenter 자격증을 취득했고, 마무리 작업을 위한 Framing 자격증도 따게 되었습니다.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관련 자격증들이 많이 있어야 도움이 되고 또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정 경력을 쌓게 되면 Journey Man이라는(가질 수 있는 라이센스 중에 최고)칭호를 갖게 됩니다. 이는 한국어로는 장인이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저는 현재 Journey Man 단계에 이르러서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5. 코로나19 이후로 목재 등 자재 가격이 폭등했고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근무하시면서 실감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맞습니다. 건설 현장은 수백수천 가지의 재료와 장비가 요구되는 작업인데요.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자재 공급이 엄청나게 지연되고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작업도 지체됐습니다. 목재 같은 경우, 미국에 캐나다 목재를 보내서 검사를 받고 다시 들여와야 하는데 현재 미국과 캐나다 육로 국경이 막혔기 때문에 그 자재가 못 넘어오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서부 캐나다의 산불 때문에도 영향이 있어서 트럭들이 다니지 못해 지연이 되었죠. 중국에서 들어오는 물자도 선박 내 캐비닛 확보가 어려워지고 해상 운송 비용이 급증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이 때문에 목재 등 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품귀현상을 보였습니다. 차차 나아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6. 코로나19로 인해 건설업계에 또 영향이 있던 현상이 ‘리노베이션 수요 증가’인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느끼시는지요?
사실 캐나다 특히 밴쿠버 주택시장은 원래 많이 바쁜 분야입니다. 대부분의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계시는 분들의 공통적인 의견이 “정말 바쁘다, 그런데 일할 사람이 없다”입니다. 그런데 팬데믹으로 인해 리노베이션 수요가 훨씬 더 많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다들 아시는 바와 같이 코로나19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게 되니까 좀 더 쾌적하고 편리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콘도에 사는 사람들은 타운하우스(Town House, 도시 주택)로 이사를 하고, 그중에서도 덴(Den, 작은 작업실)이 있는 집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좀 더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로우홈(Low Home)이나 싱글 하우스(Single House)로 이사를 고려하게 되었고요. 그래서 리얼터(부동산업자)분들에게서 자주 연락이 옵니다. ‘이 집을 팔기 위해서 세팅을 부탁한다’, ‘이런 집을 사려고 하는데 리노베이션이 가능하겠는지’, ‘오래된 집을 수리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등등 다양한 주문이 많습니다.

7. 리노베이션 영역 중 특히 어떤 분야가 최근 인기가 있나요?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활동 시간을 실내에서 보내게 되었기 때문에 외부보다는 실내 공사, 인테리어 작업이 많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작업 중의 50%는 페인팅일 정도로 페인팅 요청이 특히 많이 들어옵니다. 새집으로 이사하는 사람들의 첫 번째 인테리어가 페인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벽 색상은 주택이나 상점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첫인상이 되기 때문이죠. 외부 공사의 경우, 데크 보수가 특히 인기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실내에서 머물다 보면 외부 공기가 그리워지고 집에서 모임을 할 때도 사회적 거리를 위해 야외에서 하는 것이 권장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8. 그렇다면 주택 수리, 건설 작업을 하시면서 장비, 자재 등은 주로 어떻게, 어디서 구입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장비 같은 경우는 저는 웬만하면 직접 구입합니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경우 대부분 개인장비를 갖고 있습니다. 금액이 많게는 몇만 달러에서 적어도 몇천 달러에 이르기까지 고가의 장비인데요. 건설 전문가들의 경우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장비나 도구가 자기 손에 익숙해져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물론 외부 큰 장비의 경우는 특정 높이 이상 올라가야 한다는 규제가 있기 때문에 렌트를 하고 있습니다. 자재 구입은 주로 공장 직거래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목재의 경우, 홈디포(Home Depot) 베이스보드가 가장 좋고 딕스 럼버(Dick’s lumber)에서도 구입하고 있습니다. 천장 자재는 판매하는 곳이 별로 없어서 각 용도에 맞는 제품을 공장에 가서 직접 구입하고 있습니다. 캐비닛의 경우, 밴쿠버에 한인이 운영하는 공장에서 한국산 캐비닛을 직거래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주요 목재 공급업체 Home Depot 및 Dick’s Lu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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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Global News(좌) 기업 웹사이트(우)

9. 한국산 자재를 사용하고 계시다니 반갑습니다. 건설, 집수리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우수한 한국 기업들이 많이 있는데요. 관련 제품의 캐나다 수출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한국에는 캐나다에 없는 우수한 제품들이 많아서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사 현장에서 사용하는 툴 중에 ‘콘크리트 타카 총’이라는 제품이 있는데요. 콘크리트를 한 번에 뚫을 수 있는 툴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견고한 콘크리트에 프레임을 박으려면 드릴로 구멍을 뚫은 후에 망치를 쳐서 작업해야 하는데 ‘콘크리트 타카 총’은 그 모든 과정을 한 번에 해결하기 때문에 시간적, 비용적으로 매우 효율적입니다. 현장에서 일할 때마다 실감하는 것이지만 한국인들은 머리가 좋고 아이디어가 특출나서 다른 나라에서는 생각도 하지 못한 제품이나 도구들을 많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찾기 힘든 좋은 아이디어의 제품이라면 캐나다 시장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0. 캐나다의 건설업과 주택 리노베이션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 어떤 품목이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현장에서 일하면서 직접 느끼게 되는 생각은 캐나다의 건설시장 전망은 매우 밝다는 것입니다. 현재 캐나다 건설 시장은 신축 건설이 반, 노후 건축물 리노베이션이 반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특히 노후된 집들은 물이 새는(leaking) 경우가 많아 관련 작업을 많이 합니다. 앞으로도 BC주에서는 랭리 등 개발 도시가 많아 건설업계는 계속해서 호황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유망한 품목으로는 컨테이너하우스를 꼽고 싶습니다. 한국의 컨테이너는 아주 발달해있고 특히 단열 기술이 매우 좋아요. 캐나다 컨테이너는 이런 단열 기술이 없어서 내부가 추우니까 작업자들이 그냥 퇴근을 해버립니다. 단열이 잘 되는 한국 컨테이너는 인기가 좋을 것 같습니다.

캐나다 컨테이너하우스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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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Targetbox 웹사이트


11. 끝으로 전문가님과 같이 건설업계 Technician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캐나다 건설시장은 밝고 일은 넘쳐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전문적으로 공부해서 경력을 쌓은 젊은 사람들이 별반 없습니다.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현장 실습을 하면 Red Seal을 갖게 되고, 그런 전문 기술자가 현장에서 대우받고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게 되는 것을 지난 14년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제가 해드리고 싶은 최고의 조언은 바로 ‘정식 코스를 밟아라’입니다. 당장 현장에 투입되어 돈을 버는 일이 더 급하고 중요한 것 같지만 그건 목표를 향해 가기에 오히려 늦어지는 길입니다. ‘가장 늦는 것 같이 보이는 길이 사실은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사실 학업 과정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두 달만 배우게 되면 바로 현장에 투입되기도 합니다. 현장에서 직접 배우면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해야 합니다.
주위에서 영어가 안되서 힘들 것 같다는 말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만 영어는 문제를 해결하는 첫번째 과제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배우겠다는 의지입니다. 가서 부딪치면 됩니다. 저도 비록 뛰어난 영어 실력은 아니었지만 배우겠다는 의지와 해보고 싶다는 열정으로 시작한 공부였고 지금은 정말 만족스럽게 일하고 있습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도전하십시오. 하고 싶고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시작하시면 됩니다.

시사점

인터뷰를 통해서 살펴본 것처럼 캐나다 건설 및 리노베이션 시장은 앞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자재 공급의 지연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건설업계에서는 원활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는 업체들에게 우선권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언급된 컨테이너하우스는 최근 한국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는 품목으로 자연친화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갖고 있는 캐나다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Tiny House와 같은 컨셉으로 콤팩트한 사이즈의 컨테이너하우스를 선호하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다만 캐나다에서도 이미 생산 및 유통되고 있는 품목들은 차별성이 없기 때문에 한국의 기술력이 강조된 아이디어 상품들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기업들은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제품을 통해 캐나다 시장을 진출해 볼 수 있겠다. Home Depot, Dick's Lumber, Rona, Canadian Tire 등과 같은 캐나다 건설 자재 유통 업체를 통해 캐나다 내 유통되고 있는 품목들을 비교 분석하여 차별성이 있을만한 제품을 연구해볼 수 있을 것이다.




자료: Hoon Kim 인터뷰, KOTRA 밴쿠버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