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넷플릭스는 가입자 2억명대를 유지하며 2위 디즈니플러스(1억2000만명)와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넷플릭스 위기설'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가 최근 콘텐츠 전략을 대폭 수정할 거라는 외신 보도가 이어졌다. 여러 작품을 쏟아내 오리지널 콘텐츠 비중을 높이는 대신 양질의 콘텐츠를 발굴해 투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드라마뿐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인 '솔로지옥'도 시즌2 제작에 들어갔다. 이 밖에 '킹덤'도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고 '마이네임', '고요의 바다' 등도 시즌2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가 긴축재정과 함께 콘텐츠 전략 수정에 들어갔지만 국내 콘텐츠가 받는 영향은 미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전략은 한국의 콘텐츠가 제작비 대비 높은 흥행성과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실제 '오징어 게임'은 250억원대 제작비로 1조원이 넘는 수익을 기록했다. 다수의 엑스트라 동원과 세트촬영이 돋보이는 '지금 우리 학교는'도 제작비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회당 제작비가 80억원 이상 들어가는 영국 드라마 '브리저튼'에 비하면 훨씬 저렴한 수준이다.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레드 노티스'는 제작비가 약 2500억원 수준에 이른다. 한국 드라마는 적은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비영어권 TV쇼 부문에서 높은 순위에 이르는 만큼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이다.
여기에 '나의 해방일지', '사랑의 불시착', '갯마을 차차차' 등 방송사 드라마 역시 넷플릭스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순위를 견인하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 비영어권 TV쇼 순위에서도 10위권 내에 '나의 해방일지', '우리들의 블루스', '사내맞선' 등 한국 방송사 드라마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넷플릭스도 점유율 경쟁이 포화상태에 이른 미국시장보다 아시아·태평양, 유럽 등에서 가입자 수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미국은 디즈니플러스와 HBO맥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의 기세가 매서운 반면 아시아 지역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수월한 편이다. 실제 1분기에는 전 세계에서 아시아 지역만 가입자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인도에서 구독료를 최대 60% 낮추면서 가입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도 지역은 아시아 지역 중 넷플릭스의 가입자 비중이 낮은 지역이다. 그러나 인구수가 많은 만큼 중국을 제외하면 넷플릭스가 가입자 수를 늘릴 수 있는 신흥시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넷플릭스 측은 "일본, 인도, 필리핀, 태국, 대만 등 여러 아태지역의 시장에서 좋은 성장을 보이면서 진전하고 있다"며 "인도에서는 시청자가 늘어나면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