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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OTT] "흥행보증수표 돌아왔다"…넷플릭스, 한국판 '종이의 집'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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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OTT] "흥행보증수표 돌아왔다"…넷플릭스, 한국판 '종이의 집' 공개

근미래 한국 사정에 맞춘 각색…캐릭터 몰입감 더 높아져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스틸컷. 사진=넷플릭스이미지 확대보기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위기설'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이미 미국 본사에서는 150명의 직원을 해고한데 이어 최근 300명을 더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1위 사업자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라고 보기에는 넷플릭스도 조바심이 난 눈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경쟁 사업자인 디즈니플러스와 HBO맥스의 추격이 매섭다.
이들과의 경쟁이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만큼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개국에 있는 자신들의 텃밭에서 부족한 가입자를 채울 수밖에 없다. 미국 외 지역으로 눈을 돌린다면 넷플릭스의 효자는 당연히 한국 콘텐츠다.

넷플릭스는 최근 '지금 우리 학교는'과 '오징어 게임'의 시즌2 제작을 발표했다. 또 '스위트홈'도 시즌2, 3의 제작을 공식화했다. 이미 한 차례 인기를 얻은 시리즈의 새 시즌을 선보이며 글로벌 시청자들을 확보하고 떠나간 가입자들을 돌아오게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넷플릭스판 'K-콘텐츠 두 번째 르네상스'를 이끌 선봉장에 선 작품인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한국판 '종이의 집') 파트1이 24일 공개됐다. 이미 공개 전부터 국내외 팬들의 기대를 모은 만큼 넷플릭스코리아는 레드카펫 행사와 대형 옥외광고 등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종이의 집'은 2017년 스페인에서 만들어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오징어 게임' 공개 이전까지 넷플릭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비영어권 시리즈였다. 넷플릭스 탑10 사이트에 따르면 '종이의 집' 파트3~5는 넷플릭스 역대 비영어권 시청시간 순위 2, 3,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K-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이 커진 가운데 한국의 배우와 제작진들이 넷플릭스 최고 인기 시리즈를 리메이크한다면 당연히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특히 캐스팅 라인업도 화려해 국내 팬들의 관심도 큰 상황이었다. 유지태와 김윤진, 박해수 등 믿고 보는 배우 라인업에 박명훈, 전종서 등 영화판에서 주목받는 배우들, 김지훈, 이주빈, 이현우, 장윤주, 김성오, 이규호 등 극의 재미를 더해줄 배우들까지 출연한다.
24일 실체를 공개한 한국판 '종이의 집' 파트1은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남과 북이 경제협력에 나선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한 한국판 '종이의 집'은 디스토피아적 배경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면서 원작의 긴장감 넘치는 인질극 속으로 시청자들을 유도한다.

각 캐릭터들에게 주어진 배경서사도 한국의 사정에 맞게 변화돼 스페인판 원작을 본 시청자들도 새롭게 몰입할 수 있다. 또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몇 개의 사건들도 속도가 더해지고 합리적으로 바뀌어 긴장감을 꾸준히 유치한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만큼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스페인판과는 다른 상황을 유도해내기도 한다.

해외 드라마의 경우 국내에서도 팬들이 많지만, 인물에게 온전히 몰입해서 보기는 어렵다. 여기에는 인종이 다르다는 사실이 어쩔 수 없는 영향을 준다. 한국판 '종이의 집'은 이 같은 문제로부터 자유롭다.

똑같은 베를린이 나와도 한국판 베를린이 더 악랄해 보이고 똑같은 조폐국장도 한국판의 조폐국장이 더 비호감이다. 똑같은 멜로가 나와도 한국판이 더 애절하고 애틋하다. 스페인판도 나름의 매력이 충분하지만, 한국 시청자들은 한국판을 더 몰입하고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액션 시퀀스의 촬영도 훌륭하다. 한국판 '종이의 집'은 드론샷을 적극 활용해 액션에 긴장감을 더한다. 또 근미래 디스토피아 배경을 연출하기 위해 낯선 장소를 찾아가 낯설게 찍은 장면들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한국판 '종이의 집'은 한국영화에서 익숙하게 봐왔던 팀플레이 케이퍼 무비처럼 시작하지만 이내 '종이의 집' 특유의 긴장을 유지한다. 게다가 스페인판과 다른 부분도 꽤 있어서 이후 전개가 어떻게 될지 집중하며 보게 만든다.

무덥고 습한 이번 주말에 밖에 나가기 귀찮고 에어컨 바람 나오는 집에서 쉬고 싶다면 넷플릭스의 한국판 '종이의 집'과 함께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