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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 트위치 '화질 제한' 틈타 반격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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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 트위치 '화질 제한' 틈타 반격 나선다

'LOL 월드 챔피언십' 시청자 트위치서 아프리카로 대거 이동
'버튜버'도 집단 이주…아프리카 공식 '버추얼 아이돌' 나오나

트위치(왼쪽)과 아프리카TV 로고.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트위치(왼쪽)과 아프리카TV 로고. 사진=각사
세계 최대 개인방송 플랫폼 트위치가 한국 서버에 한해 화질을 제한하는 정책을 실행했다. 이에 국산 1인 미디어 플랫폼 아프리카TV가 스트리머·시청자 확보에 나섰다.

트위치는 지난달 29일 한국 내 라이브 방송 채널의 화질을 하루 뒤인 30일부터 최대 1080p(픽셀)에서 720p로 제한한다고 선언했다. 서비스 운영비용 증가를 이유로 내세웠으며 기한은 명시되지 않았다.
이번 정책의 근본적 원인은 복잡하다. 최근 이어진 글로벌 콘텐츠 업체와 국내 통신3사(SKT·KT·LG U+) 등 인터넷 서비스 제공 기업간의 '망 사용료' 갈등에 따른 선택이라는 지적과 트위치의 모회사 아마존이 주류 플랫폼이 되기 위한 '공격적 확장'에서 '수익성 개선'으로 정책 기조를 바꿨다는 해석이 공존한다.

다만 화질 저하라는 중요한 정책을 불과 하루 전에 발표했다는 점은 상당수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특히 정책이 실시된 당일 오전 5시(한국 시각 기준) 막을 연 세계적 e스포츠 대회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이른바 '롤드컵'에서 시청자 이탈이 클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유럽의 개인방송 플랫폼 시청률 통계 사이트 'e스포츠 차트'에 따르면 지난 5월 열린 LOL 국제 대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 인터넷 미디어로 이를 시청한 한국 시청자는 총 33만7064명(네이버TV 제외)이었다. 트위치 시청자는 24만3806명(72.4%, 이하 점유율), 아프리카TV는 9만3258명(27.6%)이었다.

한편 지난 10일 오전 11시 경, 롤드컵에서 한국의 DRX가 중국의 탑 e스포츠를 상대로 승리한 시점에 집계한 시청자 수는 트위치 12만6439명(42.8%), 아프리카TV 10만207명(33.9%), 네이버TV가 6만9017명(23.3%) 이었다.

올해 MSI 기준 아프리카TV의 시청자 수는 트위치 시청자 수 대비 약 1/3 수준인 38.2%로 집계됐다. 5개월이 지나고 트위치가 화질 저하 정책을 내놓은 이후 열린 이번 롤드컵에선 이 비율이 79.2%로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10월 10일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경기에서 DRX가 탑 e스포츠의 넥서스를 파괴하고 있다. 사진=아프리카 LOL e스포츠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10월 10일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경기에서 DRX가 탑 e스포츠의 넥서스를 파괴하고 있다. 사진=아프리카 LOL e스포츠 채널

트위치의 이번 화질 저하 정책은 스트리머들의 이탈로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례는 최근 '메타버스' 키워드의 한 갈래로 주목 받는 버추얼 유튜버로 이는 실제 인간이 모션 캡처 등 가상·증강현실(VR·AR) 기술을 활용, 특정 아바타를 내세워 개인 방송 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서브컬처 전문 유튜버 제스처는 최근 "트위치 시청자 20명 유튜버가 아프리카에선 5000명 대기업?"이란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의 주인공은 지난 2017년 데뷔, 지난해 초 가상 아바타를 활용하기 시작한 '최은뽀'였다.

최은뽀 외에도 트위치에서 방송하던 버추얼 유튜버들이 아프리카TV에 채널을 개설, 1000명 이상의 동시 시청자를 모집한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이들 중에는 성우 출신 방송인 서유리가 이끄는 '로나 유니버스' 멤버들도 있었다.

유튜버 제스처는 "그간 시청자들 사이에서 아프리카TV는 서브컬처에 배타적일 것이란 인상이 있었으나 이를 깨트린 사례가 나왔다"며 "이제 아프리카TV는 국내 버추얼 유튜버들에게 기회의 땅이 됐다"고 평했다.

이는 버추얼 유튜버를 '브이튜버(V-tuber)'라는 별개 방송 장르로 분리하는 한편, 미국 최대 시리얼 업체 켈로그와 협력해 마스코트 '호랑이 토니(Tony the Tiger)'를 버추얼 유튜버로 데뷔시키는 등 적극 지원해온 트위치로선 결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아프리카TV 가상 아이돌 프로젝트 '우가돌(우리가 아이돌)' 안내 이미지. 사진=BJ타요 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아프리카TV 가상 아이돌 프로젝트 '우가돌(우리가 아이돌)' 안내 이미지. 사진=BJ타요 유튜브

아프리카TV는 스트리머 유치 정책을 통해 시청자 유입 확대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이달 7일, 공식 모바일 앱에 고품질 화질로 스포츠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스코어보드' 기능을 추가했다.

'하스스톤' 게이머 출신 BJ '타요' 안창현은 지난 3일 아프리카TV 첫 버추얼 아이돌 프로젝트 '우가돌(우리가 아이돌)'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 트위치를 중심으로 활동 중인 6인조 걸그룹 '이세계 아이돌' 등과 유사하게 버추얼 유튜버로 이뤄진 5인조 아이돌 그룹 론칭이 목표다.

BJ 타요는 "아프리카TV 본사 임원진에서 작사·작곡·음원 유통 등 분야서 적극 지원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우가돌'은 라이브 방송을 통한 공개 면접과 서바이벌 프로그램 등을 거쳐 올 크리스마스(12월 25일) 데뷔하는 것이 목표다.

아프리카TV 측은 "우가돌 프로젝트를 돕는 것은 지난 2017년 6월 '콘텐츠지원센터'를 개국한 이래 지속됐던 크리에이터 지원 정책의 일환"이라며 "앞으로도 크리에이터들이 창의적으로, 보다 다양한 콘텐츠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