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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계정공유 요금 공식화…국내 OTT 영향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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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계정공유 요금 공식화…국내 OTT 영향 희박

주주 서한 통해 1분기 말 확대 선언…1인당 3달러 내외
국내 업계 도입 가능성 낮아…장기적 반사이익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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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계정공유 유료화를 공식화하면서 OTT 업계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OTT업계에도 계정공유 유료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 20일(현지 시간) 2022년 실적 발표 후 공개한 주주 서한을 통해 "1분기 말에 계정공유 유료화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남미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계정공유 요금제를 도입해왔다. 공유 요금제 가격은 1인당 2.99달러로 글로벌로 확대할 경우 약 3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계정공유에 대해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았고 오히려 계정공유를 권장해왔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7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밀번호 공유는 사랑(Love is sharing a password)"이라고 말할 정도로 계정공유를 권장했다.

그러나 미국을 중심으로 OTT 업체가 우후죽순처럼 등장한데다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이 거세지면서 가입자 증가세가 정체기를 맞았다. 지난해 말 선보인 광고요금제 영향으로 가입자 수가 깜짝 증가세를 보이긴 했지만 이 역시 디즈니플러스가 따라 하면서 확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광고요금제가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해졌다.

그동안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성장동력으로 삼았지만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나 애플TV플러스, 디즈니플러스, HBO맥스 등 경쟁사들 역시 거대 자본이 투입된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경쟁이 거세졌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는 콘텐츠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계정공유 요금제를 도입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넷플릭스가 계정공유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국내 OTT업계 도입이 가능한지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업계는 당장 계정공유 요금제를 도입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OTT업계 관계자는 "계정공유 요금제는 성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을 때 도입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보인다"며 "해외 진출과 함께 미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아직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국내 OTT의 계정공유 요금제 도입은 자칫 역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내 OTT는 광고요금제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광고요금제를 도입할 만큼 국내 OTT가 광고 플랫폼으로서 매력적이지 않아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는 게 업계 반응이었다.

한편 계정공유 요금제 도입 이후 국내에서는 넷플릭스 구독을 취소하겠다는 반응이 이어지면서 국내 OTT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넷플릭스가 '더 글로리'나 '웬즈데이' 등 매력적인 콘텐츠를 내놓으면서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콘텐츠를 통한 유입은 장기적인 성장동력이 되지 못한다"며 "결국 지속적으로 볼만한 콘텐츠를 제작하지 못한다면 계정공유 요금제 영향으로 가입자 이탈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본인 명의 넷플릭스 구독자 120명 중 '계정공유에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면 구독을 취소하겠다'고 답한 사람은 42.5%, '추가 비용을 내겠다'고 답한 구독자는 24.2%로 나타났다.

넷플릭스 측 역시 남미지역 시범 도입을 통해 일시적인 구독자 감소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넷플릭스는 주주 서한에서 "계정공유 유료화 시 일부 가입자는 구독을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넷플릭스는 이에 대해 "이미 계정을 빌린 가구가 자체적으로 계정을 만드는 등 계정 수가 늘어나 전체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