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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신작인데…다음 카페보다 네이버 카페가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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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신작인데…다음 카페보다 네이버 카페가 붐빈다

네이버 카페 월간 이용자 수, 다음 카페의 3배 이상
이용자 편의성 좋지만…게임사들 오히려 '탈 네이버'
사진=판교테크노밸리 공식 사이트, 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사진=판교테크노밸리 공식 사이트, 각 사
"다음(카카오)카페는 네이버 카페에 비해 사용하기 불편한 면이 있다. 네이버에 공식 카페를 열었다면 신규 이용자 유입에 더 도움이 됐을 것이다." 한 네티즌이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출시한 신작 공식 카페에 남긴 게시물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올 1월 서브컬처 수집형 게임 '에버소울', 3월 MMORPG '아키에이지 워'를 출시했다. 두 게임의 공식 다음 카페 가입자 수는 24일 기준 각각 3만1717명, 3만7889명이다. 반면 네이버 팬 카페의 가입자 수는 각각 8만7652명, 9만9521명으로 두 곳 모두 2배를 넘긴다.

이러한 이용자 차이는 양 포털의 이용자 저변 차이에서 오는 것으로 짐작된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 1월 양대 앱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 기준 네이버 포털 이용자는 4291만명으로 다음 포털 814만명의 5배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카페로 한정한 이용자 수 역시 네이버가 963만명, 다음이 277만명으로 3배 이상 차이 난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메신저 시장에서 카카오톡의 압도적 점유율로 신작 출시 전후 마케팅 시점에는 높은 주목도를 보이지만 이것이 포털·카페 이용률로는 이어지지 않는 것 같다"고 평했다. 앞선 통계에서 카카오톡 국내 이용자 수는 4790만명으로 네이버 라인의 213만명 대비 20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사진=아키에이지 워 다음 공식 카페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아키에이지 워 다음 공식 카페 캡처

신작 외 카카오게임즈 다른 게임들을 살펴보면, 출시 1년을 넘긴 게임들의 경우 오히려 공식 카페 가입자 수가 네이버 카페보다 많다. 이는 이용자 수가 하향안정화되는 과정에서 상당수 이용자들이 공식 카페는 탈퇴하지 않고 팬 카페만 탈퇴함에 따라 일어나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일례로 2022년 6월 출시된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는 다음 공식 카페 가입자 수가 3만9258명, 네이버 카페는 2만9289명이다. 2021년 6월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공식 카페 회원 21만5055명, 네이버 카페 중 가장 가입자 수가 많은 곳이 6550명으로 3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포털의 지위를 생각해보면 네이버 카페는 다음 카페보단 '디씨인사이드'의 갤러리 등 전문 포털과 비교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평했다.

웹사이트 통계 플랫폼 시밀러웹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디씨인사이드는 한국 국내 트래픽(데이터 전송량) 순위 4위를 기록했다. 1위 네이버는 물론 유튜브·구글 등에 비하면 낮지만 5위 다음보단 높은 순위였다.

시밀러웹에서 집계한 2023년 3월 기준 웹사이트 별 국내 데이터 전송량(트래픽) 순위. 사진=시밀러웹이미지 확대보기
시밀러웹에서 집계한 2023년 3월 기준 웹사이트 별 국내 데이터 전송량(트래픽) 순위. 사진=시밀러웹

네이버 팬카페는 광고 등 마케팅에도 종종 활용되는 만큼 가입자 수에 왜곡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에버소울' 공식 카페에서 한 네티즌은 "에버소울 네이버 카페는 다른 용도로 쓰던 카페를 에버소울 공식 카페로 전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입자 수가 많은 네이버 카페나 블로그의 경우, 브로커를 통해 거래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네이버도 2016년부터 카페 매니저 위임 시 카페명·주제 등을 변경하는 행위를 3개월 간 제한하는 등 조치를 취해왔으나, 중고 거래 사이트 등에는 최근까지도 카페 판매, 구매 관련 게시물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상당수 공식 네이버 카페 대신 자체 게임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문제 외에도 네이버가 2019년 1월 1일 실시한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짐작된다. 당시 네이버는 월 최대 600만원대 B2B(기업 간 비즈니스) 광고 상품을 구매하지 않을 시 공식 인증 마크를 제거할 수 있다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넷마블·엔씨소프트(NC)·넥슨 등 게임업계 3N 중 넷마블과 NC는 2019년부터 공식 카페를 설립하지 않았다. 스마일게이트의 '스토브'와 같이 자체적인 게임 커뮤니티를 꾸리려는 시도도 있다. 이렇다보니 국내 게임사보단 오히려 중국을 위시한 해외 게임사들이 더욱 네이버 카페에 집중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네이버 카페가 공식 제공하는 순위를 살펴보면 24일 기준 게임 분야 상위 100개 카페 중 이용자가 최근 급상승하는 공식 카페 다섯 곳은 순서대로 △호요버스 '원신' △넷이즈 '제5인격'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킹덤' △뉴버스 '프로젝트 세카이 컬러풀 스테이지' △하비 '탕탕특공대'로 이중 국산 게임은 쿠키런: 킹덤 뿐이다.

이에 대해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회원 계정과의 연동으로 게임과 커뮤니티가 일원화돼 운영하는 입장에선 훨씬 편리하다"면서도 "게임사 자체 커뮤니티는 이용자 접근성, 확장성 면에서 불리한 면이 있는 만큼 팬 카페를 위시한 이용자 커뮤니티와 어떻게 접촉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