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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라 부르고 응원했는데…돌아온 것은 '손 마사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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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라 부르고 응원했는데…돌아온 것은 '손 마사요시'

재일교포 3세 성공신화 손정의, 한국인에 친숙
하지만 日 정부와 함께 '라인야후' 강탈 의혹
라인야후 지분율 50 : 50도 '노림수' 해석
"손정의는 일본 이익만 좇아…손 마사요시라 불러야"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연합뉴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재일교포 중 상업적으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인물로, '자랑스러운 재일교포 3세'로 세간에 알려졌다. 하지만 그런 우리나라 사람들의 관심과는 반대로 손 회장은 일본 정부와 합심해 라인의 경영권을 탈취하려 한다. 이에 배신감을 느낀 이들은 '손정의'가 아니라 '손 마사요시'라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손 회장은 지난 3~4월 전후로 자민당의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경제안전보장추진본부장을 만났다. 그 시기는 절묘하게도 총무성이 행정지도를 두 차례 내린 시기다.

일본의 행정지도는 법적 강제성이 없지만 일본 기업 중 그 어느 곳도 정부의 행정지도에 불복하거나 반발한 사례가 없다. 특히 통신이나 금융 등 정부의 규제에 민감한 부문일수록 정부의 행정지도는 따를 수밖에 없다.

당시 총무성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행정지도 처분을 내렸고 그 시기에 아마리 본부장은 손 회장에게 일본의 IT 인프라 전반을 모두 일본에서 이뤄지게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라인야후 지분 정리에 대한 일본 정부의 압박 강도가 거세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국내 업계 관계자들도 이번 라인야후 사태는 손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무리한 행정지도가 애초에 '의도된 것'이라면 과거 '라인야후'의 출범 배경도 모두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지난 2019년 11월, 네이버에 동맹을 맺자고 먼저 요청했다. 당시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은 라인페이-페이페이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관계였으나 서로 소모전을 벌이지 말고 힘을 합쳐 구글과 페이스북 등과 경쟁할 수 있는 거대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뜻을 모았다.

하지만 그 동맹은 2년 6개월 만에 잡음을 내기 시작했다. 손 회장은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일본 합작사 Z홀딩스(Z Holdings) 자회사 '야후재팬'과 '라인(LINE)'을 합병, '라인야후'로 통합했는데 지분율을 50 : 50으로 한 뒤 일본 정부와 합심해 경영진과 이사들을 일본인들로 채웠고 네이버에 지분 매각을 압박하고 있다. 협상력이 약해진 네이버는 라인의 경영권 뿐만 아니라 ICT 기술까지도 빼앗길 위기에 내몰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재일교포 3세 신화의 손정의에 대한 세간의 불만도 더욱 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 정부를 속인 유승준이 더 이상 유승준이 아닌 스티브 유인 것처럼, 손정의도 일본의 이익을 추구하는 만큼 더 이상 손정의가 아니다. 손 마사요시라 부르는 것이 온당하다"고 말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