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중독센터, 게임 질병으로 규정
정작 홈페이지는 게임 기술로 개발
게임 업계인 비판 잇따르자 조용히 삭제
정작 홈페이지는 게임 기술로 개발
게임 업계인 비판 잇따르자 조용히 삭제

게임을 4대 중독 물질로 보고 예방해야 된다는 취지의 공모전을 개최해 논란을 일으킨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이하 성남중독센터)가 정작 공식 홈페이지에선 게임 개발 기술을 활용한 메타버스를 전면에 내건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오후 4시 기준 성남중독센터의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홈페이지와 더불어 공식 메타버스 접속 링크를 안내한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으로 접속해도 마찬가지로 '성남중독센터 메타버스'를 별도 팝업하는 것은 물론 홈페이지 최상단 파노라마 탭에도 해당 메타버스 접속 링크 이미지를 1면에 내걸었다.
해당 메타버스는 2D 도트그래픽 메타버스 '젭(ZEP)'으로 확인됐다. 동명의 메타버스를 개발, 운영하는 젭은 '바람의 나라 연'으로 유명한 게임 개발사 슈퍼캣과 '제페토' 네이버제트의 합작 법인이다.
성남중독센터에선 최근 해당 기관이 주관하는 '2025 영상·숏폼·CM송 AI 공모전' 포스터를 공개했다. 공모 주제로 알코올·약물·도박·인터넷게임을 '4대 중독'으로 묶어 이를 예방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과거 카카오·카카오게임즈 대표를 지냈던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과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은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 부위원장을 맡았던 김정태 동양대학교 교수, 게임 전문 유튜브 채널 'G식백과' 운영자 김성회 씨 등 업계인들은 15일부터 이를 비판하는 공식 입장을 쏟아냈다.
이에 성남시와 센터 측은 17일 해당 포스터에서 '인터넷게임' 부분을 '인터넷'으로 수정했으나 별도의 공식적인 해명이나 입장 발표가 없어 '1회성 면피'라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게임이용자협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또한 공식 홈페이지에서 알코올·마약·도박·인터넷 게임을 중독 관리 대상으로 표기하고 있다. 성남시 외에도 인천 동구·계양구와 파주시, 김해시, 부산 사상구 등 국내 각지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들도 마찬가지로 인터넷 게임을 중독 관리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와 한국e스포츠협회 등 게임 유관 8개 협회와 단체는 18일 "게임 산업을 질병화하려는 성남시와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 재발 방지에 대한 약속과 공개적인 사과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