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LGU+, 국산 LLM+인프라 자립
KT, MS 협업 ‘혼합형’ 한국형 AI
하수석 ‘육수론’ 비유…주권 갈림길
기술 완전 자립 vs 실용주의 공방
KT, MS 협업 ‘혼합형’ 한국형 AI
하수석 ‘육수론’ 비유…주권 갈림길
기술 완전 자립 vs 실용주의 공방

핵심 쟁점은 소버린 AI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은 "거대언어모델(LLM)은 멸치·야채 육수와 같다"며 "모든 식당이 육수를 끓일 필요는 없고, 각자가 좋은 육수를 써서 특색 있는 요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가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육수)을 오픈소스로 제공하고, 민간은 이를 바탕으로 각자 특화된 AI(요리)를 개발하는 생태계를 지향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설명이다.
이 비유를 적용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육수를 직접 끓이는 전략을 택한 업체다.
LG유플러스는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모델 '엑사원 2.0'을 기반으로, 자체 소형 LLM '익시젠'을 개발해 통화 AI 플랫폼 '익시오(ixi-O)'에 적용했다. '익시오'는 온디바이스 방식의 '안티 딥보이스' 기술을 상용화하고 보이스피싱 탐지 등 실생활 보안 서비스를 통해 기술 자립성 확보와 일상 실효성을 추구하고 있다.
반면 KT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와 5년간 4억5000만 달러(약 61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GPT-4o 기반 '한국형 AI'와 소버린 클라우드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다. 물론 자체 LLM인 '믿음(MI:DM)'도 병행해 정부의 AI 파운데이션 모델 과제에 참여하고 있으나, SK텔레콤·LG유플러스와 같이 '완전 자립형' 경로는 고수하지 않는다.
KT는 기술 주권에 대한 유연한 해석을 내세운다. KT 관계자는 하 수석의 '육수론'에 대해 언급하며 "자체 육수를 끓이든 해외 MSG를 쓰든, 맛있는 한식을 만들면 되는 것"이라며 "우리는 필요한 부분은 직접 만들고 부족한 부분은 잘 만든 재료로 보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믿음'은 적용 가능한 분야를 찾고 있고, 부족한 영역은 MS와 협력해 보완하고 있다"며 "이는 (소버린 AI) 포기가 아니라 역할 분담"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KT의 이 같은 전략에 대해 비판적 시선도 존재한다. ICT 업계 한 관계자는 "KT는 사실상 MS의 국내 유통 채널 역할에 그친다"며 "정부가 강조하는 기술 주권이나 데이터 자립 측면에서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에 비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