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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폐지 첫 주, 통신 3사 "혜택 체감 적어"…보조금 경쟁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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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폐지 첫 주, 통신 3사 "혜택 체감 적어"…보조금 경쟁 잠잠

폐지 후 첫 주 번호이동 약 11만 건…첫날 반짝 후 감소
SKT만 가입자 소폭 늘어…KT·LGU+정체
대리점 "혜택 늘었지만 기대치 높아 체감 적다"
성지·정보력 차 여전…정보 취약계층 피해 우려


단통법 폐지 첫 주,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종로·연신내 일대 이동통신 3사 대리점 현장이 예상보다 한산했다. 사진은 이동통신 3사의 본사 건물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단통법 폐지 첫 주,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종로·연신내 일대 이동통신 3사 대리점 현장이 예상보다 한산했다. 사진은 이동통신 3사의 본사 건물 모습. 사진=연합뉴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폐지된 후 일주일여가 지난달 30일,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종로·연신내 일대 이동통신 3사 대리점 현장은 예상보다 한산했다. 대규모 보조금 확대와 가격 인하를 기대한 소비자들의 문의가 있었으나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문 모습이었다.

서울 은평구 연신내 통신사 복합매장의 한 직원은 "3사 모두 보조금을 늘리긴 했지만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과거 '성지급' 할인 수준과는 괴리가 있다"면서 "단통법 폐지 후 변화가 크게 체감되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통 3사 중에는 보안 이슈로 가입자를 잃었던 SKT가 가장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단통법이 폐지된 지난달 22일부터 일주일간 이동통신 3사 간 번호이동 건수(알뜰폰 제외)는 총 11만3629건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각종 개통 혜택을 광고하고 있는 연신내 휴대폰 대리점의 모습. 사진=김지유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단통법이 폐지된 지난달 22일부터 일주일간 이동통신 3사 간 번호이동 건수(알뜰폰 제외)는 총 11만3629건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각종 개통 혜택을 광고하고 있는 연신내 휴대폰 대리점의 모습. 사진=김지유 기자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단통법이 폐지된 지난달 22일부터 일주일간 이통 3사 간 번호이동 건수(알뜰폰 제외)는 총 11만3629건으로 집계됐다. 폐지 첫날에는 3만5000건을 넘기며 상승했지만 이후 하루 평균 1만 건대로 떨어졌다.

이 기간 SK텔레콤(SKT)만 가입자 수가 소폭 늘었다. KT와 LG유플러스(LGU+)는 정체 상태였다.

종로의 한 SKT 대리점 관계자는 "리스크 회복을 위해 이달 안에만 제공되는 단기 혜택이 많지만 이익을 고려해야 하니 다음 달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장담하긴 어렵다"면서 "혜택 자체는 늘었지만 소비자의 기대 수준이 워낙 높아 반응이 잠잠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 3사의 보조금 지원 규모가 확대됐지만, 소비자 기대치가 높아 현장 반응은 미미한 상황이다. 사진은 서울 종로에 위치한 KT 대리점 전경. 사진=김지유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이동통신 3사의 보조금 지원 규모가 확대됐지만, 소비자 기대치가 높아 현장 반응은 미미한 상황이다. 사진은 서울 종로에 위치한 KT 대리점 전경. 사진=김지유 기자

KT·LGU+ 대리점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종로3가의 한 대리점 직원은 "아직 3사 모두 상황을 보며 움직이는 눈치 싸움 중이라서 과거처럼 과감한 할인을 쉽게 보기는 어렵다"면서 "최근에 고객이 늘었다기보다는 단통법 폐지 자체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아 관련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법 폐지에 대한 이해도가 엇갈린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는 "법안 폐지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매장을 찾거나 과거 '성지급' 수준의 보조금을 기대했다가 실제 조건을 듣고 실망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일부 어르신이나 휴대폰 구매 경험이 적은 비숙련 소비자들은 정보 부족으로 혼란을 겪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휴대폰 대리점을 찾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법 폐지에 대한 이해도가 엇갈려 고령층이나 휴대폰 구매 경험이 적은 비숙련 소비자들은 정보 부족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1가의 LG유플러스 대리점 전경. 사진=김지유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휴대폰 대리점을 찾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법 폐지에 대한 이해도가 엇갈려 고령층이나 휴대폰 구매 경험이 적은 비숙련 소비자들은 정보 부족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1가의 LG유플러스 대리점 전경. 사진=김지유 기자


이른바 '휴대폰 성지'로 불리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개별 판매점에서는 여전히 고액 지원금이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관련 카페 가입이나 오픈채팅방 참여 등 정보 접근에 진입장벽이 존재해 일반 소비자, 특히 고령층과 비숙련층은 시장 흐름을 따라잡기 어려운 상태다.

업계는 단통법 폐지 효과가 오는 9월 이후 한 단계 더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 아이폰17 시리즈 출시 시점에 통신 3사가 가입자 확보를 위해 보조금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아직 피부에 와닿을 정도의 변화는 없다"면서 "해킹 문제로 많은 고객들이 이탈한 SKT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경우 KT나 LG유플러스가 대응 차원에서 마케팅을 강화한다면 변화가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