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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美코닝, '전략적' 주식양수도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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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美코닝, '전략적' 주식양수도 계약

삼성디스플레이가 코닝 지분 취득해 1대 주주로

[글로벌이코노믹=김종길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코닝과 합작해 설립한 삼성코닝정밀소재의 경영권을 미국 코닝 본사에 넘기고 대신 23억달러를 투자해 코닝 지분 7.4%를 취득하는 전략적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23일(한국시간) 동시에 이같은 포괄적 사업협력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42.6%, 19억달러 어치)을 코닝이 전량 인수하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코닝의 전환우선주 7.4%를 인수하는 내용이다. 이번 계약은 양사가 우선 주식을 양수도한 뒤 내년 1월말까지 최종 대금을 지불하는 것으로 완결된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코닝정밀소재는 미국 코닝사가 단독 경영하게 되며 삼성디스플레이는 23억 달러를 들여 코인의 전환우선주 7.4%를 취득하게 된다. 7.4%를 보통주로 전환해 1대주주가 되더라도 현 1대 주주인 코닝 사모펀드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2018년 이전까지는 이사회 등에 참여하거나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단서조항이 달려 있다. 또 향후 20년 동안은 삼성이 코닝의 지분 9% 이상을 확보하지는 못한다는 조건도 존재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코닝의 이번 계약은 디스플레이 산업의 흐름과 관련이 있다. 무엇보다 최근 LCD산업이 침체를 겪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코닝정밀소재는 삼성디스플레이에 LCD용 유리기판을 공급하고 있는 회사로 영업이익률이 최근 5년간 40%대 후반을 유지해온 우량회사다. 하지만 최근 LCD산업 전체가 침체하면서 2012년 매출액(3조2452억원)이 전년(4조6130억원) 대비 1조4천억원 가량이 줄어드는 등 불황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영업이익 역시 1조원 이상 줄었다.

따라서 삼성은 기존 LCD의 경우 코닝으로부터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구조로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으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도 “이번 계약으로 인해 그동안은 삼성코닝정밀소재를 통한 LCD 유리기판에 한정됐던 양사의 협력관계가 코닝의 강화유리 분야와 굴절성 유리, 케이블용 광섬유, 세라믹 등으로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코닝의 독보적 기술들, 예를 들면 삼성 휴대폰의 커버글래스인 강화유리 기술 등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양측 모두에게 '윈-윈'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현재의 LCD 유리기판 공급이 장기로 돼 있는만큼 공급에는 차질을 빚지 않으면서 현금성 자산을 통한 거래를 통해 부담없이 사업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코닝 역시 주요 거래선인 삼성과 차액거래를 하면서도 경영권은 침해받지 않는 호조건의 거래였다. 삼성 입장에서는 코닝과의 협력을 지속하면서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경영권 부분에서는 크게 욕심을 부리지 않았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삼성은 코닝 전환우선주 7.4%를 확보하는데 드는 23억달러와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하게 되는 19억달러와의 차액 4억달러는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 청산 과정에서의 현금과 일부 비유형자산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