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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류 삼성전자의 2류같은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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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류 삼성전자의 2류같은 실수

[기자수첩] 佛 유통파트너 社名 '외래어표기법' 틀려

[글로벌이코노믹=김종길기자] 일류기업 삼성전자가 최근 보도자료를 내면서 파트너사의 이름을 국립국어원의 외래어표기법 규정에 어긋나게 표기하는, ‘작은’ 실수를 저질렀다.

삼성전자는 24일 ‘프랑스 최대 유통사 다띠(Darty)와 손잡고 프랑스 파리에 디지털 IT 기술이 적용된 프리미엄 가전 매장을 최초로 선보였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Darty는 프랑스 파리에만 무려 100여개의 매장을 가진 대형 가전 전문 브랜드의 이름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하이마트 같은 곳으로, 견줄 대상이 없는 자타 공인 프랑스 최대 유통업체이다. 삼성전자의 위상에 걸맞는 대형 파트너인 셈이다. 하지만 보도자료에 묘사된, 프랑스 파리에서 삼성전자와 프리미엄 디지털 매장 협력을 맺었다는 그 회사는 결코 ‘다띠’가 아니다.

국립국어원에 확인한 결과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중국어, 베트남어, 일본어의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모든 외래어 발음은 ‘띠’라는 경음(硬音)으로 표기할 수 없다. 그러니 ‘다티’ 혹은 ‘다르티’가 맞을 것이다. (*이 부분은 국립국어원의 최종 판단이 필요하다)

혹자는 뭐 그런 소소한 일로 트집을 잡느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그만큼 열심히 뛰고 있는 게 중요하지 그런 표기법 하나가 뭐가 중요하겠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정말 작은 일일까? 세계 속으로 속속 뻗어나가는 글로벌기업 삼성전자의 눈부신 활약과 그에 걸맞는 성과들은 항상 국민들을 기쁘게 한다.

지난 3분기 매출액 59조원에 영업이익 10조1000억원을 달성한, 1시간에 45억원씩을 벌었다는 자랑스러운 우리 기업이다. 하지만 높아진 위상만큼 감시와 견제, 혹은 질시의 시선이 많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삼성공화국’이라는 단어가 갖는 비판적 의미를 누구보다도 삼성 임직원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글날이 바로 엊그제였다. 일류기업 삼성전자가 왜 파트너사의 한글표기법이 제대로 됐는지조차 검토하지 않았는지 삼성전자를 사랑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아쉬움이 크다. 국민들은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일류기업의 위상에 걸맞게 행동하는 그런 삼성전자를 바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