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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서울 지하철 노조 파업철회, 결국 임금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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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서울 지하철 노조 파업철회, 결국 임금 때문인가?

▲건설부동산부김정일기자
▲건설부동산부김정일기자
[글로벌이코노믹=김정일 기자]타이밍은 절묘했고 결국 서울 지하철 노조의 ‘신의 한수’ 였다.

지난 17일 밤 서울지하철 노사는 총파업을 10시간여 남겨둔 채 2013년 임단협을 마무리 지었다. 이를 통해 우려했던 18일 출근길 교통대란은 피할 수 있었으니 생계가 달려있는 시민들 입장에서는 안도의 한숨이 지었을 법 하다.
하지만 이번 서울 지하철 노사의 갈등이 비단 어제 오늘일 이었을까?

양측은 최근 5개월 동안 18회의 협상테이블을 꾸려 ▲퇴직금 삭감에 따른 보상 ▲정년연장 합의 이행 ▲승진적체 해소 등 크게 3가지 임단협안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서울 지하철 노조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퇴직금 삭감의 경우에는 개인별로 최대 수천만원의 손해가 예상된데다 특히 40~50대 비중이 많은 서울메트로 직원들은 정년연장이 되지 않으면 당장 내년도 퇴사해야할 조합원이 적지 않았다. 승진적체 문제는 근 10여년 동안 노사간 이견이 계속됐던 지루한 싸움이였다.

이에 서울지하철노조는 철도노조의 총파업으로 모든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시기에 전격적으로 지난 9일 파업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파업에 동참을 알리면서 코레일에 철도 민영화 추진 반대를 위한 총 파업 투쟁에 함께 할 것이라는 타이틀을 내 걸었다. 서울 지하철 노조 역시 철도 민영화 반대를 위한 타이틀을 걸고 등장한 것이다.

명분은 좋아 보였다. 하지만 분명 철도노조와 지하철 노조는 별개의 노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도 민영화 반대에 동참을 했을 당시에도 철도노조의 파업은 정당성이 의심 될 수밖에 없었다. 또 이번에 타결된 퇴직금 누진제 폐지에 따른 50% 보상과 정년연장과 같은 경우에는 지하철 파업을 불사할 정도로 그 사안의 중요성이 있는지 의심된다. 특히 퇴직금 누진제와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폐지를 하는 실정인데도 유독 직원들의 연령이 높은 서울메트로만 무리 하게 요구 하고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철도 민영화 반대 동참을 이유로 파업 참여를 알린 서울 지하철 노조는 노사합의를 통한 극적 타결로 실리를 챙기고 이번 파업에서는 발을 뺄 심산으로 보인다. 철도 민영화 반대를 빌미로 시민들의 발을 담보해 서울 지하철 노조가 그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신의 한수를 펼친 것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역대 철도 최장기 파업으로 치닫고 있는 철도 민영화 관련 총파업도 자칫 그 의미가 변질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서울시의 입장에서도 잃을 것은 없어 보인다. 극단적인 교통대란을 막아 시민들의 지지를 얻었고 파업철회를 통해 노사와의 훈훈한 신뢰를 쌓는 모습을 보였으니 그야말로 일거양득(一擧兩得)의 효과를 누렸다.
좌제자상 좌투자상(佐祭者嘗 佐鬪者傷)’ 좋은 일을 거들면 복을 얻고, 나쁜 일을 거들면 해를 입는 다는 옛말이 있다. 하지만 요즘은 좋은 일을 거들면 그저 그렇고 나쁜 일을 거들면 더러 복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서울 지하철 노조 파업 철회는 앞으로도 국민들의 편의를 빌미로 한 노사 문제 협약에 있어 중요한 선례로 남을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국민들을 담보로 한 치킨게임은 근절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