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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새 회장 권오준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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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새 회장 권오준은 누구

내로라하는 기술통이나 경영경험 없어
-‘정준양의 남자’라는 점이 부담될듯

[글로벌이코노믹=김종길기자] 포스코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권오준 포스코 사장(기술부문장)은 포스코 내에서도 내로라하는 '기술전문가'이다. 경영 경험 부족에 따른 일각의 우려에도 차기 회장에 그를 내정한 것도 기술 개발과 혁신으로 포스코에 활력을 불어넣으라는 뜻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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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내정자는 1950년 경북 영주 출신으로 서울사대부고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했다. 캐나다 윈저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피츠버그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입사한 이후 줄곧 기술연구의 길을 걸어왔다.

강재연구부 열연연구실장, 기획부장, 포스코 기술연구소 부소장 겸 자동차강재연구센터장, 포스코 기술연구소 EU사무소장 등을 맡았다. 지난 2007년부터는 포스코 기술연구소장을 맡았고 지난 2011년 정준양 회장 2기 출범과 함께 포스코 기술총괄장(부사장)을 맡았으며 2012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2012년 기술부문장(사장)을 맡은 이후에도 리튬 추출 기술 개발 등에 집중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100대 기업과 중소중견기업들의 CTO(최고기술책임자) 및 연구소장이 모인 산업기술혁신포럼의 초대 회장에 선임되기도 했다.

적어도 이력 상으로는 포스코가 글로벌 소재업체로 발돋움하는 데 적임자다. 다만 최근 포스코가 업황 부진과 고질적 공급과잉에 따른 영업이익 급감, 자회사 확대 등 방만경영에 대한 외부 질타, 여전한 박태준 전 회장의 잔상 등 녹록치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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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업황 침체로 지난해 3분기까지 분기 영업이익이 한 번도 1조원을 넘지 못했을 정도로 경영 상황이 악화된 상태다. 4분기 영업이익은 5천억원 대로 추정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기술개발과 소재발굴도 여전히 중요하겠지만 경영 혁신이나 글로벌 역량 강화 등 경영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측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해외자원개발, 외형 키우기로 대표되는 정준양式 경영이 포스코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권 내정자가 정준양 회장이 가장 신임하는, 소위 ‘정준양의 남자’로 알려진 점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또 포스코와 자주 비교되곤 하는 KT가 황창규라는 외부인물을 수혈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에서 권오준 내정자의 부담은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이었던 포스코는 2000년대 초에 민영화 됐지만 실질적 주인이 없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장도 바뀌어왔다. 물론 다른 기업과 달리 포스코의 내부 승진 전통을 인정하는 분위기여서 항상 내부에서 새 CEO가 나오곤 했다.

하지만 이같은 순혈주의가 오히려 포스코의 경쟁력 강화를 가로막는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이번 이사회 멤버로 구성된 승계카운슬이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외부 후보들을 골라냈지만 이사회의 압축 과정에서 대부분 탈락했다.

당초부터 외부인사 영입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본인 잘못이 아닐테지만 내정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철강업계의 리더이자 세계철강협회 회장사인 국민기업 포스코를 이끌어가야 할 내정자 앞에 너무도 무거운 짐들이 놓여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