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자석이 기차를 움직이네!…자기부상열차의 원리

글로벌이코노믹

자석이 기차를 움직이네!…자기부상열차의 원리

7월부터 인천국제공항~용유역 운행
[글로벌이코노믹=곽호성 기자] 오는 7월부터 자기부상열차가 상용화된다. 이 열차는 인천국제공항역에서 용유역까지 6.1km 구간을 달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산 자기부상열차의 상용화는 지난 1989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25년 만에 거둔 결실이다. 자기부상열차를 생산하는 회사는 현대로템이다. 현대로템은 철도차량, 탱크(군용 전차), 플랜트를 생산하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계열사다.

자석의 원리로 열차를 띄우고 움직이게 하다

자기 부상 열차의 기본 개념은 20C 초 미국의 고다드와 바첼렛이 처음 제시했다. 그렇지만 실제 개발은 1969년 독일에서 시작됐고 뒤이어 일본과 한국이 개발에 나섰다. 독일 트랜스래피드사가 중국 상하이 푸동공항에 시범선을 운행 중인데 약 30 거리를 720초에 주파한다.
자기부상열차의 원리는 간단하다. 자석의 N극과 N극을 붙이거나 S극과 S극을 붙였을 때 서로 밀어내는 특징을 활용한 것이다. 열차 바퀴에 N, 선로에 N극을 달면 서로 밀어내는 힘이 생긴다. 보통 영구자석은 열차를 띄울 정도로 자력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전자석을 사용한다. 전자석이란 전류가 흐를 경우에만 자석이 되는 물질이다.

열차의 밑 부분이 N극이고 열차 아래의 선로도 N극이면 서로 밀어내기 때문에 열차가 뜬다. 레일과 차량의 부상간격은 간격감지센서와 제어기로 전자석에 보내는 전류의 양을 조절해 8로 유지하게 된다.

또 자기부상열차의 진행원리는 자기부상열차에 부착된 리니어 모터에 전기를 공급하면 레일과 모터 사이에서 유도기전력이 발생해 열차가 움직이는 것이다. 열차의 속도는 리니어 모터 입력 전기의 주파수를 변화시켜가며 조정하게 된다.

한국기계연구원 김봉섭 박사는 모터에 전기를 흘리면 모터가 자기력을 발생시키게 된다열차에는 리니어모터가 있는데 이를 고정자라고 보고, 선로에는 이동자가 있다고 본다면 열차의 리니어모터가 내는 자기력의 영향으로 열차와 선로가 서로 밀어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원리는 전기 모터의 원리와 같다. 이 자기부상열차 원리를 반도체, LCD,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라인에도 응용할 수 있다.

▲자기부상열차.현대로템=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자기부상열차.현대로템=제공


자기부상열차를 더 세분화하면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상전도흡인식, 두 번째는 초전도반발식, 세 번째는 인덕트랙식이다.

상전도 흡인식은 강자성체가 붙어있는 레일과 레일 밑에 장착된 전자석을 이용한다. 전자석에 전류를 흘려주면 전자석이 레일에 붙으려는 힘을 이용해 열차를 띄우는 것이다.

레일과 전자석 사이 부상높이를 뜻하는 공극(Air Gap)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전력의 공급을 활용한다. 전자석이 레일로 가까이 붙으면 전력을 낮춰 공극을 유지하고 멀리 떨어지면 전력을 높여 공극이 유지되도록 한다.

이 상전도 흡인식은 독일의 트랜스래피드와 시속 110급 한국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시속 100급 일본 중 저속형 자기부상열차인 리니모(Linimo)의 방식이다. 상전도 흡인식의 단점은 고전압제어기술과 고속응답 전자석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500㎞/h이상의 속도를 내기 어렵다.

초전도반발식은 자석으로 열차를 10cm 정도 위로 뜨게 하는 방식이다. 제어가 용이하고 고속을 내는 데도 좋다. 하지만 대량수송에는 불리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 일본의 JR 도카이 츄오 신칸센이 이 방식이며 2027년 개통 예정이다.

인덕트랙식은 특수 배열된(Halbach array) 영구자석이 와이어루프(동그란 전선고리) 위를 이동하면서 유도전류를 생성하고 그때 나타나는 자기장을 이용해 부상한다.

이 방식은 열차를 부상시키기 위해 처음부터 능동적으로 자기장을 형성하는 다른 방식들과 다르다. 열차가 먼저 이동을 시작하면 그 이동에 따라 자기장이 형성되어 열차를 띄우게 된다.

따라서 자기부상을 위한 전자기제어장치 등이 필요없다. 철도차량과 트랙만 있으면 되므로 시스템이 가장 간단하며 이론적으로는 안정성이나 비용 면에서 타 방식보다 유리하지만 아직은 시험중이다.

자기부상열차의 강점은 저소음, 무진동, 저비용
▲자기부상열차.한국기계연구원=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자기부상열차.한국기계연구원=제공


자기부상열차는 선로 접촉 없이 주행하기 때문에 소음이 적고, 바퀴와 레일과의 마찰이 없어 진동과 분진이 발생하지 않는다. 경전철과 건설비는 유사하지만 마모되는 부품이 없어 전체 유지보수비/인건비가 경전철보다 낮다.

지난 1989년부터 25년간 자기부상열차 관련 연구를 진행해 온 한국기계연구원은 최고 시속 110의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자기부상제어, 선형추진제어, 전력변환 설비설계, 차량 및 주행선로 설계, 제작 기술 등을 갖고 있다. 부상제어기술은 최고시속 110에서도 8㎜±3의 부상 간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자기부상열차 기술의 핵심원천기술이다.

세계적 수준의 자기부상열차 기술을 가진 한국기계연구원은 국토교통부의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실용화 사업을 총괄한다. 인천국제공항 교통센터에서 공항철도 용유역까지 6.1㎞ 노선이 완공돼 7월부터 자기부상열차가 본격 운행하게 된다.

자기부상열차의 장점은 진동과 소음이 매우 적어 승차감이 아주 뛰어나고 분진이 없다는 것 외에 일부 센서를 제외한 97% 부품이 국산화되어 부품 조달이 쉽고 유지보수비가 타 시스템에 비해 낮다는 점이다.

뿐만 한국기계연구원은 지난 2012년 모스크바, 2014년 초에는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자기부상열차 기술 로드쇼를 개최한 바 있다. 현재 상트 페테르부르크 외곽에 대규모 신도시 개발이 계획되고 있으며 이 계획의 주 간선 교통시스템으로 러시아 측은 가장 친환경적인 자기부상열차를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한국산 자기부상열차의 경우 러시아 지역 특성 상 반드시 감안해야 하는 눈에 많이 오는 날씨에도 주행에 문제가 없다는 것과 어느 시스템보다 친환경적이며 건설비나 유지보수비가 저렴해 비용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자기부상과 선형추진 기계기술을 융합시켜 초고속 자기부상열차, 친환경 물류시스템 등의 신성장산업을 창출하는 데도 노력할 계획이다. 자기부상열차 연구의 경우 현재 최고 속도인 110㎞/h에서 수준을 높여 200㎞/h급 광역 급행 자기부상열차 시스템과 경제적 궤도 건설, 터널 단면 최소화를 위한 열차 최적 단면 설계 연구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추진성능과 부상제어기술을 향상시키면 자기부상열차가 도시 간 급행 연결노선 등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