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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LG 한진 동부 동원 등 경영권 승계 스타트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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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한진 동부 동원 등 경영권 승계 스타트 업!

[요동치는 재계]구광모, 조원태, 김남호 등 '1순위 황태자'
[글로벌이코노믹=박종준 기자] 재계 1위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2위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LG 한진 동부 동원 등 국내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재벌가 곳곳에서 경영권 승계 작업이 활발하다. 한국 사회가 이들의 움직임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재계 '빅3’ 오너기업 중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올해 만 53세로 고령도 아니고 후계자 양성에 들어갈 시점도 아니다. 특히 최 회장이 현재 구속 상태로 전문경영인 중심의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있는 시점이라 경영승계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다.

재계 4위 LG그룹 총수이자 오너일가인 구본무 회장의 후계자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 주인공에 구광모 부장이 있다. 구 부장은 사실 구 회장의 친자가 아니다. 구 회장에게는 연경씨 등 두 딸이 있다.

하지만 장자승계의 전통이 있는 LG그룹과 구 회장은 대를 잇기 위해 지난 2004년 동생 구본능 회장의 장남 구광모 부장을 양자로 입적시키는 특단의 조치를 단행했다.
이후 그는 미국 뉴욕주 인스티튜트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20069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하며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지난 2007년 미국 스탠퍼드대학 경영대학원 석사과정(MBA) 때문에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다시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LG전자 미국 뉴저지 법인에서 업무를 재개했다.

구 부장은 LG전자의 주력 사업인 TV를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을 거쳐 지난 1월부터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 창원사업장에서 일하다 지난 421일부터 LG그룹 지주회사인 LG의 시너지팀에서 일하고 있다.

구 부장은 지주사 LG 지분을 4.75%(8349715), LG상사 지분 1.8%(697201)을 보유해 LG오너일가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그가 지분을 보유한 LG는 최대주주인 구본무 LG그룹 회장, 2대주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3대주주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에 이어 4대주주에 해당한다. 명실상부 구본무 후계자의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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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있다. 현재 재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오너는 단연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이다. 그는 올해 만 91세다. 따라서 신동빈 회장과 신동부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두 형제 간 지분싸움으로 권력다툼 양상을 보이면서 이전까지의 신 회장 독주체제가 깨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암묵적으로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회장이 이전 한국롯데는 신 회장이, 일본롯데는 신 부회장이 경영하도록 한 암묵적 방침이 기정사실화처럼 받아들여졌던 상황에서 변화가 생긴 것이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롯데홀딩스(일본)-호텔롯데-롯데쇼핑으로, 롯데쇼핑이 롯데그룹의 실질적 지주사 노릇을 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신동빈 회장이 13.46%, 신동주 부회장이 13.45%로 비슷해 후계경쟁 여지도 남아 있는 상태다.

허창수 회장의 GS그룹도 후계자의 경영수업이 한창이다. 허 회장의 후계자로는 1979년생인 외아들 허윤홍 GS건설 상무가 자리한다. 허 상무는 최근 지분은 물론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등 그룹 핵심 계열사에서 실무 등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한진그룹의 경우 오너일가의 3세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진에어 전무 등 삼남매가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39)의 경우 지난 2003년 한진그룹에 입사한지 10년 만인 지난 20121월 대한항공 부사장에 올랐다.

올해부터는 그가 지분 1.06%를 가지고 있는 한진칼 대표이사 부사장도 겸직해오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계 일부에서는 조 부사장이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DNA 사업이라 할 수 있는 대한항공을 물려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조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은 올해 한진칼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인 한진관광 대표이사직에도 오르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여기에 조 회장의 막내딸은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주목된다. 그는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은 물론 진에어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한진그룹의 계열사인 정석기업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경영승계 작업을 본격화했다.

정석기업의 지분은 한진칼 48.28%를 보유하고 있으며 오너일가에서는 조양호 회장 27.21%를 보유하고 있는 그룹의 핵심 회사다. 정석기업은 한진의 17.98%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한진칼-정석기업-한진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의 핵심 고리역할을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작업이 경영승계, 향후 대한항공-조원태, 한진관광(호텔 등 포함)-조현아, 진에어-조현민의 계열 분리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지만 그룹 측은 경영승계보다는 책임경영 일환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올해 만 65세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현재 많은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등재돼 경영을 직접 챙기고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제수씨인 최은영 회장이 경영하던 한진해운의 등기이사에 올라 경영이양작업을 완료하기도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우는 아직 경영권 승계를 논하기에는 일러 보인다. 박삼구 회장의 지주사인 금호산업을 시작으로 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로이라는 하나의 지배구조 외에 박 회장의 동생인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 중심의 지배구조가 양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지주사인 금호산업의 지분 7.23%를 보유하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 지분도 30.08%를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최근까지 형제의 난을 겪으며 대립하고 있는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을 축으로 화학 계열사의 지배구조를 확고히 하는 한편 아시아나항공 지분도 12.61%를 확보하고 있어 걸림돌이다. 이는 향후 두 사람의 지분 경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박 회장의 후계자로 지목돼온 박세창 금호타이 부사장이 금호산업 지분 6.96%를 확보하고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지만 박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김준기 회장의 동부그룹은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경영승계 작업을 추진해왔다. 그 중심에 장남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이 있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그룹이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경영승계는 수면 아래로 내려가 있는 상태다.

김 부장은 현재 동부그룹의 핵심인 동부화재해상보험 지분 13.29%, 지주회사 동부씨엔아이 지분 18.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부친인 김준기 회장이 보유한 동부화재 6.93%, 동부씨엔아이 12.37%보다 많다.

여기에 김 부장은 동부제철 주식 7.39%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역시 4.04%를 보유한 김 회장보다 많다. 특히 김 부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동부씨엔아이가 11.2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동부건설의 경우 김 부장은 3.80%를 확보해 지분율 22.47%를 보유한 아버지 김 회장에 못 미친다. 이 역시 향후 지분 승계 등의 작업이 필요한 대목이다.

또한 동원그룹의 경우는 경영승계 작업이 일사천리다. 그 주인공은 마도로스김재철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이다.

1996년 동원산업 생산직으로 입사해 올해 부회장까지 오른 그는 동원그룹의 ‘DNA’라 할 수 있는 식품 등의 사업을 승계한다. 지분 정리도 깔끔하다. 거의 완벽할 정도다.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율을 67.9% 보유해 최대주주다.

완벽한 경영승계가 이뤄진 것은 아버지 김 회장의 방침 때문이다. 김 회장은 경영승계 관련 잡음 등을 미연에 차단 및 방지하기 위해 김 부사장 외의 다른 자녀들에게는 지주사 지분을 거의 갖지 못하도록 일원화했다. 때문에 향후 김 부사장과 다른 형제 간 경영승계를 위한 후계구도 경쟁도 찾아볼 수 없다.

김재철 회장은 장남 김남구 부회장에게 지난 2004년 동원증권을 그룹에서 분리시켜 한국투자 금융그룹을 만들게 했다. 이 시기가 동원그룹의 경영승계가 사실상 완료됐다. 동원그룹 김 회장은 장남과 차남에게 각각 금융과 식품을 분리 승계하는 2개 지주사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지난 2003년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이 세상을 떠나자 현대그룹 경영에 뛰어든 현정은 회장도 향후 경영승계가 예상된다. 후계자는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다. 정 전무는 아버지 정몽헌 전 회장이 타개한 직후 현대상선 재정부에 입사한 이후 지난 2006년 현대유엔아이로 옮겨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대유엔아이는 현재 현 회장이 59.21%, 현대상선이 19.74%, 에이치유에스()8.1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7.89%를 보유한 정 전무는 최근 그룹 내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최근 그룹의 유동성 위기에 따른 비상경영체제가 가동되면서 경영승계라는 말을 꺼내기가 민망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