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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풀, 삼성·LG전자 상대 ‘세탁기 전쟁’ 선전포고… ITC에 세이프가드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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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풀, 삼성·LG전자 상대 ‘세탁기 전쟁’ 선전포고… ITC에 세이프가드 청원

세탁기에서 자동차, 철강 등 대형산업으로 이어지나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31일(현지시간)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세이프가드 청원을 했다. 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31일(현지시간)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세이프가드 청원을 했다. 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채지용 유호승 기자]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탁기를 덤핑판매했다며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세이프가드 청원을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일단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며, ITC 조사 과정에서 적극 소명한다는 방침이다.

31일(현지시간) 월풀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정용 세탁기에 대한 불공정거래행위 조사를 촉구하면서 전반적인 수입장벽을 요구했다.
세이프가드는 덤핑가격으로 수입이 현격히 증가했을 때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발동하는 조치다. ITC가 청원을 받아들여 세이프가드가 발동할 경우, 이 여파는 다른 산업부문에도 미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제조업 보호 방침’과 부합하기 때문이다.

해당 사안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대처는 앞으로 철강과 알루미늄 등 다른 대형 산업들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월풀은 지난 2011년부터 세계 각국에서 제조된 삼성과 LG의 세탁기가 덤핑판매되고 있다며 이의를 제기해왔다.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피하기 위해 베트남, 태국 등으로 생산지를 이전해 왔다는 주장이다.

월풀은 삼성과 LG가 한국과 중국, 태국, 멕시코, 베트남 등으로부터 지난해 수입한 세탁기가 320만대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이는 2012년 대비 약 두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월풀의 지난해 미국 시장점유율은 35%다. 2012년 40% 대비 5%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과 LG의 점유율은 2012년 22%에서 지난해 35%로 13%포인트 증가했다.

월풀은 “자유무역을 지지하지만 규칙과 법을 위반해서는 안된다”며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고 성명서를 밝혔다.
삼성전자는 월풀의 세이프가드 요청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양새다. 아울러 현재 상황을 파악하는 등 향후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월풀 측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 수출을 많이 해 언론플레이의 대상으로 이용한 것”이라며 “월풀이 ITC에 세이프가드를 요청한 대상은 제조업체가 아닌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국가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ITC가 월풀의 요청을 판단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한다면 물량을 제한하거나 추가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단 ITC가 수입 세탁기가 미국 제조사에 불이익이 있다고 판단했을 경우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LG전자 역시 현재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LG전자는 “ITC 조사에서 적극 소명할 계획”이라며 “특히 미국 산업에 피해가 없다는 것과 세이프가드가 미국 소비자 외 유통에 미치는 점이 크다는 것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지용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