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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그룹, 美서 40조 원 '투자 보따리'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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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그룹, 美서 40조 원 '투자 보따리' 푼다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분야...삼성전자, 20조원 규모 파운드리 공장 발표 유력
현대차그룹, 전기차 美 현지 생산 추진...韓 배터리 3사, 미국 투자 계획 마련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이 대규모 미국 투자를 준비한다.사진=자료취합이미지 확대보기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이 대규모 미국 투자를 준비한다.사진=자료취합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이 오는 21일(현지 시간)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미국에 무려 40조 원 대에 달하는 커다란 '투자 선물 보따리'를 푼다.

투자 분야는 반도체, 전기자동차, 전기차 배터리가 주요 대상이다.

4대 그룹이 미국에 과감한 ‘선물 보따리’를 건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미국제품 구매)’, ‘전기차 인프라’,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구축’, ‘그린 뉴딜’ 정책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국내 기업도 손해 보는 장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친환경 사업과 차세대 먹거리 분야에 투자해 미국 내 생산 거점을 넓히고 제품 경쟁력도 강화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경영 전략을 마련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20조 원 규모 파운드리 공장 발표 '초읽기'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는 ▲반도체 분야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DS부문장)과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배터리 분야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바이오 분야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과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등이 미국행 비행기를 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20일(현지 시간) 미국 상무부 장관이 주재하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대책 회의'에 참석한다.

대책 회의는 지난달 12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백악관 국가안보실이 주관했던 첫 번째 회의와 달리 2차 회의는 상무부가 기업을 불러 모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반도체 공급 계획을 마련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정상회담 하루 전날 열리는 이날 회의에서 2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유력 투자 후보지역은 텍사스주(州) 오스틴이다. 애리조나주, 뉴욕주 등이 최근 반도체·정보기술(IT) 기업들의 메카로 등장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현재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갖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공장 증설을 대비해 2018년부터 오스틴에 100만 평이 넘는 신축 시설용 용지를 확보했다. 특히 기존 오스틴 공장이 보유한 원자재와 효율적인 부품 수급 체계도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삼성전자는 2월 미국 텍사스 주 정부 재무국에 제출한 투자의향서를 통해 공장 건설을 통해 오스틴 지역사회에서 총 89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주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기존 계획에 38조 원을 더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총 171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세계 최고 반도체 기업에 걸 맞는 과감한 투자 행보에 나서고 있다.

韓 배터리 3사, 미국 현지 배터리 공급망 확충 나서

SK그룹과 LG그룹도 미국 현지 배터리 공급망 확충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배터리 3·4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추가 건설이 이뤄지면 미국 투자 규모는 앞서 완공된 1공장과 현재 건설 중인 2공장을 포함해 총 5조 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으로 방미길에 오른다는 사실이 발표되면서 업계에서는 추가 투자 계획이 발표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 회장이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공장에도 들릴 예정이라는 점이 이러한 추가 투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LG그룹은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한미정상회담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미국 자동차 제조기업 GM과 합작해 설립한 얼티엄셀즈(Ultium Cells LLC) 제2공장 투자 계획을 밝혔다. 총 투자 규모 2조7000억 원 가운데 1조 원 가량을 LG에너지솔루션이 낸다.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미국 공장이 없는 삼성SDI도 현지 투자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삼성SDI는 현재 미시간주에 배터리 조립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미국산 전기차’의 필수 조건인 배터리셀 공장은 아직 없다.

바이든 행정부가 배터리의 가장 기본단위인 셀을 미국 현지에서 만들어야 ‘미국산’으로 인정하기로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현지 생산 카드' 만지작

현대자동차는 최근 전기차 생산 설비와 수소, 도심 항공교통(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시스템에 오는 2025년까지 미국에 총 74억 달러(약 8조14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 가능성은 정의선 회장이 지난달 미국 방문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당시 정 회장은 현대차 앨라배마주 공장 등을 들러 현지 생산 가능성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이 미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국내외 스케줄을 최근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정부의 친환경차 정책과 수소 생태계 확산에 앞장서서 대응하고 미래 먹거리 사업에서 미국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현지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