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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미국과 유럽 넘나드는 광폭 행보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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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미국과 유럽 넘나드는 광폭 행보 펼쳐

대한상의 회장 겸직 최 회장, 헝가리서 '한-V4 비즈니스 포럼' 열어
헝가리 외통부장관·상의 회장 등과 면담 잇달아 가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5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청년희망ON 프로젝트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5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청년희망ON 프로젝트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태원(61·사진) SK그룹 회장이 미국에 이어 헝가리 등 동유럽 4개국 정부·경제계 고위 인사들과 만나 민간 경제외교를 펼친다.

최 회장이 미국과 유럽을 넘나드는 글로벌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인 최 회장은 3일 오후(현지 시각)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코트라, 헝가리 수출청, 헝가리 투자청과 함께 '한(韓)-V4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다.

헝가리 북부 도시 ‘비셰그라드(Visegrad)’ 이름을 딴 ‘비셰그라드 그룹(V4)’은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폴란드 4개국을 뜻한다. V4는 이들 4개국 정상이 상호 우호 증진을 위해 만든 협의체다.

이날 포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an) 헝가리 총리 등 양국 정상이 함께 참석해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최 회장, 동유럽 4强 정·재계 인사들과 협력 강화


특히 이번 행사는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 취임 후 처음 열리는 해외 기업 행사 겸 한국과 'V4' 간 최초로 열리는 경제인 행사다.

재계 관계자는 “V4는 유럽 중앙에 자리 잡은 지리적인 이점과 우수한 인적 자원을 확보한 투자 유망국”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유럽 심장부에 투자를 하는 방안이 최근 재계 화두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도 거대 유럽 시장을 겨냥해 1989년 동유럽 국가들과 잇따라 수교한 후 헝가리, 체코, 폴란드 등을 유럽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고 있다.

우리 기업의 V4 투자 동향을 살펴보면 90년대 초반 전기·전자 부문에 집중한 후 2000년대 자동차, 2010년 중·후반부터 그린 모빌리티(이동수단) 등으로 주력 사업을 다변화하고 있다.

코트라 최근 자료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대(對) V4 투자는 유럽연합(EU) 친환경 우선 정책에 따라 최근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첨단 분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한국과 V4 국가간 교역량은 2019년에 비해 약 13% 증가한 167억 달러(약 20조 원)을 기록했다.

◇최 회장, ‘친환경-첨단산업’ 심장부 유럽에 한국기업 진출 방안 논의


최 회장은 이번 동유럽 출장을 통해 유럽의 성장엔진으로 각광받는 V4 지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에 관련국 협조을 적극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이번 포럼을 계기로 피테르 씨야르토(Péter Szijjártó) 헝가리 외교통상부 장관과 면담하고 우리 기업의 현지 경제 활동을 위한 헝가리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최 회장은 또 라슬로 퍼락(László Parragh) 헝가리상의 회장과도 면담했다. 두 사람은 1989년 한국-헝가리 양국 정부 간 수교 이전부터 이어온 양국 상의 간 교류 협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코로나19 이후 국제 통상질서가 급변하고 있고 글로벌 기업들의 유럽 시장 진출이 확대되고 있어 이번 포럼의 중요성은 크다"며 “V4 지역에 한국 기업이 갖는 절대적 위상을 바탕으로 유럽의 시장 진출 확대와 유럽 기후정책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번 포럼은 '한국과 V4의 미래전략산업 협력'을 주제로 열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V4 산업과 투자 협력 제고 방안 ▲친환경차 사업 기회 모색 ▲그린·지속가능에너지 협력 방안 ▲디지털·바이오제약 협력 방안에 대한 주제 발표와 네트워킹 행사가 이어졌다.

정원정 기아차 전무(유럽총괄)는 '유럽 그린 모빌리티 전략'에 대한 주제 발표를 통해 기아차의 전기차 등 친환경차 사업 현황과 전략을 설명하고 모빌리티 분야에서 그린 에너지를 활용한 탄소 저감 방안 등 EU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대응책을 제시했다.

추종석 삼성전자 부사장(유럽총괄)은 '30년간의 동행, 그리고 미래'를 발표하며 1989년 헝가리 진출 이래 현재까지 TV·모니터 공장 운영 현황과 함께 동유럽 시장 환경과 특성,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통한 국가와 지역사회 기여 방안을 설명했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달 27일부터 1일(이하 현지시간)까지 미국 수도 워싱턴D.C.를 방문해 미치 매코널(켄터키주(州)·7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정·재계 인사들을 연이어 만나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7, 28일 이틀에 걸쳐 매코널 원내대표와 제임스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 등 공화·민주 양당 지도자들을 만나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SK 전략과 미국 내 친환경 사업 비전 등을 소개하고 의견을 나눴다. 매코널 대표는 상원의원으로 37년 간, 원내 대표로 15년 간 재임 중인 ‘공화당 서열 1위’ 거물 정치인이다. 클라이번 의원 역시 민주당 하원 서열 3위 유력 정치인이다.


김민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entlemin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