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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블린보다 값싸고 성능 좋다?..K-방산 아이콘 ‘현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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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블린보다 값싸고 성능 좋다?..K-방산 아이콘 ‘현궁'

러시아·우크라 전쟁 과정서 재블린 등 대전차미사일 주목받아
2015년 개발 완료된 현궁, 뛰어난 성능에 편리한 사용법 눈길
중동 예멘 내전 때 실전 사용되며 호평 이어져...가격도 저렴해

육군이 공개한 현궁 대전차미사일. 조종수 1명이 조준 및 사격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육군이 공개한 현궁 대전차미사일. 조종수 1명이 조준 및 사격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사진=뉴시스
"러시아 최신 전차도 '성스러운 재블린' 앞에서 나약할 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제 막바지를 향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이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에 대해 보도했다. 무서운 기세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해왔던 러시아 전차들이 미국에서 공수 받은 재블린에 파괴되면서 전장 상황이 역전되고 있다고 표현한 것이다.
글로벌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단숨에 우크라이나를 공략할 것으로 보였던 러시아가 진격속도를 늦추게 된 가장 큰 이유로 미군이 우크라이나에 공수해준 재블린을 지목했다. 러시아 전차들이 재블린에 격추당하면서 전쟁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재블린과 유사한 형태와 성능을 가진 각국의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들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한 '현궁'이 중동 및 유럽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다.

국내 기술로 탄생한 최고의 대전차무기


현궁은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보병용 중거리 대전차 유도무기다. 현궁은 국방과학기술연구소(ADD)가 개발을 총괄했으며, 유도탄은 LIG넥스원이 생산하며, 발사대는 한화㈜가 맡고 있다.

현궁은 노후화된 보병용 대전차 화기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육군은 90·106mm 무반동총, 메티스-M, 토우 미사일 등을 대전차무기로 사용했는데, 해당 무기들이 노후화되면서 새로운 대전차 유도무기의 필요성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ADD가 이스라엘제 스파이크 대전차미사일을 참고해 만든 것이 현재의 현궁이다.

ADD는 2007년 개발에 착수했는데, 1500억원을 투입해 단 8년 만에 개발을 완료했다. 이후 2016년부터 양산을 시작해 육군 전방부대부터 보급을 시작했다.

막강한 성능에 사용도 편리

2015년 첫 선을 보인 현궁은 그야말로 방산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단숨에 받았다. 넉넉한 사거리에 동급 최강의 관통성능, 그리고 가벼운 중량에 필살의 파괴력까지 모두 갖춘 팔방미인 같은 존재로 완성된 것이다.

현궁의 스펙을 살펴보면 지상발사시 사거리는 약 2.5~3km이며, 관통성능은 900mm에 달한다. 미사일 중량이 13kg에 불과해 유사한 다른 무기들보다 3kg이상 가볍다.

특히 직사모드와 탑어택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직사모드의 경우 발사지점에서 목표물까지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방식이며, 탑어택 방식은 발시 이후 일정 고도 이상으로 올라간 후 목표물에 직각으로 떨어지는 방식이다. 발사모드를 선택할 수 있어 지상의 대전차 전력은 물론, 엄폐호 공격이 가능하며 한정적이지만 헬기공격도 할 수 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공개한 현궁 대전차미사일 성능 점검 모습. 거치대 및 조종수, 차륜형 차량 등에서 발사 가능한 현궁 미사일이 목표물에 직사 혹은 탑어택 방식으로 충격하고 있다. 사진=국방과학연구소이미지 확대보기
국방과학연구소가 공개한 현궁 대전차미사일 성능 점검 모습. 거치대 및 조종수, 차륜형 차량 등에서 발사 가능한 현궁 미사일이 목표물에 직사 혹은 탑어택 방식으로 충격하고 있다. 사진=국방과학연구소


현궁은 무엇보다 재블린보다 사용하기 편리하며 사용이 간편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재블린은 표적 조준 과정에서 적외선 CCD(Charge Coupled Device)를 사용하는 데 30초 정도의 냉각 과정이 필요하다. 반면 현궁은 비냉각식 적외선 CCD와 가시광선 카메라를 채택해 주야간 모두 곧바로 표적 조준 후 발사가 가능하다.

가격도 동급 무기체계 대비 저렴하다. 재블린의 대당 가격이 3억원으로 알려졌는데, 현궁의 대당가격은 1억원 정도로 정도다.

예멘 내전에서 활약, 차세대 재블린(?)


사실 재블린은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보다 한발 앞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5년 발발한 예멘 내전 당시 엄청난 활약을 보였던 것이다.

예멘 내전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집트,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 연합군으로 참전해 예멘 후티반군을 몰아내기 위해 벌인 전쟁이다.

이 전쟁에서 사우디 연합군은 150발의 재블린 미사일을 모두 사용했는데, 상당한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우디가 미국에 재블린 미사일 1만5000발을 추가 주문했는데, 미국 상원이 수출 승인을 하지 않았다.

결국 긴박했던 사우디는 우리나라에 도움을 요청했고, 우리 군의 현궁이 중동 사막으로 수출됐다.

현궁을 보급 받은 사우디 군은 이후 재블린과 현궁을 비교했고 현궁이 더 우수한 대전차미사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사우디 군을 현궁을 사용해 달리는 오토바이를 명중시키는 동영상을 공개했는데, 글로벌 방산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현궁은 이미 예멘 내전에서 성능과 효과를 인정받은 무기체계"라며 "우크라이나에서 재블린이 활약하면서 대전차미사일에 대한 각국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현궁이 상당한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