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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칸 난민 가족 “현대重 덕분에 울산서 새 미래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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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칸 난민 가족 “현대重 덕분에 울산서 새 미래 꿈꿔요”

작년 8월 귀국한 29명 12개 현대중공업 협력사 취업
지난해 8월 한국에 귀국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가족 가운데 29가구가 현대중공업 12개 협력회사에 취업해 울산광역시에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아프간 특별기여자 어린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8월 한국에 귀국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가족 가운데 29가구가 현대중공업 12개 협력회사에 취업해 울산광역시에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아프간 특별기여자 어린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울산에서 새로운 미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탈레반 정권의 무력 집권의 위험에서 벗어나고자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와 기업 활동을 도운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 ‘특별기여자’들이지난해 8월 한국에 입국했다. 이들은 울산‧경기‧인천‧충북 등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살아가고 있으며, 이 가운데 귀국 40.2%인 157명(29가구)이 울산에 남았다. 아프간인 29명이 현대중공업 협력사 12곳에 취업하며 가족들과 울산에 정착했다.

8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울산에 정착한 특별기여자들은 수주가 회복되며 일감이 늘어나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중공업 협력사에 취직해 부족한 일손을 메꿔주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 협력사 10여 곡에서 근무를 시작했으며, 각 업체에서 직무 교육을 받은 뒤 배관‧도장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의 조속한 국내 정착을 위해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아프간인과 지자체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하면서 아프간인의 의견을 모아 시나 교육청에 전달하기도 하고, 반대로 지자체가 하는 각종 지원에 대한 내용을 이들에게 전달한다.
또한 현대중공업은 아프간 자녀들의 교복이나 책가방, 교구 등도 세심히 챙겨주는 한편, 지난 3월부터 아프간 학생들의 아침 등굣길 통학버스도 지원하고 있다. 울산 동구청도 학교나 회사에 다니지 않아 한국어 습득과 적응이 다소 더딜 수밖에 없는 아프간 성인 여성들을 돕고 있다. 아프간 여성들은 울산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 교육을 받으며 한국 생활에 적응해가고 있다.

아지미 샤피쿨라(50)씨는 아프간에서 치과의사로 일했으나 지금은 메스 대신 공구를 들고 현대중공업 협력사에서 선박 엔진 배관을 조립하고 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한국말도 조금씩 알게 됐디. 언어, 음식, 생활방식이 달라져 힘들지만 주변의 배려 속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샤피쿨라씨는 “한국 사람의 친절과 호의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본래부터 한국과 깊은 인연이 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간 아프간 바그람 한국병원에서 치과의사로 일했다. 이후 바그람기지에서 스웨덴, 이탈리아 등 다국적 비정부기구(NGO)가 운영하는 국제병원에서 외과의사로 근무했다.

샤피쿨라 씨는 처음 해보는 일이라 육체적으로 힘은 들지만 배려심 많은 사람들가 함께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라마단 금식 기간이었는데 음식을 먹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회사에서 육체적으로 덜 힘든 일을 하도록 배려해주는 등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 ”한국 정착 이후 아버지로서 책임을 많이 느끼고 있다. 우리를 잊지 않고 받아준 한국에서 사회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선박 엔진에 전선케이블을 설치하는 일을 하고 있는 사이디 사이드 자리프(39)씨는 아프간 바그람 한국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5년간 한국 의료진을 도왔다. 무력으로 정권을 장악한 탈레반 세력을 피해 지난해 8월 아내와 초‧중‧고교생 등 자녀 4명을 데리고 한국행을 택했다.

자리프 씨는 ”나와 가족들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기쁘다. 울산에서 제2의 삶을 시작한 만큼 일은 힘들지만, 열심히 배우고 있다. 앞으로 기술을 많이 배워 회사에 꼭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울산에서 자녀들의 교육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럽단다. ”그는 “새로운 일자리도 생겼는데 아이들 학교 교육까지 시킬 수 있어 정말 감동이었다”며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